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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구)세상사 이모저모

이런 회사 절대 들어가지 마라

by 현상아 2007. 5. 30.

 

이런 회사 절대 들어가지 마라
직원을 비용·소모품·일하는 기계로 취급하는 나쁜 회사
데이트할 시간마저 없어서야데이트할 시간마저 없어서야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한다. 꿈에 부푼 청년 시절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 고민 속에서 사는 사람도 많다. 처음이 잘못됐으면 한시라도 빨리 궤도 수정을 해야 나머지 삶이 편안하다. 취업하기 어렵다고 자신과 맞지 않는 곳에 무턱대고 들어가서도 안 된다. 이번에 이코노미스트는 ‘취직하면 안 될 회사’를 집중 취재했다.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 전직을 고려하는 직장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웰빙 시대-나도 회사도 행복해야 될 것 아닌가?
‘취직하면 안 될 회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다소 사치스러운 일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아무 회사나 들어갈 수는 없다. 취업과 결혼의 공통점은 ‘시간이 지나면 후회한다’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공통점은 후회할 즈음엔 너무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이다.

시간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고, ‘나쁜’ 회사와의 결혼생활 중에 사라진 당신의 소중한 경력도 구할 수 없다. 그것은 기회의 상실이다. 당신이 만약 더 좋은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면 더욱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치스럽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들어가서는 안 되는 회사’를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궁극적으로 그런 ‘나쁜’ 회사들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다.

도대체 취직해서는 안 되는 ‘나쁜’ 회사란 어떤 것일까. 아마도 이런 회사들이 아닐까.

▶회사는 돈을 벌면서 직원에겐 인색하기 짝이 없는 회사 ▶안정성이나 성장 비전도 없어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회사 ▶직원 교육을 등한시해 나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회사 ▶인간성을 황폐하게 하고 삶의 질을 모르는 회사.

당신 회사는 어떤가. 혹시 이 네 가지 유형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회사를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불행하게도 네 가지 유형 모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면 지금 당장 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네 가지 유형 중 세 가지에 해당하더라도 나머지 한 가지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 그나마 희망은 있는 것이다. 예컨대 회사의 비전이나 안정성은 없다고 해도 당장은 풍족할 만큼 돈을 많이 준다면 당분간은 다닐 만하다.

하지만 사람도 기업도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직원들 혹사시켜 덩치만 키우려는 회사가 직원에게 비전을 만들어줄 리 만무하다. 직원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 회사가 오래갈 리 없으니 오래 다닐 수도 없다.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안정적이지도 않은데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누구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절대로 들어가서도, 계속 다녀서도 안 되는 회사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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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만 가득 채우고 시침‘뚝’

미국 경영·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해마다 ‘최고의 CEO’와 함께 ‘최악의 CEO’를 선정한다. 최고의 CEO는 실적을 많이 내고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 경영자다.

반대로 최악의 CEO는 경영을 엉망으로 해 주가를 떨어뜨려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도 자신은 엄청난 연봉을 챙겨간 경영자다. 주주중심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포브스는 그런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경영자에게 불명예 상(?)을 수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직장인에게 ‘최악의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회사는 계속 돈을 버는데 직원들은 박봉에 시달리는 그런 회사가 아닐까. 이처럼 직원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자 회사 역시 뻔뻔스러움의 극치다.

회사는 팡파르, 직원은 한숨

국내 한 대형 할인점 업체는 지난 수년간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회사는 장사를 잘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수익을 낸 비결은 다른 데 있다. 전국 점포에서 근무하는 사원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회사가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는 몰라도 인건비를 줄여 훨씬 더 많은 이득을 남겼을 것으로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직원들이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인데 우리 회사는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회사 실적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쁘기는커녕 괘씸한 생각만 든다”고 푸념했다.

이 할인점에서는 영업시간 중 그날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면 매장 전체에 팡파르가 울려퍼진다. 하지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하나도 밝지 않다. 회사가 돈을 번다고 해도 자신들의 처지는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직으로 전락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행여 매출 실적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회사 측은 교묘한 방법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3년간 재계약할 경우 우수사원을 선발해 정규직으로 승격시켜주겠다는 미끼를 던졌다.

