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에 따르면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이기봉 박사는 ‘조선의 고지도와 김정호’라는 강연록에서 “일반인은 물론 일부 학자들조차 김정호가 수십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동여지도를 그린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한평생 집에서 지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29일 서울대 인문주간 행사로 열리는 규장각 학술대회에서 이 내용을 발표한다.
이 박사에 따르면 김정호는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이나 ‘문헌비고(文獻備考)’ 등 지리지와 정상기의 ‘동국지도(東國地圖)’,신경준 주도로 제작된 ‘군현도(群賢圖)’ 등 당시 지도들을 토대로 자신의 서재에서 평생 동안 각종 지리정보를 간추려 지도를 제작했다.
쿠키뉴스는 “이 박사는 김정호가 현장답사를 하지 않은 근거로 혼자서 1만8000여개의 위치정보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실제 가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잘못된 지리정보가 계속 등장하는 점,조선은 당시 각 지역에 대한 충분한 지리정보를 확보해 굳이 갈 필요가 없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 예로 김정호가 제작한 청구도나 동여도,대동여지도에는 충청도 해미현(海美縣· 충남 서산시 해미면) 근처의 서면(西面) 지역이 잘못 표기돼 있다. 이는 서면을 잘못 그린 기존의 지리지와 지도를 참조했기 때문에 잘못을 답습했다. 이 박사는 “김정호는 한양에서 아주 가까운 곳의 잘못된 지명도 수십년간 잘못 기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지리학회에서 김정호가 백두산을 등정하고 전국을 답사했다는 연구보고서를 냈을 정도로 잘못된 학설이 통용되고 있다”며 “정확한 고증 없이 일제시대 등장한 통설을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김정호가 답사하지 않고 지도를 제작했다고 해서 그의 업적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호는 대중에게 정확한 지리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바친 위대한 학자”라며 “그는 지도 범례를 표로 따로 만들어 예시하거나 찾기 쉽게 색인표를 제시하고 큰 지도를 엇갈리게 2권으로 나눠 출간하는 등 지도제작 선구자이자 우리 문화의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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