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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IT. 과학 및

체감온도는 추측하는 값인가? 측정하는 값인가?

by 현상아 2006. 12. 7.


 

▒ “기상청은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내일과 모레까지 전국적으로 다시 강한 추위가 찾아오겠고,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겠다고 전망했습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청 예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제 온도를 이야기 한 이후에 꼭 체감 온도가 낮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옷을 따뜻하게 입으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체감 온도라는 말이 몸으로 느끼는 온도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실제 온도와는 다를까? 또 체감온도는 그냥 추측해서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측정하는 것일까?

 

 

▒ ‘체감온도 = 느낌온도’

 

체감온도는 느낌온도라고도 한다. 

우리가 온도를 느끼는 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아주 추운 겨울날, 바람까지 세게 분다면 당신의 느낌 온도는 어떨까? 아마 실제 온도보다 훨씬 내려갈 것이다. 얼굴에 스치는 칼날같은 바람에 더욱 더 추위를 느끼고 몸을 움츠리게 될 것이다. 반대로 아주 더운 여름날, 바람이 세게 분다면 당신의 느낌 온도는 어떻게 변할까? 여름철에 계곡의 나무 밑에서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더위가 싹 가시는 상상,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다면 체감온도를 반쯤은 이해한 셈이다.

 


▒ 체감온도는 바로 ‘바람의 세기’를 고려한 온도이다


겨울철에는 바람 때문에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온도에서도 바람이 세차게 불수록 체감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감온도를 계산할 때에는 풍속을 고려하여 계산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체감온도 공식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T는 기온을 나타내며, V는 지상 10m 지점에서의 풍속을 의미한다. 1시간 당 몇km를 가는 바람인지를 측정하여 공식에 대입한다. 이러한 공식에 따르면 영하 10℃에서 풍속이 5km/h일때 체감온도는 영하 13℃이지만 풍속이 30km/h가되면 체감온도가 영하 20℃까지 떨어져 강한 추위를 느끼게 된다.

 

체감온도는 Siple-Pasel(1945) 공식, Steadman(1971) 공식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산출될 수 있으며, 기상청에서는 2001년 8월 캐나다 토론도에서 열린 Joint Action Group for Temperature Indices(JAG/TI) 회의에서 새로 발표되어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장 최근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체감온도식을 사용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각 체감온도별 증상과 대처요령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설명하는 각 체감온도별 증상과 대처요령>



 

▒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빰을 스치면... 체감온도는 왜 떨어질까?

 

그렇다면 바람이 부는 것과 우리 몸이 더 추위를 느끼는 것은 어떠한 원리일까? 바람이 분다고 해서 온도계의 온도가 더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온도계는 바람이 불든, 햇볕이 내리쬐든 상관없이 항상 온도계 주변 공기의 온도를 나타낸다. 온도계와 우리 몸은 다르다. 바람이 불 때의 체감 온도는 동물체에 의해서만 감각되는 것이다.

 
체감온도를 정확하게 다시 말하자면 ‘실외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이 바람과 한기에 의해 노출된 피부의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라 할 수 있다. 체감은 체표면의 열교환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 몸은 누구나 알고 있듯 일정 온도인 36.5~37℃를 항상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날씨가 우리 체온보다는 낮기 때문에 우리 체표면 근처의 공기들은 항상 우리 몸에 의해 데워지게 된다. 이는 열 에너지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부는 겨울 날씨에 몹시 춥게 느끼는 것은 사람의 몸에 의해서 데워진 공기가 새로운 찬 공기와 교체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바람이 거의 없는 날에는 체표면 근처의 공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는 반면, 바람이 세게 불면 계속적으로 공기가 교체되기 때문에 우리 몸으로부터 훨씬 많은 열을 새로운 공기에게 빨리 빼앗기게 된다. 바람이 세면 셀수록 우리의 피부에 접촉하는 공기의 양은 더 커지며 따라서 우리의 몸에서 빼앗기는 열은 그만큼 더 많아진다. 또한 우리의 피부는 추운 공기 속에서도 항상 습기(수분)를 증발시키고 있다.


이는 몸에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해서 무작정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할 수는 없다. 이 때 액체를 기체로 변하게 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이 때 반드시 열이 필요하다. 이를 ‘기화열’이라한다. 즉, 기화열이란 액체가 기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열을 의미한다.

 
 우리의 피부가 습기를 증발시킬 때는 필요한 열을 어디서 가져올까? 그렇다. 바로 우리 자신의 몸에서, 그리고 몸이 접하고 있는 주위의 공기층에서 빼앗는 것이다.


만약에 공기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피부에 접하고 있는 공기층이 빨리 수분으로 포화되기 때문에 피부에서의 증발은 극히 천천히 진행된다. 비가 오는 날 습기가 많으면 빨래가 빨리 마르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러나 공기가 움직이고 피부에는 항상 새로운 공기들이 접하게 된다면 항상 증발이 계속된다.
 

따라서 우리 몸은 계속적으로 열이 빼앗기게 되어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아이들의 몸에 열이 올랐을 때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알코올을 바르는 것도 이와 비슷한 원리이다. 알코올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 필요한 열을 몸으로부터 빼앗기 때문에 열이 내리는 것이다.

 

 

▒ 체감온도가 바람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체감온도는 풍속을 주로 고려하여 계산한다. 하지만 많은 기상학자들은 이러한 기준이 너무 구시대적이라고 말한다. 사립 기상예보 회사인 Accuweather 사에서 근무하는 기상학자인 마이크 스타인버그는 "체감온도라는 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기상학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한 겨울이더라도 그늘에 서 있을 때와 햇볕아래에 서있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라고 말한다.


이는 체감이 체표면의 열교환 상태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것은 기온뿐만 아니라 풍속 ·습도 ·일사(日射) 등 기상요인이 종합되어 작용함으로써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율 외에 착의(着衣)나 거주상태 ·심리상태에 의해서도 변동한다. C.P.야글로의 실효온도(實效溫度)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체감온도 산정방식이 고안되었다. 예를 들면, 여름에 불쾌지수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도 기온과 습도를 조합한 일종의 체감온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풍속이나 일사도 고려하여 체감온도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습구온도계 ·카타(Kata)온도계 ·냉각력측정기(frigorimeter)를 사용하여 체감온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Accuweather 사는 실제체감온도 (RealFeel Temperature Index) 라는 자체 기준을 1년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이 기준은 온도, 풍속, 햇살, 습도, 강우량과 한냉전선과 온난전선의 고도를 고려하여 결정된다. 이 기준에서는 화씨 40도를 추운 "RealFeel" 25로 표시하고 92도를 편안한 ""RealFeel" 85로 나타낸다. 이 회사는 이 방법에 대해 특허를 청구해 놓고 있다. 국립 기후서비스에서도 사람이 느끼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보다 차원 높은 방법을 찾고


<출처> Scienceall, 2006.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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