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과 국방첨단연구계획청(DARPA)의 지원으로 신체와 두뇌를 연결하는 인공 팔다리의 정교화에 대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최초 시험자인 제시 설리반(JesseSullivan)은「생각으로 제어할 수 있는인공 팔」을 갖게 되었다. 생체공학적 팔은 현재 DARPA가 약 5천만 달러(약478억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35개 연구진 중 하나인 시카고재활연구소 인공팔다리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것으로 지난 20년간 약 3백만달러(약 29억원)를 연구에 투입했으며, 이 중 2백만 달러(약 19억원) 이상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제공하였다.
미육군 의무사령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411 명, 아프가니스탄에서 37 명 정도의 군인이 부상을 입어 팔다리 가운데 최소한 하나를 잃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인공 의수의 발달에 힘입어 이러한 군인들에게 언젠가는 인체공학적 팔이 사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팔 2개 모두 인공 팔인 59세의 제시는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고, 페인트칠도 할 수 있으며, 팔꿈치를 굽히고 아래쪽 팔을 회전시켜 제초기를 운전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세심한 동작이 필요한 손자를 안아주는 행동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미묘하고 복잡한 운동을 수행하는 인간의 팔을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두뇌로 제어되는 생체공학적 왼팔로 이러한 동작들을 부드럽게 수행한다.
제시는 지난 2001년 5월, 전기 가설공으로 일하던 중에 심한 전기 화상으로 양팔이 절단되어 이미 오른쪽 인공의수를 이식받았다. 그러나 갈고리 모양의 전형적인 인공 의수는 동작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강해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식받은 생체공학적 왼팔은 더욱 진보된 형태로 이전의 인공팔에서 느꼈던 동작의 지연을 지각할 수 없다.
연구진은 새로운 생체공학적 팔은 보통 팔보다 부드럽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인공 의수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동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생체공학적 팔을 가능케 한 것은 하이테크 과학의 발전이다. 연구진은 절단된 부위의 신경을 건강한 부위로 이식하는 근육 재자극이라는 과정을 개발하였다.
제시의 경우 절단되기 전의 어깨 신경을 찾아가슴 근육으로 이식 수술을 하였는데, 이식된 조직이 생각으로 생성된 자극을 수신하고, 근육 활동은 전극에 의해 획득되며, 이 신호는 팔에 있는 컴퓨터에 중계된다. 컴퓨터는 정상적인 사람의 팔을 흉내내기 위해 모터를 작동시켜 팔꿈치와 손을 움직이게 한다. 이식된 어깨 신경은 가슴 근육에 신호를 발생시켜 환자가 주먹을 쥘려고 생각하면, 가슴 근육의 일부가 수축한다. 기본적으로 이식 수술은 이러한 점들을 연결하는 것으로, 찾아낸 신경이 어느 정도 멀리 도달할지를 관찰한 후 근육에 연결하는 것이다.
수술 3개월 후에 제시가 절단된 팔꿈치를 굽히려는 생각을 했을 때 가슴에서 근육경련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식했고, 5개월이 경과했을 때 가슴 근육에서 4개의 다른 영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절단된 팔꿈치를 구부리려는 생각을 하면 가슴 쇄골 바로 아래의 근육에 강한 수축이 일어났고, 주먹을 쥐고자 하면 가슴 쇄골 아래의 가슴 영역에서 신호가 탐지되고, 주먹을 펴고자 했을 때에는 별도의 신호가 발생했다. 주먹과 팔꿈치를 펴는 것은 가슴근육 하부에 수축을 야기했다. 제시의 가슴을 만지면 절단된 손과 팔의 여러부분에서 접촉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감각을 가지게 되었다.
연구진은 제시의 경우가 이식된 조직이 인공 팔다리를 제어하기 위해 사용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한다. 제시는 현재 생체공학적 팔을 사용해 상박을 회전하고, 발꿈치를 굽히고, 손목을 회전시키고, 주먹을 쥐거나 펴는 것이 가능하며, 이러한 동작들을 동시에 실시할 수도 있는 등 네가지 움직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22개의 움직임이 가능한 실제 인간의 팔에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생체공학적 팔을 개선시키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다.
▒ 생체공학적 팔을 가진 최초 여성 클로디아 미첼
한편, 26세의 클로디아 미첼(Claudia Mitchell)은 생체공학적 팔을 가진 최초의 여성으로, 지난 9월 14일에 개최된 기자 회견에 제시 설리번과 함께 참석했다.
미국 엘리코트 시티에 살고 있는 클로디아 미첼은 이식받은 생체공학적 팔의 일부분을 생각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네번째 사람이며, 여성으로는 최초이다. 연구진이 설계한 이 장치는 팔이 절단되기 전에 왼팔로 지나갔던 신경의 절단 부분을 가슴 근육에 재연결해 가슴 근육의 움직임을 탐지, 작동한다.
클로디아는 모터사이클 사고로 왼팔이 절단된 후 바나나를 발로 잡고, 오른손으로 벗겨 먹는 등, 마치 스스로가 원숭이가 된 것 같은 모멸감을 느껴야 했던 지난 수개월의 시절을 회상하며 바나나 껍질을 한 손으로 벗기고 흐느꼈다.
비록 현재의 인공 의수가 제1세대 장치이지만, 클로디아의 삶을 크게 바꿨다. 그녀의 최신 인공 의수는 요리, 세탁 바구니 잡기, 옷 정리 등과 같이 모든 종류의 일상적인 일들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클로디아는 언젠가 이 인공의수가 보다 진보해서 사람의 손과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래의 팔은 더 복잡한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에 클로디아는 현재 인공의수에 있는 3개의 모터가 아닌, 6개의 모터를 가진 시제품을 시카고 병원에서 시험해 보았다. 이 장치는 이론적으로 시험자의 머리 위에 있는 물건을 집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다.
이와 같이 인공 의수 분야는 단순히 수동적 기능 수행 차원을 벗어나 사람의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이는 곧 생체 공학이 더욱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물건을 만졌을 때 촉감을 느낄 수 없고, 정상적인 팔의 기능을 완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제한조건이 있지만 머지않아 팔다리가 절단된 사람도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출처> Techno Leaders' Digest(TLD) 제 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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