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원도에는 낭만과 재미가 가득하다. 설원과 얼음 위에 여행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갖가지 축제가 펼쳐진다. 이달 28일까지 진행되는 화천군 산천어 축제를 시작으로 인제군 빙어 축제(26일∼2월4일)와 황태 축제(2월25일∼3월1일), 태백산 눈꽃 축제(26일∼2월4일), 고성군 명태 축제(2월1∼4일) 등이 이어진다. 겨울 강원도 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8가지 즐거움을 소개한다.
◇빙어(왼쪽), 산천어 낚시 |
1. 오이 향이 가득한 빙어
올해 10회째인 인제군 빙어 축제를 필두로 강원도 겨울 축제는 대개 먹을거리를 테마로 내세웠다. 어린아이도 간단한 낚시 도구만 있으면 잡을 수 있기에 빙어 축제는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겨울철 오이 향이 난다고 해서 ‘오이 과’(瓜)자를 써서 ‘과어’로도 불렸던 빙어. 이 빙어의 오이 향을 느껴 보려면 회로 먹어야 한다. 잡자마자 초장에 찍어 입에 넣는 재미가 그만이다. 빙어 튀김, 조림, 무침, 국 등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빙어 축제는 인제군 남면 소양호 신남 선착장에서 열린다.
2.‘손맛’까지 좋은 산천어
산천어 역시 회가 좋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 고급 어종이어서 값이 비싼 게 흠. 시중에서 양식 산천어 한 마리는 1만2000원을 웃돈다. 올해 다섯번째 산천어 축제를 개최한 화천군은 이 비싼 산천어를 평일에도 하루 1만여마리나 축제장에 풀어놓는다. 손가락 크기 만한 빙어와 달리 어린애 팔뚝 만한 산천어는 손맛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전문 낚시도구를 채비한 ‘꾼’들도 많이 찾는다. 혹시 모를 ‘남획’을 우려해 화천군은 축제장 곳곳에 ‘세 마리 이상 잡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주라’는 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산천어는 성격이 예민한 탓에 사람들이 적은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에 입질이 좋다. 축제장 한편의 먹을거리 장터에서는 산천어로 만든 탕수육, 산천어까스 등을 맛볼 수 있다.
◇황태국과 황태구이(왼쪽), 태백 닭갈비 |
3. 너무나 친숙한 황태와 명태
한때 한국의 대표적인 근해 수산물이었던 명태. 하지만 요즘 대도시에 풀리는 명태는 대개 러시아나 일본 산. 명태는 가공 방법 등에 따라 이름을 바꾼다. 얼리지 않은 명태는 생태, 말려서 수분이 말끔히 빠진 것은 북어라고 부른다. 명태를 반쯤 말린 것이 코다리, 명태의 새끼가 노가리다. 겨울철에 잡아 얼린 것은 동태라고 부르며, 산란기에 잡은 명태를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 황태가 된다.
명태 맛을 제대로 보려면 고성군 거진항에서 열리는 제9회 고성군 명태 축제를 찾으면 된다. 다양한 명태 요리와 체험행사가 준비되고, 젓갈류도 판매한다. 황태로 유명한 곳은 인제군 용대리. 황태 생산업체 37개가 모여 있고, 전국 황태의 70%가 이곳에서 난다. 황태국과 구이, 찜 등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4. 국물이 얼큰한 태백 닭갈비
토박이들에게 태백시에서 먹을 만한 음식을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한우와 닭갈비를 꼽는다. 강원도 곳곳에서 특산품이라고 주장하는 한우는 그렇다 쳐도 닭갈비라니…. ‘닭갈비는 춘천’이라고 알고 다닌 만큼 다소 의아해했으나, 그 맛을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태백 닭갈비는 춘천 것과 다르다. 양배추 대신 배추를 사용해서 단맛이 없다. 물기가 많고 퍽퍽하지 않아 언뜻 닭갈비가 아니라 닭볶음탕이 떠오른다. 국물이 있어 술 안주로도 제격이다. 태백시 황지동 ‘김서방네 닭갈비’(033-553-6378)의 사장 이행운(55·여)씨는 “춘천 닭갈비에 쓰이는 양념에 닭을 하루쯤 재워뒀다 달지 않은 양념에 볶아서 내놓는다”며 “미나리, 쑥갓, 배추, 파, 고구마, 소면, 우동 등을 곁들인다”고 설명했다. 황지동에는 이름난 태백 닭갈비집이 서너 군데 더 있다.
