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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에 돈드니? 웃음 비법 알려주마

by 현상아 2007. 3. 27.

칭찬에 돈드니? 웃음 비법 알려주마
집값에다 전기요금 오른다는 소리에 새해에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까운 인생,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웃음은 손닿는 곳에 있다. 남을 웃기고, 나도 웃고 사는 비법은 없을까? 그 비전 절기를 웃음 고수들에게 입수했다. 올 한해 함박웃음 머금는 황금돼지가 되어보자.

■ 아이들처럼 하루 300번 ‘깔깔깔’ (백재현/개그맨·뮤지컬기획자)

≫ 백재현/개그맨·뮤지컬기획자
저 아시죠? 잘 나가는 개그맨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뛰어들었다가 37평 아파트 말아먹고, 이혼하고, 청각장애에 안면마비 증세까지 겹쳤던 저 말입니다. 그래도 전 지금 행복합니다. 제 상황을 받아들이니까요.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면 회복이 빠르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저는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짜리 집으로 쫓겨나면서도, 가구에 압류딱지가 붙었을 때 미친놈 같지만 웃었어요.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구나”하고요. 힘들고 괴로운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면 웃을 수 있어요.

첫째, 남들을 대할 때 솔직해지세요. 괜히 배려한다며 거짓말 마세요. 거짓말할수록 걱정거리가 늘어요.

둘째, 형식적으로 “안녕하세요”는 하지 마세요. 대신 “살 빠졌네” “예뻐졌네” “건강해보인다” 같은 말을 한번씩 더 해주세요.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행복해져요.

셋째, 야망과 불평을 혼동하지 마세요. 야망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것이지, 만족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중요한 것! 아이 때는 하루에 300번을 웃는다고 하죠? 커서는 하루에 30번도 웃지 않는데, 하루에 꼭 300번씩 웃으세요~


■ 뒤집어라! 지루한 일상 (최항서/개그 작가)

≫ 최항서/개그 작가
여자 친구가 갑자기 토라지면 남자가 황당해서 “왜 그러냐”고 묻잖아요. 그러면 여자가 “머리 스타일 바꿨는데 몰랐냐”고 쏘아붙이죠. 그럴 때 어쩌겠습니까. “난 오늘 다리에 깁스했는데 몰랐니?”라고 상황을 유쾌하게 역전시켜보세요. 여자친구랑 월드컵 경기를 볼 땐 국가 대표선수들과 함께 등장하는 꼬마들을 보면서 “저 아이들 대신 80세 노인들이 나오면 어떨까”라고 해보세요. 반대로 생각하면 웃을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아요.


■ 동료 팍팍 높여주면 절로 ‘배시시’ (이상준/품위유머닷컴(opinity.co.kr) 대표)

≫ 이상준/품위유머닷컴(opinity.co.kr) 대표
직장 동료들끼리는 아무리 가까워도 유머에 품위가 있어야 해요. ‘3설’, 곧 욕설·배설·음담패설 유머는 피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피하기만 해선 안 되죠. 자 이제 기억하세요. 열쇳말은 ‘격차’입니다. 격차가 클 수록 웃음이 나옵니다.

우선, 남을 높이고 나를 낮춰 ‘우월감’을 주는 방법. 회식 때 자리에 앉으면서 “먹보인 제가 다른 쪽 상에 앉으니 좋으시죠?”라고 말하는 식이죠. 남을 높일 때에도 그냥 “예쁘다”가 아니라 “이영애가 울고 가겠다”라고 과장해보세요. 상대방 기분도 좋게 하면서 웃음을 줄 수 있습니다. 위로나 격려할 때 ‘해방감’을 주는 유머도 있어요. 한 최고경영자가 1000만 달러 손해를 끼친 부하직원이 사표를 내자, “우리 회사가 자네에게 1000만 달러를 수업료로 투자했는데 그만둘 수 있어?”라고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냥 “괜찮아, 다음부터 열심히 해”라고 하면 말로만 용서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죠. 하지만 이렇게 격차를 높여 얘기하면 사장은 ‘비전 있고 스케일이 큰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직원은 진실한 마음으로 자신을 존중하면서 분발하게 됩니다.


■ 연인에겐 ‘뻥’으로라도 “이효리 같아” (신정구/드라마 작가)

≫ 신정구/드라마 작가
연인끼리 웃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역시 ‘칭찬’입니다. 거의 유머 수준의 칭찬, 예를 들어 “강동원보다 네가 더 잘생긴 것 같아”라고 하면, 언뜻 들으면 놀리는 것 같아도 상대방은 기분 좋아 입이 귀에 걸립니다. 다른 어느 관계에서보다도 연인 사이에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어요. 칭찬은 돈도 안 들잖아요? 하루종일 할 수도 있구요. 효과는 최곱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특히 칭찬에 인색한데, 한번만이라도 시작해보세요. 점점 익숙해질 겁니다.


■ ‘웃음 타임캡슐’을 그대에게 (이정민/웃긴대학 대표이사)

≫ 이정민/웃긴대학 대표이사
인터넷이 왜 좋은지 아시죠? 혼자 있을 때에도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웃음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거. 뛰어난 말솜씨나 글솜씨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습니다. 주변의 웃긴 사연을 써서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면 오케이! 그게 자신 없다면 웃긴대학(humoruniv.com), 풀빵닷컴(pullbbang.com) 같은 유머사이트에서 올라온 글들을 쭈욱~ 읽어보세요.

아참, ‘미래 만들기’ 프로젝트도 강추! 내가 웃는 것보다 남을 웃게 만드는 게 가장 행복한 일 아닐까요? 미래에 다가올 주변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땅에 묻어보세요. 그리고 받는 사람에게 의미 있는 날짜에 펴보라는 쪽지를 보내보는 거에요.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선물을 받고 좋아할 주변사람들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얼굴에는 웃음이 번질 겁니다.


■ 남의 약점은 ‘농담 금지구역’ (탁재훈/가수)

≫ 탁재훈/가수
웃기기 쉬운 상대는? 나한테 호감을 느끼는 동년배들이어요. 이미 마음의 문을 연 상태니까요. 웃음은 난 알고 있지만 서로 모르는 친구들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해요.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을 소개해줄 때 상대방의 특징을 이야기해줘요. 예를 들면 “이 친구가 귀가 잘 생겼어요. 귓볼을 한번 만져보세요” 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썰렁한 분위기가 확 떠요. 상대방의 약점을 이야기하며 웃기게 되면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으니 나중에 꼭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을 해주세요. 웃음은 모든 걸 화해시키는 굉장한 에너지가 있어요. 가히 4차원적인 힘이 있는 것 같아요.


■ 읽고 쓰고 실험…‘웃기기’도 공부 (김미화/개그우먼)

≫ 김미화/개그우먼
남을 웃기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책, 영화, 드라마, 연극 등을 많이 봐야해요. 이런 걸 보면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거든요. 다른 사람들 말투나 얼굴 표정을 관찰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메모를 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개그가 먹히는지 실험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열 사람 모아두고 몇 명이 웃는지, 어느 시점에서 많이 웃는지를 체크하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모아두고 시도해보세요. 이번 설에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미리 선보여서 ‘검증’해보는 것도 좋고요. 호호.


출처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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