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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황당·유머·엽기 및

버킹엄 궁전도 팔아먹은 희대의 사기꾼, 아서 퍼거슨

by 현상아 2007. 3. 1.

영국에도 조선의 봉이 김선달만한 배짱의 사기꾼이 있었으니, 바로 아서 퍼거슨(Arthur Ferguson). 

그는 버킹엄 궁전을 팔아먹었던 사기꾼이다. 그는 단지 1800년대생으로 추측하뿐 정확히 언제, 어디에서,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있지 않다. 스코튼랜드인이었던 퍼거슨은 일반적인 '사기의 천재'들이 그러하듯 일순간 재능을 꽃피웠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의 첫 '작품'부터 전설적이였다고 한다.

1920년대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넬슨 기념주(기둥)을 바라보고 있는 부유한 미국 관광객이 있었다. 관광객에게 다가간 퍼거슨은 자신이 광장을 안내해주겠다고 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하소연하듯 이야기한다.

말인즉슨, 영국에 막대한 부채가 있는데 그것을 갚기 위해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넬슨 기념주에서부터 동상, 분수대 등을 팔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으며, 하필이면 그것을 파는 비밀스런 임무가 자신에게 부여되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관광객은 조심스레 가격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퍼거슨은 마지못해 대답하는 듯 한숨을 쉬며 '단돈 6000파운드 밖에 하지 않지만, 아무에게나 팔 수 없고 이 기념물들에 애정이 넘치고 올바르게 평가하는 사람에게만 판다'라고 대답했다.

미국 관광객은 자기가 그것을 사겠다고 이야기하자, 퍼거슨은 '트라팔가 광장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로 보아 적합해 보이기는 하지만 상사와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뜨게 된다.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나 이야기가 잘되었다면서 수표로 지불할 것을 요청한다. 미국으로 운송하는 것은 영국의 어느 운송회사가 해주니 영수증을 받고 그곳으로 찾아가면 이야기가 다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판매 성공작,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기념주

미국인은 즉시 수표를 주고 영수증을 받고 그 자리를 떠났다. 거래가 취소될까 두려웠던 그는 바로 운송회사로 찾아가 '자신의' 소유물인 트라팔가 광장의 기념물들을 해체해서 미국으로 운송해줄 것을 요구했다. 영문을 모르는 운송회사는 미군인이 찾아와 트라팔가 광장을 운송해달라고 하니 황당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미국인은 런던경시청에서 그가 속았다고 단언할 때까지 그 기념물들을 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는 다수의 미국 관광객들에게 Big Ben(영국 국회의사당에 붙어 있는 거대한 시계탑)을 1000파운드에, 버킹엄 궁전을 2000파운드(계약금으로)에 팔아치우는 놀라운 상술을 보인다.


Big Ben과 영국국회의사당


버킹엄 궁전은 단돈 2000파운드에 판매되었다


이렇듯 몇몇 미국인들에게 놀라운 판매성과를 보게 된 퍼거슨은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고 1925년 이민을 간다. 미국에서의 첫 작품은 한 목장주에게 백악관을 판매한 일이었다. 할부로 판매한 그는 첫 할부금 $100,000를 받고 잠적 또 다른 '고객'을 물색했다.

자신의 이런 고도의 판매행각의 종지부를 찍을, 은퇴기념으로 판매하려 계획한 것은 '자유의 여신상'으로 선택했다. 마침 적절한 대상이 나타났는데, 그는 호주에서 온 사람이었다. 그에게 다가가 '뉴욕이 항만공사를 계획하고 있으나 자유의 여신상이 공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 철거하는데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니 차라리 철거하는 사람에게 여신상을 매각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럴듯한 이야기에 넘어간 호주인은 계약하기로 하고 시드니에 연락해 돈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돈이 도착하기 전까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못하도록 퍼거슨은 그의 곁을 항상 떠나지 않았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퍼거슨은 여기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거래의 기념으로 호주인과 사진을 찍고만 것.

송금이 늦어지며 퍼거슨은 점점 초조해져 갔고, 시간이 지나며 호주인도 점점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의심이 깊어진 그 사람은 경찰에 사진을 제시했는데, 이때까지 경찰들은 국보급 유물을 희대의 판매술로 팔아치우고 다니는 '신비의 세일즈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누구인지 꼬리조차 발견하지 못하던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그 사진 때문에 퍼거슨은 놀라운 사기행각에 종지부를 찍고 경찰에 체포되었다.

하지만 그의 사기 행각에 비하면 5년형이라는 가벼운 벌만 받았고, 1930년 석방되어 로스엔젤리스에서 호화롭게 살았다고 한다. 아서 퍼거스는 사기의 전설을 남기고 1938년 죽었다.

 

Good Actual Cond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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