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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폭탄주? “오, No!”

by 현상아 2006. 11. 4.
이 죽일 놈의 폭탄주? “오, No!”
  
인터콘티넨탈호텔 심재혁 사장 ‘폭탄주 강의’ …
酒道 갖추면 즐겁고 경제적인 술

“‘폭탄주’ 하면 사람들이 공포심부터 느끼는데 그건 잘 몰라서 그런 겁니다. 제대로 즐기면 가장 민주적이고 경제적인 술이에요. 요즘 양주 수입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폭탄주는 그 수입량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인터콘티넨탈호텔 심재혁(59) 사장의 지론이다. 그렇다고 그가 ‘
폭탄주 예찬론자’는 아니다. 양조 관련 학문을 전공했거나 주류회사를 경영한 적도 없다. 단지 술을 좋아할 뿐이다. 여기에 오랜 세월 술을 마시면서 쌓인 노하우가 그만의 독특한 폭탄주 철학을 탄생시켰다.

심 사장이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1965년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술을 마셨지만 술 마신 다음 날 과음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는 그의 말에서 심오한 내공이 느껴진다.

심 사장이
폭탄주와 첫 대면한 것은 85년경 언론사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다. 그때부터 시작된 폭탄주와의 인연이 올해로 21년째. 그가 2002년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최고엔터테인먼트 과정을 수료하면서 쓴 ‘폭탄주에 관한 소고’는 아마 전무후무한 폭탄주 보고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호텔 경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기업체와 각 대학 관광학과 등에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특강을 하고 있다. 2월15일에는 동아일보 기자 및 직원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그가 자신의 강의를 원하는 곳이면 웬만하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이유는
폭탄주의 장점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폭탄주가 잘못된 한국 사회의 회식문화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심 사장의 강의 속으로 ‘고! 고!(go! go!)’.
  
▲심재혁 사장이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9층 교육장에서 ‘세계의 술 문화와
폭탄주’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그에게는 폭탄주 2대 원칙이 있다. 첫 번째가 비싼 양주로는 절대 폭탄주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 가업으로 전해 내려올 정도로 지극한 정성을 들여 만든 비싼 양주를 다른 술과 섞어 마시는 것은 그 술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시길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절대 강권하지 않는다는 것. 이는 애주가의 가장 기본적인 매너다.

폭탄주의 유래
폭탄주의 원조는 우리나라가 아니다.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은 1920~30년대 미국 몬태나 주의 아름다운 전원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다. 그 영화를 보면 주인공 형제가 마을의 술집에서 폭탄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실연한 형이 ‘위스키 믹스’를 주문하자 바텐더가 맥주가 가득 채워진 잔에 위스키 잔을 떨어뜨려 건네는 것.

또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강철의 심장(Heart of the steel)’이라는 영화에서도 제철공장 노동자들이 파업과 공장폐쇄 등을 겪으면서 시름을 달래기 위해
폭탄주를 마신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한 호프집에서 직장인들이 술잔을 부딪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이 두 영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폭탄주가 시작된 곳은 미국이라는 게 정설이다. 1900년대 초 미국의 탄광과 벌목장, 부두, 철강공장 등에서 일하던 가난한 노동자들이 즐겨 마신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가 폭탄주의 원조라는 것. 술 이름을 직역하면 ‘끓게 만드는 술’이다. 맥주와 양주를 섞지 않고, 맥주를 마신 뒤 곧바로 양주를 들이켜는 ‘체이서(Chaser)’라는 주법도 있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북유럽에는 ‘잠수함(Submarine)’이라는
폭탄주가 있다. 500cc 맥주잔에 독일 술 ‘슈납스’를 담은 잔을 떨어뜨려 마시는 술이다.

우리나라에는 100년 전 막걸리 반 사발에 소주 한 잔을 섞어 마시는 ‘혼돈주’ 또는 ‘자중홍(自中紅)’으로 불리는 술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또 1960년대에는 소주와 맥주 또는 막걸리를 섞거나, 소주에 콜라 또는 맥소롱 등을 섞어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금의
폭탄주와는 다른 형태의 혼합주다.
요즘 형태의
폭탄주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경 당시 박희태 춘천지검 검사장이 춘천지역의 검찰과 경찰, 언론사 관계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선보였을 때라는 것이 거의 정설로 굳어졌다.