◇화천군 산천어 축제 얼음성의 얼음 슬라이드(왼쪽), 검룡소 가는 길 |
5. 눈조각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
강원도 겨울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눈 구경. 도심에서도 눈에 얽힌 추억을 만들 수 있지만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 등 좋지 않은 기억이 뒷따르기 일쑤다.
올해 14회를 맞은 태백산 눈축제는 눈에 관련한 추억 만들기를 테마로 내세웠다. 당골광장에서 진행되는 눈축제에는 중국 하얼빈 빙등제의 조각가들이 국내 조각가와 함께 ‘눈이 있어 행복한 세상 태백’이라는 주제로 ‘태백산성’ ‘견우와 직녀’ 등 다양한 눈 조각을 선보인다. 웰빙 족욕탕, 3000명 눈싸움 기네스 도전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겨울 여행의 추억을 남기려는 가족이나 연인들의 카메라 셔터 눌러대는 소리가 벌써 들려온다. 눈 조각을 주요 테마로 내세우지 않은 다른 지역 축제에도 사진 배경이 될 만한 크고 작은 눈 조각이 잘 갖춰져 있다.
6. 추억의 눈·얼음 썰매
겨울 강원도에서는 축제장이 아니더라도 눈썰매를 즐길 수 있는 경사면이 지천이다. 비닐 비료 포대만 있으면 남부러울 것 없다. 얼음 위에서 진행되는 빙어 축제와 산천어 축제에는 몇 해 전부터 의자를 개조한 얼음썰매도 등장했다. 쪼그려 앉아서 타는 전통 썰매에는 못 미치겠지만, 의자형 받침대에 앉아서 타는 얼음썰매도 재미가 쏠쏠하다.
화천 산천어 축제에는 얼음으로 지은 얼음성 한편에 얼음 슬라이드도 마련돼 있고, 축제장 양쪽에는 봅슬레이 코스가 있다. 얼음 위 팽이치기도 꼭 한번 경험해야 할 겨울 놀이다.
◇개썰매(왼쪽), 인제군 빙어 축제에서 타볼 수 있는 수륙양용차 |
7. 이색 레포츠, 개썰매와 수륙양용차
강원도에서는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개썰매와 수륙양용차도 타 볼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스키를 탄 선수를 썰매 개가 끄는 형태의 풀카(pulka) 경기는 1932년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태백산 눈꽃 축제에서는 행사 기간 내내 시베리안 허스키 개 썰매 타기 행사를 진행한다. 태백산 눈꽃 축제에서 개썰매 행사를 7년째 진행하고 있는 김태형(35)씨는 “개썰매의 실제 속도는 시속 30∼40㎞이지만, 체감속도는 시속 60㎞ 정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평창군의 펜션 700빌리지(033-334-5600)에서도 북극지방의 썰매 개인 알래스칸 말라뮤트가 끄는 썰매를 즐길 수 있다. 수륙 양용차를 타 보고 싶다면 인제군 빙어 축제에 들르면 된다. 빙판 위를 내달리다 몇 차례 회전이 이어지기도 해 짜릿하다. 수륙 양용차이므로 얼음이 깨져도 안전하다.
8. “뽀드득 뽀드득” 눈길 산책
겨울 산행의 피로감이 부담스럽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면 가벼운 눈길 산책에 나서 보자.
태백 검룡소는 야생화가 지천인 봄이나 가을에는 여행객으로 북적이지만, 겨울엔 인적이 드물어 운이 좋으면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남길 수도 있다. 얼음 사이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검문소에서 검룡소까지 20∼30분 눈길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차분해진다. 눈이 수북이 쌓인 주변의 낙엽송이 정취를 배가시킨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 덮인 전나무 숲길도 풍경이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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