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 이모저모/좋은글·시 및

인간들이 한 일을 나는 안다“

by 현상아 2007. 2. 12.

겨울이 끝나서인지 나라 안과 밖에서 언론들이 연일 `지난 겨울”을 분석하는 기사를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한강이 얼지 않았고, 베이징은 167년만에 가장 따뜻했고, 일본 열도는 극심한 눈가뭄을 겪다가 이내 벚꽃이 피었고, 호주에는 100년만의 가뭄이 들었고, 영국에서는 지난 해 12월 아네모네 꽃이 피었고, 프랑스 남부 해안가에서는 벌써 해수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물폭탄을 맞았다고 합니다. 도시의 반이 홍수로 잠겨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허겁지겁 높은 곳으로 대피했고, 급기야 공동묘지에까지 난민을 위한 텐트를 쳤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들 사이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이재민들을 생각하면 많이 아픕니다. 그리고 솔직히 두렵습니다. 자연의 재앙이 어찌 먼 나라만의 이야기겠습니까.

”지난 시간 너희 인간들이 한 일을 나는 알고 있다.” 지구의 호통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21세기 환경문제는 어떤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단 한번의 시행착오도 인류 공통의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지구를 거대한 실험실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자 폴 에를리히는 ”자연의 법칙에 대한 무지에는 용서가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산과 들에도 꽃들이 일찍 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꽃이 일찍 피었다고 봄이 일찍 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꽃은 인간에게 무슨 말을 빨리 전하려 일찍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말이 무엇일까요?

〈김택근/시인〉

 

Good Actual Conditio...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