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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성공의 및

놀이하는 인간

by 현상아 2007. 2. 22.
놀이하는 인간

한 직장 여성이 외아들을 낮 동안에 한 파출부에게 맡겼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이를 보면 날이면 날마다 아이의 옷이 흙투성이이고 지저분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파출부를 몹시 나무랐다. 아이를 흙바닥에 구르지 못하게 하고 깨끗하게 돌보라고 나무랐다.
그럴 때마다 파출부는 아이가 밖에서 자유롭게 놀기를 원하고 자기 생각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 듯하기에 밖으로 데려 나가 자유롭게 놀이에 열중하게 하노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막무가내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나무라기만 하였다. 그러나 그런 버릇이 고쳐지지를 않자 파출부를 해고하고 다른 파출부를 고용하였다. 새 파출부에게는 단단히 이르기를 지난 번 파출부처럼 아이를 흙범벅이 되게 하지를 말고 깨끗하게 품위 있게 돌보라고 엄하게 일러두었다.

이번에는 퇴근하여 아이를 보면 옷도 깨끗하고 성품도 조용하여진 것 같았다. 퍽 만족스러워 새 파출부를 칭찬하곤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가 풀이 죽고 말 수가 없어져 갔다. 그런 증세가 차츰 심하여져 가더니 어느 날 자기 아들이 자폐증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다. 소아정신과에 가서 진단을 받았더니 아이를 마음껏 놀지 못하게 하고 착하고 조용하기만을 강요하여 생긴 마음의 병임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뉘우쳐 직장도 사직하고 아이를 곁에서 돌보려 하였으나 한 번 생긴 자폐증상이 쉽사리 고쳐지지를 못하였다. 뉘우치고 뉘우쳤으나 이미 늦은 때였다.

이 이야기는 내가 책에서 읽은 이야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의 이웃집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사람은 어리든 젊었던 혹은 늙었던 놀이가 중요하다 일컬어 “놀이하는 인간(Homo Rudens)”이다. 그래서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하고 정신도 건강하다는 말이 생긴 것이리라. 나는 목회를 하면서 놀 줄 모르고 밤낮 기도만 하려 들고 거룩하지 못해 안달이 난 교인들을 보면 몹시 염려가 되곤 한다.

 

 
Good Actual Cond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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