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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다큐멘터리 및

국보급 유물까지 파는 북한 박물관(경악할...)

by 현상아 2007. 9. 2.
 

북한 박물관이 ‘국보급 문화재 장사’

3세기때 만든 ‘채협’, 日人에게 70만달러에 팔아달라 부탁

 

평양의 조선중앙역사박물관(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 해당)이 최근 국보급 희귀 문화재 채협(彩?·대나무로 짠 뒤 그림을 그린 상자)을 일본 방송인에게 70만 달러(약 6억5800만원)에 팔아 달라고 부탁했음이 밝혀졌다. 박물관측은 이를 위해 정밀 촬영까지 허용했다.

31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문화재 전문가들은 “굳이 팔겠다면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 장기 대여해 전시하고 대여료를 받는 게 낫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간 북한의 지도층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문화재를 비밀 유출시킨다는 소문은 있었다. 1998년 우리나라에 들어온 평양 동암리벽화 조각도 같은 경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런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중앙박물관까지 공공연하게 유물을 판다는 것도 세계적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 ▲ 북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70만 달러에 팔겠다며 내놓은 채협(그림을 그린 대바구니). 아래 사진 자막에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부관장이‘70만 달러에 팔겠다’고 말한 내용이 적혀 있다. /일본 TBS 제공


이번 일은 일본 TBS방송사가 지난 6월 10일 ‘보도특집-왜 팔려는가, 북조선의 역사적 비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함으로써 드러났다. 이 유물은 1931년 조선고적연구회가 평양에서 발굴한 서기 3세기 채협총(彩?塚)의 채협이다. 대나무로 정교하게 짠 위에 그림을 그린 보물상자로 당시 ‘초일류의 세계적 유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무덤 이름까지 유물의 이름을 땄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TBS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가타노다씨는 지난 4월 25일 군사 퍼레이드 촬영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그러나 가이드는 군사 퍼레이드에는 접근하기 힘들다며 그를 조선중앙역사박물관으로 안내했다. 그쪽 부관장이 나와서 유물 한 점을 보여주며 촬영하게 한 뒤 “이 유물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런 사람에게 팔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유물의 이름조차 몰랐던 가타노다씨는 일본으로 돌아와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채협총의 채협이었다. 가타노다씨는 1주일 뒤 다시 조선중박으로 가서 정밀 촬영을 했다. 가타노다씨가 “귀중한 유물인데 왜 팔려고 하느냐”고 묻자, 부관장은 “귀중하기는 하지만, 중국 한(漢)나라 유물이기에 우리에게는 보존할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방송에서 ‘판매 희망가’를 제시한 사람도 부관장이었다.

가타노다씨는 정밀 촬영한 사진과 실측치 등을 다카쿠 겐지 사이타마대 교수(낙랑사 전공)에게 보여 주었다. 그는 1934년 간행된 채협총 발굴보고서에 실린 채협 사진과 비교한 뒤 “그림 중간 중간에 금간 부분이나, 상자가 휘어진 모습까지 일치한다”며 진품이 틀림없다고 확인했다. 조선총독부 박물관에서 일했으며, 한국 고고학 1세대에 큰 영향을 끼친 아리미츠 교이치(92)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 역시 촬영 사진을 살핀 뒤 “이런 물건은 모조품을 만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건무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용인대 교수)과 오영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낙랑사 전공) 등도 31일 프로그램을 본 뒤 “상자가 휜 모양새나 금 간 상태 등을 저렇게까지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며 “진품이 맞다”고 했다.

이 전 관장은 “채협은 스웨덴 스톡홀롬의 국립역사박물관에도 복제품이 전시됐을 정도로 세계적인 유물”이라며 “사립박물관이면 몰라도 국가의 대표적 박물관이 유물을 파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TBS 보도특집팀 후쿠모토 PD는 31일 “방영 뒤 북한측으로부터 어떤 반응도 없었다”고 했다.

  • 북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부관장이 70만달러에 채협총 채협을 팔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부관장이 채협총 채협 판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선중앙역사박물관측이 채협총 유물을 파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아리미츠 교이치 교토대 명예교수가 북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해외에 판매하려는 채협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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