폭탄주의 도수
과연
폭탄주의 도수는 얼마나 될까? 이는 폭탄주를 즐기기 위해 알아둬야 할 기본적인 상식이다.

보통 맥주(알코올 도수 4~5도) 한 잔의 용량은 230cc다. 양주(40~43도) 한 잔은 35cc. 이 둘을 섞는 과정에서 맥주 양은 양주 양만큼 줄어 195cc가 되지만, 양주 양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폭탄주 한 잔의 도수는 10.35도가 된다. 이는 12~13도인 청주나 백세주보다도 낮은 수치다. 참고로 같은 방법으로 소주와 맥주를 섞으면 알코올 도수는 9도 정도 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한 호프집에서 직장인들이 술잔을 부딪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대신 한 가지 술만 마시는 것보다 취하는 속도는 빨라진다. 맥주에 포함된 탄산가스가 위에서 높은 도수의 양주를 빠르게 흡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과음의 위험성이 있다.

폭탄주가 좋은 9가지 이유
폭탄주가 좋은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이라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회식을 할 경우 보통 상급자나 식사에 초대한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회식이 잦을 경우 누구든 비용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 이럴 때
폭탄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폭탄주를 돌리면 술자리가 빨리 끝날 뿐 아니라 안주 비용도 절약되기 때문.

  
     ▲폭탄주 제조 시범을 보이는 심 사장.▲
두 번째, ‘건강’에 좋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당시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은 국회청문회에서 “왜
폭탄주를 마시는가”라는 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양주가 너무 독해서”라고 답한 바 있다. 실제로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의 독한 술을 그대로 마실 경우 식도를 지나치게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탄주는 이런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셈이다.

세 번째, ‘공평’하다.
보통 회식자리에서는 상급자에게 술잔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술을 못하는 상급자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적어도 이런 상급자에게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폭탄주만큼 민주적인 것은 없다.

네 번째, ‘단합’을 유도한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식자리는 산만해지고 소란해지기 쉽다. 이럴 때
폭탄주를 제조하면 참석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개인적인 대화도 줄어든다. 그리고 폭탄주를 마신 뒤 잔을 흔들어 소리를 내면 모두 박수를 치면서 모임 전체의 단합된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

다섯 번째, ‘기념’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정부 부처 간 또는 기업 간 회합을 하거나 어떤 일을 두고 협상이 타결됐을 경우 기념 또는 축하의 의미에서
폭탄주를 마실 수도 있다. 또 간혹 직장 내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불화를 푸는 데도 폭탄주는 유용하다.

여섯 번째, ‘약자’를 보호한다.
업무상 접대를 하는 사람은 약자의 처지에서 상대방보다  많은 술을 마시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폭탄주는 좋은 방어수단이 된다.

일곱 번째, ‘강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술자리는 간혹 상대방을 테스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특히
폭탄주 대결은 의지와 담력, 체력 싸움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폭탄주 대결에서 이길 경우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대내외 관계도 잘 풀리는 경향이 있다. 강한 이미지가 인간관계에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덟 번째, ‘엔터테인먼트’다.
폭탄주를 제조하는 방법은 수십 가지가 있다. 그 과정을 함께 즐기면 하나의 놀이이자 오락이 된다.

아홉 번째, ‘분위기 메이커’다.
회식자리라도 가끔 썰렁할 때가 있다. 주고받을 만한 마땅한 대화 주제가 없는 경우나 서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 동석했을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럴 때
폭탄주는 대단한 효력을 발휘한다. 폭탄주는 썰렁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객쩍은 소리도 할 필요 없이 자연스레 분위기를 살려준다. 특히 친밀감을 높이는 데 폭탄주만한 수단을 찾기 힘들다.

심 사장의 평균
폭탄주 주량은 10잔 정도다. 심 사장은 “간혹 폭탄주 30~40잔을 마셨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허풍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폭탄주를 만들 때 양주를 3분의   1이나 절반 정도 따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한 잔이 아니다. 제조자가 얼마만큼 정량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폭탄주, 어떤  게 있나▼
  
뇌관 : 양주가 가득 채워진 잔, 폭약 : 뇌관이 들어갈 만큼 맥주가 채워진 잔.▲

※태권도 주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뇌관을 올린다. 주먹으로 젓가락을 쳐서 뇌관을 맥주잔 안으로 떨어뜨린다. 주먹 대신 수도(手刀)를 이용하면 ‘가라테 주’(오른쪽), 장풍을 날리듯 손바닥을 이용하면 ‘쿵후 주’가 된다.
  