박봉과 고용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원들은 동료와 경쟁해야 했다. 생존경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 증가는 결국 회사에만 좋은 일임은 물론이다. 날이 갈수록 회사는 살찌고 직원은 야위어만 간다.

이런 회사들은 걸핏하면 계엄령을 선포하듯 ‘비상경영’을 외친다. 그러고선 “지금은 잘나가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긴축해야 한다”며 임금부터 동결한다. 물론 밖으로는 “전 직원이 애사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동참했다”고 묻지도 않는데 세게 발표한다.

얼마 전 한 금융사에 입사한 지 5개월 된 어느 신입사원이 e-메일을 보내왔다. 기자가 886호 이코노미스트에 쓴 ‘은행 영업시간 단축’ 관련 기사를 반박하는 글이었다. 당시 기사는 “적잖은 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이 고객 불편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e-메일을 보낸 여사원은 “은행 업무가 얼마나 가혹하고 힘든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7시50분까지 출근해 일찍 끝나도 9시”라고 항변했다. 야근수당이 없는데도 야근은 필수고, 밤 12시가 넘어야 끝나는 부서도 많다는 것이다.

또 표면상으로는 주5일제지만 토·일요일 근무가 필수인 부서도 태반이라고 했다. 기사에 나와 있는 예들은 정말 잘나가는 5대 은행들 얘기라는 것이다. 어느 은행은 취업하자마자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월 57만원도 못 받고 다니는가 하면 여직원은 결혼하면 계약직으로 바뀐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들어가서는 안 되는 은행도 많은 것이다.

“정말 가족 같으면 그랬을까”

대구 성서공단에서 직원 300여 명을 둔 H사. 동종업계에서 돋보이는 수익을 내면서 화제가 됐다. 이 회사 L사장은 “이런 불황에 어떻게 이처럼 놀라운 실적을 낼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가능했다”고 대답했다.

이 회사가 한 구조조정은 간단했다. 직원의 3분의 1을 내보내고 나머지 직원의 임금을 30% 이상 삭감한 것이 전부다. 그러면서 L사장은 “내 가족 같은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고통을 분담하면서 위기를 돌파했다”고 자랑처럼 말했다.

그러나 L사장이나 회사 측도 고통을 분담했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정말 가족 같았다면 그렇게 내보낼 수 있었을까. 그는 “수익이 많이 났으니 직원 봉급을 원상회복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원래 주인이 배부르면 머슴 굶는 줄 모르는 법이다.

비용을 줄여 수익을 높이는 것은 방어적이기는 하지만 경영은 경영이다. 하지만 인건비를 깎아 그만큼의 이익을 내는 것까지 경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은 경영자가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계산이다. 기업이란 투자를 통해 사업을 키워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데 직원 봉급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수익을 내면 얼마나 낼 것이며 그런 회사가 성장하면 얼마나 성장하겠는가.

‘회사는 직원을 돈으로 휘어잡고, 직원은 회사를 일로 휘어잡는다’는 말이 있다. 회사는 준 돈 만큼 일을 시키고, 직원은 일한 만큼 돈을 받으려 한다는 뜻이다. 그런 회사에서 직원은 많은 돈을 받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고, 회사는 월급을 올려주면서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잘되는 회사는 다 그렇다. 그러나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회사는 거꾸로다. 회사는 일한 만큼만 최소한의 돈을 주려 하고 직원은 받는 돈만큼만 마지못해 일을 할 것이다.

그런 회사에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매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고 자랑하면서 정작 직원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상을 하지 않는 회사라면 언제까지나 능력 있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상황은 그 회사가 경쟁사인 경우다.

직원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자 회사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직원을 단순한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직원들 봉급을 줄일까 고심한다. 그것만큼 비생산적인 일도 없다. 이런 회사들은 직원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란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당신은 회사 소모품인가

당신의 회사가 돈을 많이 버는데도, 또 당신이 그렇게 수익을 올리는데 기여했다고 확신하는데도 금전적인 보상을 하지 않는다면 회사 경영진을 향해 진지하게 물어보라. “우리는 회사의 자산인가, 아니면 비용인가?”

