본문 바로가기
IMNewSpic/이슈 정치 경제

🌏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끓는 바다', 한반도 앞바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by 하공별자함 2025. 6. 22.

 

  • 🚨 13도 상승의 경고! 정어리 떼죽음이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신호
  • 🍽️ 식탁 위 해산물 지도가 바뀐다! 사라지는 고등어, 떠오르는 방어
  • 💸 어민들의 눈물, 수십억 장비 교체… 기후변화의 맨 앞줄에 서다
  • 🎣 '감'으로는 끝났다! 데이터 어업만이 살길, 기후 위기 시대의 생존법
  • 🔥 한반도는 지금 '해양 핫스팟',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다의 이상 고온
  • 🌊 바닷속 사막화 '성층(成層)' 현상, 우리 바다는 왜 황폐해지고 있는가
  • 🐟 안녕, 오징어... 안녕? 방어! 기후가 바꾼 우리 바다의 어종 대격변
  • 📈 과학이 답이다! 기후 위기 속 수산업의 미래, 데이터에 길을 묻다
  • 🆘 비상! 세계 평균 2.5배 속도로 뜨거워지는 우리 바다, 골든타임은 지금

이미지: 참고자료

 

https://youtu.be/Zg3Vsf74gpU?si=VkZkXoPqoG1QboUi

CBS 경제연구실: 정어리 떼죽음, 강원도산 방어... 해산물 지도 싹 다시 그려야 합니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끓는 바다', 한반도 앞바다에 무슨 일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는 바다가 어디일까요?" 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적도 인근의 바다를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정답은 바로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한반도 주변의 바다입니다. 최근 우리 바다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가장 민감하고 극적인 현장, 즉 '핫스팟(Hot Spot)'이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바닷물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식탁과 어민들의 생계, 그리고 바다 생태계 전체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거대한 변화의 서막입니다.

1. 홋카이도에서 온 1,200톤의 경고, 정어리 떼죽음

이 거대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 2023년 12월, 우리와 멀지 않은 일본 홋카이도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코다테 항구의 해변이 무려 1,200톤이 넘는 정어리 떼의 사체로 뒤덮인 것입니다. 은빛 비늘을 반짝여야 할 정어리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해안선을 가득 메운 모습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과학 전문 기자와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유력한 원인으로 급격한 수온 변화를 지목합니다. 실제로 당시 해당 지역의 바다 온도를 약 80여 년 전인 1940년과 비교 분석한 결과, 특정 지점의 수온이 무려 13℃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어 월평균 데이터로 봐도 비슷한 경향이었습니다.

물고기들은 보통 수온이 맞지 않으면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이 정어리 떼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집단 폐사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인한 용존 산소량 부족, 또는 차가운 해수를 피해 도망치던 정어리 떼가 포식자에게 쫓겨 좁은 만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산소 부족으로 질식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이 사건은 급격한 해수 온도 상승이 불러올 재앙의 축소판이자, 머지않아 한반도 앞바다에서 보게 될지 모를 극단적인 미래의 예고편과도 같습니다.

2. 바닷속 사막화, '성층(成層)' 현상의 가속화

그렇다면 왜 우리 바다가 이토록 빠르게 뜨거워지는 것일까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의 독특한 해류와 지형적 특성이 지구 온난화와 맞물려 그 효과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약 55년간(1968~2022년) 한반도 연근해의 표층 수온은 약 1.35℃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0.52℃)보다 약 2.5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온도 상승은 바닷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치명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바로 '성층(成層)'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따뜻하고 가벼운 표층수와 차갑고 무거운 심층수가 서로 섞이지 않고 마치 아파트처럼 층(層)을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층이 견고해지면, 영양분이 풍부한 심층의 물이 식물성 플랑크톤이 살아가는 표층으로 올라오는 '용승(upwelling)' 현상이 차단됩니다.

이는 바다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바다의 '쌀'과 같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만드는 능력을 **'기초 생산력(基礎 生産力)'**이라고 합니다. 성층 현상으로 영양 공급이 끊기면 이 기초 생산력이 급감하고, 이는 곧 **'바다의 사막화'**로 이어집니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 단계가 무너지니, 이를 먹고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부터 작은 물고기, 그리고 최상위 포식자인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태계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성층 현상 역시 한반도 주변에서 전 지구 평균보다 2.5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우리 식탁의 대격변: 사라지는 오징어, 떠오르는 방어

이러한 바다의 변화는 이미 우리 식탁 위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자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쫄깃한 식감으로 사랑받던 오징어와 고등어, 꽁치의 어획량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반면, 그 빈자리는 아열대성 어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습니다. 제주도 특산물로 여겨지던 방어가 이제는 동해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주력 어종이 된 것은 상징적인 변화입니다. 실제로 고성의 정치망(政治網, 일정 수역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그물) 어획량 1위(21% 이상)는 방어가 차지했습니다. 과거 남해안의 손님이었던 전갱이, 삼치 등도 이제는 동해와 서해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해산물 지도가 완전히 다시 그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4. "감으로는 못 잡는다" 데이터 어업이 생존 조건

갑작스러운 어종 변화의 최전선에 내몰린 어민들은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수십 년간 고등어와 오징어를 잡아온 어선이 갑자기 방어를 잡으려면 어구와 어망, 조업 방식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합니다. 일례로, 정치망(政治網)의 구조를 바꾸거나 새로운 어구를 도입하는 데에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갑니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입니다. 과거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어업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어디에 어떤 물고기가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허탕을 치는 날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어민들에게 **'데이터 기반 어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 수온 정보를 확인하고, 수산과학원의 어종 분포 예측 데이터를 분석하며, 기후와 해양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변화의 파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결론: 기후 위기의 최전선, 우리 바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

한반도 앞바다의 급격한 수온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닌, 우리 눈앞에 닥친 현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해양 생태계의 변화를 넘어, 우리의 식문화, 경제, 그리고 사회 전반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바다는 뜨거워지며 우리에게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과학계는 더욱 정밀한 '해산물 지도'와 예측 데이터를 생산해 어민들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수산업 적응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 역시 기후 위기의 가장 명백한 증거인 바다의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수산물을 미래 세대의 식탁 위에도 올리기 위한 노력은, 바로 우리 바다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CBS 경제연구실: 정어리 떼죽음, 강원도산 방어... 해산물 지도 싹 다시 그려야 합니다 [기후로운 경제생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