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1 결혼자금 줄이기
나영준 ♥ 박수현 커플
동갑내기 커플인 우리는 26세에 결혼했고, 또래보다 일찍 결혼한 편에 속한다. 신랑은 대학 졸업 후 바로 학사장교로 입대했고, 나도 금세 자리를 잡아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이가 어렸지만 둘 다 돈을 벌고 안정된 생활을 하니까 일찍 결혼하고 싶었다. 막상 결혼을 하려니 모아놓은 돈도 없고 따로 부모님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어서 일단 시댁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고, 돈을 좀 더 모아서 분가하기로 마음먹었다.
GOOD 안정적인 생활과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으는 여유 시댁에 들어오면서 결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일단 생활비 일부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저축해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쏠쏠한 재미다. 또한 서울에서 자취를 하다가 시댁에 들어가 살게 되니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시부모님도 무척 좋은 분이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고, 결혼 전부터 워낙 왕래가 잦았던 터라 어색함을 느끼는 것도 잠깐이었다.
NO GOOD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 군인인 신랑은 주말마다 올라오기 때문에평일에 가끔은 늦게까지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싶지만 은근히 시댁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리고 시댁의 집이 그리 넓지 않아서 개인 공간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 신랑과 두 살 터울인 시누이도 함께 살고 있는데, 결혼 전에는 친한 언니 동생으로 지내다가 막상 시누이와 올케 사이가 되니 어색하면서도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낄 때가 많다. 우리는 분가하다가 합가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시댁에서 살았기 때문에 결혼 후에는 둘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거의 없다. 거기다 주말부부이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면 단둘이 있고 싶을 때가 많지만, 시댁에 살면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Know-how 여유자금은 장차 집 구입에 쓰기로 합의 결혼자금이 부족해서 시댁에 들어온 터라 혼수도 최대한 간소하게 했다. 다행히 시부모님도 나중에 집을 얻어 나갈 때 쓰라고 배려해주셔서 형식적인 지출은 막을 수 있었다. 결혼 전에는 신랑방에 TV를 두고 식구들이 거실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아예 TV를 하나 새로 구입해서 거실에 들여놓았다. 세탁기나 김치냉장고는 최근에 구입한 것들이라 새로 할 필요가 없었고, 냉장고는 오래되어서 대형 양문형 냉장고를 사가지고 왔는데 어머님이 무척 좋아하셨다.
case2 경제적인 보조
박창주 ♥ 오노 아즈사 커플
우리는 국제결혼을 한 커플이다. 신랑이 일본으로 유학을 왔을 때 같은 학교 친구로 만나게 되었고, 3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되었다. 신랑이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고 함께 한국으로 들어온 해에 결혼식을 올렸고, 시댁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일단 결혼은 했지만 신랑이 학생이다 보니 처음에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신랑도 직장을 잡기 전이었고, 아직은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분가할 자신도 없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1년 정도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로 했고, 나는 일본어 강사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
GOOD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낯선 타국에서 살다 보니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은데, 시댁에서 사니까 친정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 같다. 요리나 살림이 서투른데도 꼼꼼하게 가르쳐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시어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울 뿐이다. 일본인 며느리여서 그런지 언제나 조심스럽게 대하시는데, 그런 때는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NO GOOD 개인적인 행동을 하기 어렵다 나는 신랑과 교제하면서 한국어에 더욱 능숙해져서 다행히 시댁에서 지낼 때 부모님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시댁에서 살다 보니 개인적인 생활은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님이 계시면 신랑과 단둘이 방 안에 있는 것도 불편하고, 옷도 늘 갖춰 입고 있어야 한다. 결혼 초기에는 이런 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개인주의 성향이 뚜렷한 일본에서 살았으니 문화 트러블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다.
Know-how 기본 살림살이와 시부모님 가구 마련 혼수와 결혼준비 비용은 일본에서 내가 모아뒀던 돈으로 충당했다. 대학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내왔고, 부모님과 함께 살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도움은 전혀 받지 않았다. 그리 넉넉한 돈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살림살이는 갖추어서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신랑의 인맥을 동원해 저렴하게 혼수를 장만했다. 신랑이 유학할 동안 방이 거의 비워져 있었기 때문에 신혼살림을 들이려면 새 가구가 낫겠다 싶어서 장롱, 책상, 침대, 화장대를 구입했다. 시부모님 방에는 돌침대를 놓았고, 대용량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새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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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3 맞벌이 & 육아 문제
김철웅 ♥ 이희정 커플
2003년에 결혼한 우리는 처음에는 분가를 하여 둘만의 보금자리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쯤 지나서 예쁜 아이가 생겼고,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정해진 출산 휴가가 끝나 직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애초의 계획은 내가 직장을 그만둔 후에 아이를 가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아이가 빨리 생겼고, 또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중에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는 데려오는 식으로 지냈다. 그러나 아이를 매일 볼 수 없어 힘들었고, 시댁 어른들에게는 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시댁에 들어가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았고 어른들의 의향 역시 그러해서 합가를 하게 되었다.