직원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경영진은 대체로 관리팀에 강력한 힘을 실어준다. 그들은 직원의 봉급뿐 아니라 직원이 쓰는 각종 경비에 대해 시시콜콜 따진다. 출장비를 낭비하지 않는지, 여직원들이 회사 돈으로 군것질을 하지 않는지까지 의심하고 추궁한다. 심지어 그들은 종이컵을 아끼려고 개인용 머그잔을 들고 출근하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은 직원들이 마시는 샘물조차 아까워하고 있을지 모른다. 직원들은 늘 회사 경비를 갉아먹는 죄인 취급을 받는 느낌이다. 그것은 일한 만큼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억울함 못지않은 스트레스다.

하지만 그런 회사의 경영진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지독할 정도로 직원을 쥐어짜는 관리팀 자체가 낭비의 주범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때로 그들의 씀씀이는 상상을 초월하기도 한다.

생선가게 고양이처럼.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늘 ‘회사만 좋은 일 시킨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게 마련이다. 차라리 회사 실적이 좋지 않다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는 반감까지 들기도 한다. 이런 회사에 들어가 희생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 말고도 일할 사람 줄섰어”
침몰하는 배에는 쥐들이 없다. 쥐들은 배가 침몰할 것을 어떻게 알까. 직장인들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회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기야 그런 예지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 회사에 입사하지도 않았을 테지만.

요즘 같은 때 안정적인 직장이야말로 최고의 직장이 아닐까 싶다. 공무원 시험에 너도나도 달려드는 것도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직장을 잃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장수 기업의 비결이 있는 것처럼 단명하는 기업들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영진이 무엇보다 변화에 민감한가, 둔감한가를 보면 이 회사가 장수할지 단명할지를 알 수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는커녕 따라가는 것조차 못하는 회사, 현재의 업종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사는 절대로 오래갈 수가 없다. 아마 그런 회사라면 똑똑한 직원들은 벌써 다 알아차리고 일찌감치 줄행랑을 쳤을 것이다.

대기업 부장으로 있다가 어느 보험사 임원으로 스카우트된 B상무가 “한때 상당한 파워를 자랑하던 회사였는데 내가 왔을 때는 거의 가망이 없을 정도로 회사가 망가져 있었고, 쓸 만한 직원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옛 명성만 생각하고 섣불리 이직을 결정한 것을 후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보험사 역시 경영진들의 변화 불감증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쓸 만한 사람은 벌써 떠났다

얼마 못 가 문닫을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구원투수가 돼 그 회사를 회생시키겠다는 용감한 생각이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해도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망가진 회사를 살려낼 수 있는 인재라면 어느 회사에 가서라도 진가를 발휘할 테니 아쉬워할 일도 아니다.

오래가지 못할 회사를 알아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아무리 잘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거나 갑자기 결원이 생겨 경력으로 입사 지원을 할 경우, 반드시 알아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전임자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다.

만약 그 이유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사 쪽에 문제가 있어서라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임자는 침몰을 예감한 현명한 서생원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들어가려는 회사나 현재 다니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는 경영진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봐도 알 수 있다. 경영진이 미래지향적인 경우는 분명 희망이 있다. 그들은 비전을 가지고 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며 현재 수익의 적잖은 비중을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한다.

그 회사의 수익 대비 R&D 투자 비중만 잘 살펴봐도 그 회사의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지 않고 현재의 사업 모델을 고수하는 경영진은 미래가 아닌 과거에 집착하게 마련이다.

이런 회사의 경영진은 언제나 창업 때부터 현재까지 이뤄놓은 성과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언제나 무용담을 들려주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한다.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근무기간에 모험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가 오래가지 못하는데 직원이 계속 근무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회사는 오래간다 해도 직원이 오래 다닐 수 없는 회사라면 그 역시 들어가서는 안 된다. 회사의 인재상이나 인사제도를 잘 살펴보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인재상은 다 좋은 얘기다. 하지만 그런 듣기 좋은 인재상이 아니라 정말로 회사가 직원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안정성은 회사 규모와 무관?

오래 다닐 수 없는 회사의 공통점은 직원을 대체 가능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언제든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다소 비인간적인 인사 개념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회사의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언제나 “일할 사람은 당신 말고도 줄을 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툭하면 “회사 오래 다니기 싫어?”라는 말로 협박을 한다.

그들은 또 공정한 인사제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든지 감사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거나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관리자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부서장이 직접 부서원과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언제나 부서장에게 전권을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회사들은 대체로 이직률이 높다.