※가랑이 주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뇌관을 올린다. 젓가락 사이를 손가락이나 얼음 집게를 이용해 벌려서 뇌관을 떨어뜨린다.

  
※골프 주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빈 양주잔을 올린다. 양주잔에 양주를 가득 부은 다음 숟가락 또는 다른 기구로 골프 스윙하듯이 젓가락을 쳐서 뇌관을 떨어뜨린다. 지역에 따라 ‘스윙 주’로도 불린다.

※회오리 주 (Tornado)
가장 일반적인
폭탄주다. 폭약에 뇌관을 넣은 다음 냅킨을 잔 위에 씌워 손바닥으로 틀어막고 잔을 빙빙 돌리다가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재빨리 돌리면서 순간적으로 팔을 쭉 뻗는다. 술잔 안에서 회오리가 생긴다. 비교적 잘 희석돼 주당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 술의 또 하나 특징은 제조 후 생긴 젖은 냅킨을 천장이나 벽에 붙이는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
회오리 주에 얼음 한 조각을 띄우면 ‘다이아몬드 주’가 된다. 주로 여성용이다.

  
※슬라이딩 주
맥주잔 위에 신용카드나 명함을 올려놓고 그 위에 뇌관을 얹는다. 그런 다음 카드나 명함을 순간적으로 빼내 뇌관을 떨어뜨린다.

※월드컵 주
모 정치인이 선보였던 술.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뇌관을 올린다. 젓가락을 발로 차서 뇌관을 떨어뜨린다.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금테 주
맥주잔에 맥주를 80% 정도 채운 후 잔 위에 냅킨을 놓고 그 위에 양주 한 잔을 천천히 붓는다. 냅킨을 여과해 맥주잔에 흘러내린 양주가 비중의 차이 때문에 맥주와 섞이지 않고 윗부분에 뜬다. 마치 금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양주 대신 소주로 만들면 ‘은테 주’가 된다.

※비아그라 주
빈 맥주잔에 빈 양주잔을 넣고 먼저 양주를 채운다. 맥주를 양주와 섞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맥주잔의     3분의 1 정도 따른다. 맥주 수면 위로 뇌관이 볼록 튀어나온 형태가 된다. 맥주 양이 정통
폭탄주의 절반 정도다. ‘변강쇠 주’로도 불린다.

※쌍끌이 주
1999년 한-일 어업협상에서 쌍끌이 어로법이 문제가 된 때에 등장한 변종
폭탄주. 폭탄주 두 잔을 연거푸 마시는 주법이다.

※동전 주
폭탄주 위에 냅킨을 씌우고 동전을 올려놓은 뒤 참석자들이 순서대로 담뱃불로 구멍을 뚫어 동전을 빠뜨린 사람이 마시는 술. 담뱃재가 술에 섞일 수 있어 위생적이지 못하다. 놀이 성격이 강하다.

※수류탄 주
캔맥주 바닥에 구멍을 낸 뒤 맥주를 조금 따른다. 그리고 양주를 넣어 맥주 캔을 가득 채운 뒤 살짝 흔들어 섞는다. 캔을 따서 마시거나 빨대로 마신 뒤 빈 캔을 천장에 ‘투척’한다.

※‘잘 부탁합니다’ 주
빈 맥주잔에 뇌관을 거꾸로 집어넣는다. 그 다음 맥주를 가득 채운다. 절대 한 번에 마실 수 없다. 조금 마신 뒤 다시 맥주잔을 바로 세웠다가 다시 마시기를 4~5차례 반복해야 잔을 비울 수 있다. 숨을 껄떡댄다고 해서 ‘껄떡 주’로도 불린다.
  


※폭포 주
빈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뇌관을 얹는다.
뇌관 위로 맥주를 부어 넘치게 해 아래 맥주잔을 채운다.
뇌관을 먼저 마신 후 폭약을 마신다.

