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데이트에 강해지려면…
회사원 김태식(40)씨는 하루라도 머리를 감지 않는 날이 없다. 어쩌다 늦잠을 자 머리를 감지 못하고 출근하는 날은 종일 안절부절 일을 못한다. “모든 사람들이 내 머리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제 가까이라도 왔다가 냄새를 맡고 인상을 찌푸리면 어쩌나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출판사에 다니는 이정민(28)씨는 월요일 아침이면 공포에 휩싸인다. 월요일 오전 10시면 열리는 아이디어 회의 때문이다. 준비한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다. “제가 발표할 때 사람들 시선이 온통 저를 향해 집중되는 상황이 무서워요. 목소리가 떨려오고 얼굴이 빨개지고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하얗게 잊어버려요. 이거 병 아닌가요?”
◆ 누구나 부끄러움 탄다
전신에 열기가 느껴지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심장은 두근대고 등에는 찬물을 끼얹은 듯한 끔찍한 느낌! 바로 ‘샤이 증후군’(shy syndrome) 이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정도가 다소 심각한 정도랄까? 이는 사회적 관계를 두려워하는 ‘사회공포증(social anxiety)’으로 확대되기도 하는데, 적극적인 자기 표현과 주장을 능력과 성공의 척도로 간주하는 요즘 사람에 따라서는 상대적 고립감을 고통에 가까울 정도로 느낀다.그런데 전문가들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심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최윤식 연구원은 “두려움, 불안, 공포에서 야기되는 부끄러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고난다”면서 “남들이 지금 나만 보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즉 ‘스포트라이트 이펙트’를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샤이 증후군은 서서히 사라진다”고 말한다. 김종우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한국과 일본처럼 집단의 목표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고 수치심을 유발하는 유교권 문화에서 그 강박이 더욱 크다”고 말한다.
‘부끄러움’(황금가지)의 저자인 버나도 카두치(Carducci) 인디애나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질적으로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 수줍은 성격은 기질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일 뿐, 성격 장애도 몹쓸 병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 부끄러움에 관한 오해와 진실
정치인 앨 고어, 방송인 바버라 월터스, 가수 스팅, 배우 제니퍼 제이슨 리, 다이애나 왕세자비 등도 심각한 부끄럼쟁이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부끄러움에 관한 선입견을 깨뜨리면 극복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카두치 교수가 제시하는 ‘부끄러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 재미있다. 첫째,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 사람 10명 중 5명은 심하게 부끄러움을 탄다. 둘째, 유순하고 얌전한 아기가 커서도 수줍음을 탄다? 자라서 부끄러움을 타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기는 영아기 때 자극에 매우 민감하고 시끄러운 아기다. 셋째, 부끄러움은 평생 간다? 학습된 부끄러움은 고칠 수 있다. 넷째,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들은 모두 내성적이다? 공격적이고 외향적인 사람들도 치명적인 샤이 증후군에 속을 끓인다. 다섯째,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기 존중감이 낮다? 부끄러움은 오히려 자기도취와 상관 있다. 최윤식 연구원은 “남들의 평가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사람은 타인의 평판 이전에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엄격한 자기 평가에 시달리기 때문에 전전긍긍한다”고 말한다.
◆ 당신의 말더듬,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치명적인 부끄러움, 어떻게 극복할까?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종우씨는 일단 “부끄러움을 오히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며 부끄러움은 사회적 안정장치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범법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 카두치 교수는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들이 관심의 초점을 자기 내면에서 밖으로 돌리면 더 넓고 합리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최윤식 연구원은 “극복 의지, 시행착오를 통한 훈련의 반복과 치밀한 사전 준비, 정보 수집이 샤이 증후군을 극복하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사회인지심리학 분야에 ‘10년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느 분야든 전문성을 얻으려면 10년 이상 노력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뜻이죠. 그만큼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해질 필요도 있다. 최 연구원은 “다른 사람들은 더듬거림과 실수를 당신이 느끼는 것만큼 느끼지 않는다. 자신의 실제 모습과 이상적 모습의 차이를 인정하고 격차를 줄이려는 현실적 노력을 시도하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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