안정성을 위협하는 회사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파벌이 심하다는 것이다. 학연·지연을 묻고 공채냐 특채냐를 따진다. 사내에 온갖 라인을 만들고 끼리끼리 모여 실력자를 찾아 줄을 대느라 정신이 없다. 누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승진 여부는 물론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도 주류가 아니면 오래 버틸 수 없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회사일수록 이런 파벌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안정성은 실적으로 평가받지 않고 어느 정도 봐준다는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런 회사들이 그동안 안정성이 높은 직장으로 알려진 것은 바로 파벌을 통해 보호받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믿고 있다. 대기업은 회사가 크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듯하고, 공기업은 국가에서 주는 일감을 고정적으로 받고 있으므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것으로 직업 안정성이 100%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이런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더 큰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기업과 공기업의 안정성은 이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성향 때문이다. 보수성은 배타적인 성향과 일맥상통한다.

그룹사 간 인력 이동이 잘 일어나지 않고 한 공기업에서 다른 공기업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만두는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한 번 그만두면 끝이다’라는 불안감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고용불안과 형태는 달라도 강도는 더 심할 수 있다.

M&A 대상 가능성도 타진

회사 자체의 성장성도 중요하지만, 업계에서의 위치나 경쟁사와의 관계도 안정성 판단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자신의 회사가 현재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도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있는 경우에는 안심할 수 없다.

특히 피인수 기업이 될 경우에는 합병 후 구조조정의 사정권에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M&A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만큼 업계 동향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정보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물론 안정성이 직장 선택의 최우선 기준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차피 평생직장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은 교수직도 예전처럼 처음부터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고 계약직으로 임용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더라도 나머지 조건이 아주 매력적이라면 일단 입사하거나 계속 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예컨대 1년을 다니더라도 파격적인 연봉을 받기로 했다면 한몫 챙겨 다른 길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여기서 근무한 경력이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 전략적으로 입사를 결심할 수도 있다.

 

데이트할 시간마저 없어서야

 

“현재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인재들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소위 ‘Y세대’다. 일과 일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가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종래의 인기 직장이었던 투자은행이나 경영컨설팅사들이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신세대 인재들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유니버섬(Universum)의 최고경영자(CEO) 클라우디아 타타넬리는 올해 초 ‘MBA 출신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1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의 57%, 여성의 48%가 최고 목표를 ‘일과 일상의 조화’라고 답했다. 신세대 인재들이 주당 70시간 이상의 격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위 결과는 이렇다. 인터넷 기업 구글이 11년 연속 1위에 빛나는 매킨지를 밀어낸 것이다. 타타넬리 대표는 “상당수 조사 대상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쓰게 하는 구글의 기업 문화를 동경했다”고 말했다. 물론, 매킨지(2위)와 골드먼삭스(3위), 베인 앤 컴퍼니(4위) 등 MBA 출신들의 전통적인 선호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순위였지만 앞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일이다.

80%를 먹여 살리는 20% 인재들이 원하는 것은 돈보다 ‘시간과 여유’다. 교수였다가 IBM 미국 본사로 이직한 K씨는 미국에 인재가 몰리는 이유가 반드시 높은 연봉 때문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살던 우리 가족이 미국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우리 큰애는 미국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다. 회사에 이 일을 얘기했더니 아이가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이런 회사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잘나가는 회사는 이제 인재를 ‘다른’ 방식으로 유혹한다.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넉넉히 주는 것이다.

인재는 웰빙을 좋아한다

이것이 미국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최고의 회사에 과감히 안녕을 고하는 간 큰 사람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여기선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상위의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한 달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퇴사 이유는 이렇다. “처음 신입사원 연수 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인데 잠도 안 재웠다. ‘다니다가 죽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마케팅 업무를 지원했는데 재무 업무를 시키니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는 지금 게임기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연봉도 줄었고 명성도 덜할 수 있으나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는 웃었다.