GOOD 마음 편하게 아이를 맡기고 맞벌이에 전념 주말마다 먼 거리를 오가며 아이를 맡기고 데려오는 일을 덜 수 있어서 좋다. 맞벌이로 소홀하게 되는 집안일도 어느 정도 시어머니께서 도와주시기 때문에 분가했을 때보다 마음이 훨씬 편하다. 친정과 시댁이 모두 지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기는 직장 동료가 있는데 집안일과 육아 문제라는 이중 고통으로 늘 힘들어 한다. 때로는 눈치가 보이기도 하지만,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고 마음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NO GOOD 사소한 일로 시작된 갈등
부부 간의 갈등이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시댁 어른들과의 갈등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맞벌이를 하다 보니 집안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고 시어머님께 매번 청소를 맡기는 것이 죄송스러워 하루 도우미를 불러다 쓴 적이 있다. 그러나 시어머니께서는 “그동안 내가 청소하는 게 그렇게 못 마땅했냐”며 도리어 역정을 내셨다. 그러면서 “나는 어차피 청소해도 깨끗하게 하지 못하니까 네가 하든가 매일 도우미를 불러서 해라.
나는 집안일에 손도 안 대겠다”라며 화를 내셨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고, 또 억울해서 어머니께 변명을 하다 보니 큰 소리가 나게 되었다. 그리고 남편과 시아버지가 도와준답시고 거든 것이 서로에게 감정만 쌓이게 한 적이 있다. 나야 더 잘하려고 한 일이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도우미를 부르기 전에 어머니와 상의했더라면 오히려 점수를 땄을 텐데, 아무 말 없이 사람을 불렀으니 화를 내시는 게 당연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서로 이해했지만 당시에는 많이 서운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Know-how 늘어난 식구 수를 감안하여 김치냉장고와 식기세척기 구입
처음부터 시댁에 들어가서 산 것이 아니라, 살다가 합가한 것이기에 두 집 살림을 조정하는 일에 들어갔다. 일단, 가전은 어른들이 사용하시던 제품은 낡은 것들이 많았기에 대부분 우리가 쓰던 제품을 가지고 들어갔다. 결혼할 때 세탁기와 냉장고는 대형을 구입했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갔고, 다리미와 밥솥,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의 소형가전도 함께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었다.
그 외에 추가한 품목은 식구가 늘어남에 따라 보관할 음식이 많아질 것을 고려해 김치냉장고를 구입했고, 많아진 식구 수의 설거지라도 줄이기 위해 식기세척기를 구입했다. 그리고 혼수로 가져온 TV와 홈시어터를 거실에 두어야 했기에, 우리 부부 방에 둘 TV와 미니 컴포넌트를 구입했으며, 6인용 식탁과 장식장을 추가했다.
case4 시부모님 부양
박정재 ♥ 김 희 커플
나는 오랜 자취생활로 가족의 정이 많이 그리울 때 신랑을 만났다. 연애 시절부터 신랑의 집에 가보면 늘 단란했고 시어머니도 자상하셔서 항상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 신랑이 부모님을 모시자고 했을 때는 나도 그동안 신세진 것이 많아서 앞으로 살면서 갚겠다는 마음으로 쉽게 승낙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가 심해서 두 달 정도는 귀가 따갑도록 고생해야 했다. 그래도 15년간 중풍으로 누워계셨던 시아버님을 간병하느라 고생하신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다는 신랑의 마음을 꺾을 수가 없었다.
GOOD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인생의 교훈 때로는 시댁에서 사는 것도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시부모님께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아온 인생의 연륜과 지혜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교훈이다. 시부모님과 살면서 배우는 것들이 참 많은데, 또한 나처럼 자유롭게 산 사람이 어떻게 가정을 지켜나가야 하는지 잘 모를 때마다 최고의 조언자 역할을 해주신다. 신랑의 따뜻한 품성이 시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걸 깨달을 때마다 시댁에 들어와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NO GOOD 서로 다른 가정 문화가 소소한 갈등을 일으켜 막상 살다 보니 연애 시절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서로 다른 가정 문화 차이로 조금은 힘들었다. 효자 아들은 힘들다고 주변에서도 말했는데, 신랑은 무슨 일이든지 우선 가족 중심이다. 신혼이면 아내가 우선이기도 할 텐데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아 서운할 때가 종종 있다. 집안에 어머니가 계시니까 대화도 늘 같이 해야 했고, 시어머니도 신랑이 귀여운 막내라 그런지 옷이며 좋아하는 음식이며 아들이 좋아하는 건 먹이고 싶어 하신다. 요즘에는 아침에 남편의 도시락을 싸는데 그것까지 어머니가 새벽부터 일어나서 하신다. 그런 것을 보면서 서운할 때가 많고 내가 남편의 아내인지, 이 집 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Know-how 최소한의 살림만 구입. 살면서 조금씩 사 모으는 재미 혼수는 침대, 장롱, 화장대까지 2백만원에 해결했다. 혼수 준비에 돈을 아낀 대신 그동안 결혼자금으로 모아두었던 돈으로 창동에 24평 주공아파트를 사서 전세를 놓았다. 시어머니는 ‘전부는 해주지 않겠다’는 지론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자립만 도와주셨고 나머지는 우리가 벌면서 채워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신혼 때부터 많이 아끼고 살아야 함을 배우고 있고, 살면서 조금씩 사 모으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 결혼전문지 Wedding21. 일러스트_김양희. 글_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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