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예술 및

사랑

by 현상아 2007. 1. 9.
사랑





알루미늄 박지에 긁어 새기고 유채로 메움
15×10cm
1955년
개인소장


문필가 예용해가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것으로 여겨지는 은박지 그림을 묘사한 글

지금 곧 숨이 막힐 듯 깊이 입을 맞춘 두 얼굴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했고 그 아래로 서로의 알몸뚱아리가 고랫말뚝처럼 생긴 것에 의해 깊이 얼려 있다.
후려갈긴 듯 거칠거칠한 선으로만 되어 있으면서도 머리가 텁수룩하고 콧수염이 듬성듬성한 사내가 파마머리를 헝클인 한 여인을 으스러져라 껴안은 모습이며, 왼손으론 사내의 볼을 더듬고, 바른손으로 그 귓밥을 매만지며 지그시 감은 황홀 속 여인의 눈매 같은 것이 오히려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위와 같은 구도는 여느 춘화가 으레 갖추는 상식이겠으나 한 가지 기이한 것은 그림 위쪽에 창이 있어, 그리고 흉측스런 사람의 손가락이 구부정하게 넘보고 있는 일이다.
꼴이 어수룩하고 순하디 순하게 생긴 한 쌍의 남녀가 아무런 꾸밈없이 본능을 영위하고 있는 모습에서는 지금 곧 봄바람이 일 듯했고 무슨 태초에 뿌리라도 박은 것처럼 듬직한 고랫말뚝은 생명감에 넘쳐 있지 않은가.
Jeanette Alexander의 앨범-Open Sky (2004)전12곡

'문화 예술 및'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정 박노수님 작품 감상  (0) 2007.01.09
김영자 의 그림  (0) 2007.01.09
장난감 디자인  (0) 2007.01.08
나무로 만들었어요! ...  (0) 2007.01.08
연필로 만든 괴상한 작품 ...  (0) 2007.01.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