렌즈를 생산하는 외국계 A사에 다니는 김모씨도 비슷한 사례다. 그는 8년차에 업무 고과도 좋은 편이었지만 이직을 희망하고 있다.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 어머니·아버지도 손들었다. 일에는 만족하는데, 이래서는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은 꿈꾸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대형 유통업체 B사는 여직원 비율이 높다. 이곳의 기혼 여직원들은 출산을 기피한다. 예전에 출산휴가를 신청하는 여직원이 늘자 한 임원이 “요즘 산란기냐”는 모욕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이 회사는 가족, 친구 등 삶의 핵심 요소를 애써 모른 체하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월급도 적어 업계 관계자는 “B사는 CF를 통해 ‘고객의 웰빙’을 외치고 있지만, 그 직원들은 절대 웰빙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아무리 취업난이 심하다지만 실상을 알면 누가 이런 곳에 취직하고 싶겠는가.

차라리 군대에 가라

한 헤드헌터는 유명 외국계 회사들에 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군대에 가는 셈치고 한 2~3년, 죽어라 일만 하라.” 유명 화장품회사인 A사는 마케팅 사관학교다. 제대로 가르치고 직원들 몸값을 불려주는 좋은 회사인데, 이 회사 직원의 평균연령은 30대 초반이다. 정년 때까지 일하는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다는 것은 곧 이직률도 높다는 뜻이다.

겉에서 볼 때는 화려하지만 사람들이 떠나는 속사정은 있게 마련이다. “경쟁이 치열해 회사 분위기가 까칠하다. 살아남으려면 죽어라 일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고과는 평생 따라다니는 것이다. 좋은 회사 들어갔다고 방심했다간 안 들어가느니만 못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간이 돈이다

이 회사 출신들이 이직할 때 하는 말은 대체로 비슷한데,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귀사의 업무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이제 일은 어느 정도 배웠으니 삶에 여유도 찾으면서 살고 싶다는 말이다. 한 헤드헌터는 “격무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지만 경쟁적인 환경에 익숙지 못하거나 쉴 때 쉬고 놀 때 노는 웰빙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가지 않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군대에 가는 셈 치라지만 요즘은 군대도 웰빙인 시대다.

워커홀릭이 아니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회사 중 하나는 조사전문기관이다. 한 리서치 회사의 직원은 “야근은 일상이다. 하지만 내가 힘든 생활을 참는 것은 고객사로 스카우트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전 유행했던 CF의 구절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회사다. 경력을 키워주는 좋은 회사로 볼 수도 있지만, 달리 표현하면 경력을 키우기 위해 선택하는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는 회사다.

이런 회사들은 직원 입장에서 충성할 회사이기보다는 이용할 가치가 있는 회사다. 2~3년 열심히 일하고 조금 더 편한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길 꿈꾸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열심히 가르치고 좋은 결과는 얻었는데 사람은 얻지 못하는 결과만 남는 셈이다.

매번 새로운 인재를 뽑으면 그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수혜자는 헤드헌터가 아닐까. 이런 회사는 헤드헌터에겐 일감이 마르지 않는 화수분인 셈이다. 결국 이런 회사들은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이다.

 

“직원은 소모품 무한정 빼먹자”

국내 유명 제약사에 근무하다 최근 사표를 던진 K대리가 겪은 일이다. 명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평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제약사에 지원해 들어갔다. 그가 입사 직후 발령받은 근무지는 동해안의 한 어촌이었다. 연고도 없는 그곳에서 약국을 상대로 영업을 뛰라는 것이었다. 첫 근무지가 열악하다는 생각에 실망하기는 했지만, ‘처음엔 다 그런 것이겠지’ 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

열심히 한 만큼 영업실적도 좋았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후 회사는 그를 또 실망시켰다. 이번에는 충청도의 한 산간 마을로 보내졌다. 참기 힘들었지만 ‘회사가 날 한 번 더 평가하려고 그러는가 보다’ 하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 더 높은 실적을 냈는데도 그는 2년 후 또 지방 오지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여러 차례 우수 영업사원으로 표창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형식일 뿐이었다. 회사는 그를 본사로 불러들이거나 좀 더 큰 지역의 영업을 맡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는 입사 7년 만에 사표를 던졌다. 그는 사직서에 ‘회사가 나에게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가르쳐준 적도, 나를 키워줄 생각도 전혀 없었다’고 퇴직 사유를 적고 싶었다.

