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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성공의 및

부자들의 욕구 5단계

by 현상아 2006. 11. 16.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1908~1970)의 ‘인간욕구의 5단계’는 경영학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차지한다. 그는 당시의 심리학계를 지배하던 프로이트 심리학이나 행동주의 심리학의 방법을 절충, 제3의 이론을 제시했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보는 프로이트 심리학을 거부하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아무런 무늬가 없는 석판으로 태어나는데 사회생활이나 경험이 심리 형성이나 인성에 무늬를 넣는다.’고 보는 행동주의에도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환경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부분적으로 긍정하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으로 일정한 동기부여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프로이트 심리학의 한 측면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정신건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장 균형이 잘 잡힌 인성과 가장 건강한 정신’을 찾아내 이를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매슬로의 인간욕구 5단계론

매슬로의 ‘인간의 동기부여에 관한 이론(A Theory of Human Motivation)’은 이런 확신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 이론에서는 동기부여를 논하기 이전에 인간욕구의 다음과 같은 5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①생리적 욕구: 삶 그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기초적인 인간의 욕구 ②안전의 욕구: 근본적으로 신체적 위험과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의 박탈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욕구 ③조직소속 친교욕구: 조직이나 공동체에 소속하고 친교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 ④존경의 욕구: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구 ⑤자아실현의 욕구: 자신의 잠재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욕구.

빵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빵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빵이 사방에 널려 있고 언제나 배가 부른 상황에서는 더 상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만족하게 되고,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면 다시 상위의 욕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이러한 인간의 욕구 단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경영학적인 도입의 효용이다.

매슬로가 이러한 이론을 정립하기까지는 수많은 실험과 관찰 과정이 필요했다. 위스콘신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식욕과 허기의 차이를 발견했다. 원숭이들은 허기를 채운 뒤에도 땅콩이나 초콜릿 같은 먹이에 대한 상당한 식욕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또한 블랙풋 인디언의 연구에서 ‘경제인’과는 어긋나는 인간의 내적 욕구가 있음을 알고 ‘인류 평화를 위한 심리학의 발견’에 여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 제시한 이론이 바로 동기부여에 관한 이론이었다.

부자를 분류하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매슬로의 인간욕구 5단계에 입각한 분류도 의미 있을 것 같아 이에 대입해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보았다.

1)생리욕구 충족 부자: 이 단계는 부자의 초보적 단계라 할 수 있다. 즉 겨우 부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로서, 졸부(猝富:벼락부자) 등을 포함한다. 이들은 부자로서 최소 요건 즉 의식주 등 인간 생활의 기본을 해결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정도의 부자들이다. 그들의 특징으로는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을 짓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2)안전욕구 충족 부자: 의식주의 기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이제 그런 요인만으로는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이 어렵게 성취한 이 기본적인 욕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욕구가 발동된다. 그래서 부자들은 미래의 위험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한다. 우선 돈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보험에 가입하고, 자녀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가 하면, 무엇보다 먼저 느끼는 위험은 질병과 죽음의 공포다. 그들은 이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의사를 사귀어 놓거나 의사 사위를 보기 위해 엄청난 재력을 투자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법(法)의 공포다. 사업을 하거나 재물을 지키는 과정에서 남들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고 이 때마다 송사가 벌어질 수 있고, 법의 제약에 의한 잠재적 구금의 두려움 때문에 법조계 인사와 교제를 시도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판검사 사위를 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을 하는 부자도 있다.

3)친교욕구 충족 부자: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와 이를 안전하게 지켜줄 장치를 마련한 부자는 이제 가족의 범위를 벗어나 상류 계층의 사람들과 친교하기 위해 조직이나 공동체 등에 가입, 자부심을 느끼려 한다. 부자들은 이제 상류사회의 단체 등에 가입하고 명품을 수집하고 골프나 특수 취미클럽에 가입해 정규적으로 특별한 모임을 가지고 보통사람들이 달지 않는 배지를 달고 구별되기를 원한다.

4)존경욕구 충족 부자: 친교욕구를 충족한 부자들은 이제 자신이 여러 부자들과 단순하게 친교하는 것만으로는 즉, 자신이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더 이상 만족을 느낄 수 없다. 보다 많은 익명의 일반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5)자아실현욕구 충족 부자: 욕구 단계에서의 가장 높은 정점은 자아실현의 욕구다. 매슬로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불만이 나타날 수 있다. 음악가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고, 화가는 그림을 그려야 하며, 시인은 시를 지어야 한다.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부에서 평정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의 일이라면 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우리는 ‘자아실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것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단계의 사람이다.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한 부자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품고 있던 꿈을 실현하는 부자다. 우리는 미국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나 자동차왕 포드, 석유왕 록펠러를 비롯해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일본의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전 회장, 우리나라의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 등이 이런 단계를 실현한 부자들이라고 할 것이다.

정주영 현대 전 회장은 맨주먹으로 현대그룹을 일으켜 1992년에는 정당을 창당하고 비록 실패했지만 제14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으며, 서산 앞바다 대규모 간척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1998년에는 500마리의 ‘통일소’를 이끌고 서부극처럼 판문점을 통과하기도 했다.

일본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인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두 힘은 ‘운명’과 ‘인과응보의 법칙’이라고 보고, 좋은 것을 생각하고 좋은 것을 행하면 운명의 흐름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임을 굳게 믿고 65세에 불문에 귀의, 승려로서의 수행에 들어갔다.

부자들의 동기부여

매슬로가 그랬듯이 인간의 이러한 욕구 단계는 지극히 정상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 단계를 고려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했고, 당시 MIT 교수였던 더글러스 맥그리거가 이 이론을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필자가 제시한 부자들의 욕구 단계 역시 지극히 정상적이기 때문에 이를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말아야 한다. 어린 시절 가난에 시달리던 한 사람이 졸지에 부자가 되더니 의사, 판검사 사위를 보고 여러 상류층 모임에 가입하고 그 후 국회의원에 당선되는가 하면 사립학교 재단을 인수하더니 나중에는 모든 재산을 그 학교에 넣고 빈손으로 돌아가더라.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부자도 인간이기에 이러한 욕심의 발전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오히려 사회에서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기부를 많이 하는 부자의 이름을 벽에 새겨 주고, 흉상이나 동상을 만들어 주거나 심지어는 건물이나 거리의 이름으로 과감히 붙여 주는 풍토 속에서 서양의 기부 문화가 정착되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출처 : 진이의 경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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