※청산리 벽계수 주
폭포 주의 발전 형태. 빈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이용해 빈 양주잔을 2단으로 쌓아올린다.
맨 위의 양주잔에 양주를 가득 채운 다음 맥주를 부어 넘치게 해 아래 양주잔과 맥주잔을 차례대로 가득 채운다.
마실 때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뒤늦게 참석한 사람에게 벌주로 많이 활용된다. 일명 ‘3단주’.


  
※타이타닉 주
맥주잔에 맥주를 60% 정도 채운 뒤 빈 소주잔을 띄워 양주를 조금씩 부으면 잔이 가라앉는다. 보통 놀이로 활용된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양주를 부어 가라앉힌 사람이 마시는 것. ‘함몰 주’ 또는 ‘북어뢰정 격침 주’로도 불린다.

※물레방아 주
맥주잔에 양주잔을 앞뒤로 덧붙여 잡고 마시는 술.

※드라큘라 주
레드 와인에 뇌관을 넣어 만든 술. 뇌관으로 양주 대신 코냑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신 뒤 입가에 흐른 레드 와인이 드라큘라가 피를 빨아먹은 후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 ‘흡혈귀 주’라고도 한다.

※T자 주
빈 맥주잔에 뇌관을 넣은 뒤 맥주를 80% 정도 채운다. 그 다음 레드 와인을 뇌관 위로 천천히 따르면 와인이 양주를 밀어내고 양주잔을 채운 다음 맥주 위로 떠서 T자 모습을 나타낸다.

  
※삼색 주
맥주잔의 3분의 2 정도가 거품이 되도록 따른다. 그 다음 레드 와인을 천천히 따르면 거품 아래 와인이 채워진다. 밑에서부터 맥주-와인-거품 순서가 되는 것.

※정충하초 주
폭탄주 위에 냅킨을 덮은 후 가운데에 구멍을 낸다. 그 사이로 우유를 부으면 뇌관으로 흘러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정충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술이다. 오락성이 강하다.

※티코 주
양주잔에 맥주를 채운 다음 양주를 두세 방울 떨어뜨린 것.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나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약식
폭탄주.


※샤워 주
빈 맥주잔에 뇌관을 넣은 뒤 맥주병을 엄지손가락으로 막고 흔들어 분수처럼 터져나오는 맥주를 잔에 채운다. 맥주는 대부분 거품이 된다.

※충성 주
만들기 전에 “쭛쭛에게 바친다”라고 선언한다. 맥주잔 위에 젓가락을 놓고 그 위에 뇌관을 올린 후 (쭛쭛을 향해) “충성”을 외치며 머리로 테이블을 쳐서 뇌관을 떨어뜨린다. 일명 ‘박치기 주’.

※사정 주
폭약에 양주 한 잔을 부어
폭탄주를 만든 다음 술이 흐르지 않도록 랩으로 잔을 싼다. 회오리 주를 만들 때처럼 잔을 돌렸다가 테이블 위에 힘차게 내려놓은 뒤 이쑤시개로 랩에 작은 구멍을 뚫으면 그 사이로 술이 분수처럼 치솟는다. ‘미사일 주’ 또는 ‘분수 주’로도 불린다. 오락성이 강하다.

※도미노 주
맥주잔을 사람 수대로 잇대어 놓고 맥주를 채운다. 맥주잔과 잔 사이에 뇌관을 올려놓은 뒤 첫 번째 뇌관을 쓰러뜨리면 도미노처럼 뇌관이 맥주잔 속으로 빠진다. 오락성과 함께 참석자가 동시에
폭탄주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화봉송 주
폭탄주 제조자가 빈 맥주병을 거꾸로 뒤집어 성화처럼 폭탄주를 올려서 마실 사람에게 전달한다.
순번이 된 사람이 술을 마시고 제조자에게 다시 돌아올 때까지 원래 상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병에서 술잔이 떨어지면 안 된다.

※황우석 주
황우석 줄기세포 파문을 전후해 새롭게 생겨난 신생
폭탄주다.
줄기세포 연구논문이 알맹이 없는 조작으로 드러난 것을 빗대 뇌관을 맥주 대신 ‘맹물’로 채워 폭약에 장전시킨다.

기사제공 = 주간동아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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