안 키우려면 밟지나 말든가

“여러분도 CEO가 될 수 있습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이 해마다 신입사원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김 사장이 이제 갓 입사한 새내기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장이 되는 꿈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라는 의미다. 누구든지 사장이 될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삼성SDI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 조사에서 언제나 상위권에 오르는 기업이다. 삼성 계열사로 첨단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하이테크 기업인 데다 만족스러운 보수, 쾌적하고 안정된 근무여건 등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가 직원과 입사 희망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CEO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삼성SDI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김모씨는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쪽에서 제시한 연봉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입사 후 직급도 내겐 수평이동이었고요. 그러나 나를 꼼짝 못하게 한 건 임원이 남기고 간 한마디였습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 적어도 임원까지는, 궁극적으로는 CEO가 될 때까지는 근무해야 합니다.’” 이런 말을 전적으로 믿고 입사를 결정했다면 ‘순진함이 지나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는 그런 꿈을 직원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리더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CEO를 꿈꾸는 직원들의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 개인의 경쟁력이 모이면 기업의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CEO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직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기업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직원 모두가 미래의 CEO를 꿈꾸며 리더십을 가지고 근무하면 조직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공부는 입사 전에 마쳤어야지”

직원을 키울 생각이 전혀 없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미래가 없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심정으로 출근하고 ‘오늘도 무사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퇴근하게 될 것이다. 이런 회사는 직원들 생계를 위한 한 줌의 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직장에서는 희망도,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도 할 수 없다.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재계 선두그룹으로 급성장한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알고 보면 그 경쟁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에서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 고(故) 박성용 회장 시절부터 금호는 이른바 ‘40대 CEO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이 프로그램에는 20, 30대 직원들이 40대에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서로 자신이 선발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테스트에 참가했다.

회사는 직원 모두가 스스로 인재가 될 수 있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각인시켜야 한다. 그런 직원들에게는 지금 다니는 회사는 언젠가 ‘내가 경영할 기업’이다. 오늘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경영할 회사를 더욱 키우기 위함이다. 이런 직원들에게 굳이 책임감을 가지라고 말할 필요가 있을까. 왜 열심히 근무하지 않느냐고 다그칠 이유가 있을까.

당신의 회사는 당신을 리더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아니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회사라면 절대로 들어가지 마라. 그런 회사는 틀림없이 직원에게 교육의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회사는 알아서 공부하겠다는 직원에게까지 “맡은 일이나 열심히 하라”며 핀잔을 줄 것이다.

훈련도 안 시키고 나가 싸우라니

핵심 인재를 키운다는 기업들도 안을 들여다보면 허울뿐인 곳이 한둘이 아니다. 누가 인재가 될 것이지, 또 핵심 인재와 비(非)핵심 인재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조차 명확하게 모르는 기업이 태반이다. 직원들이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회사는 얼마 못 가 실패하고 말 것이다. 직원을 공부시키는 회사가 성공한다. 직원이 보유한 지식과 창의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다. 자기계발을 하는 직원일수록 애사심이 크고 업무 집중도도 높다.

군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휴가가 아니다. 훈련이다.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보다 훌륭한 혜택은 없는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직원교육에 드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회사에 들어가봐야 자신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3%를 직원 교육에 투자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교육투자는 전체 매출액의 0.3%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 교육비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낮은 0.3%도 안 쓰는 회사라면 절대로 들어가지 마라.

생산직에 대한 대규모 교육투자는 우리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인 상생의 노사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경영자의 제1 역할은 다름 아닌 인재 양성이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경영자는 직원들의 평생학습과 평생 재충전을 자신의 첫 번째 임무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를 뜻하는 CEO가 아닌, ‘Chief Education Officer(최고 교육책임자)’로서의 CEO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우리 회사의 총가치는 우리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을 때 외부 노동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총연봉의 현재가치와 같다”고 말했다. 경영사상가 톰 피터스는 “경영자는 경기가 좋을 때 교육 예산을 2배 늘리고, 나쁠 때는 4배 늘리라”고 역설했다. GE(제너럴일렉트릭)의 잭 웰치는 유명한 크로톤빌 연수원을 새로 지을 때 투자 회수 기간을 무한대(infinite)로 적어 넣어 화제가 됐다.

‘직원 채용은 가장 중요한 쇼핑’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많은 핵심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인재전쟁’ 시대다. 핵심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그런 인재를 키우는 것도 ‘불확실한’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투자일 것이다. 직원을 공부시키지 않는 회사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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