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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김정일·푸틴 2007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 노린다`

by 현상아 2007. 9. 17.
'노무현·김정일·푸틴 2007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 노린다` [조인스]
고르바초프·엘친 두 前대통령 극동지역 자문위원 아나톨리 리 충격 증언
 오는 10월2~4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성사 뒤에 남·북한과 러시아 정상의 노벨평화상 공동수상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9월18일 발매되는 <월간중앙> 10월호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해 세 나라의 비공개 핵심인사들이 참여한 ‘N-프로젝트’가 가동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라고 보도했다. ‘N’이란 이니셜은 노벨상을 의미한다.

이런 내용을 증언한 사람은 한국 출신으로 고르바초프·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극동지역 자문위원을 지낸 아나톨리 리 박사. 그는 N-프로젝트에 직접 개입돼 있는 인물이다. 또 그는 러시아에서 극동시베리아 농업개발 방향을 주제로 쓴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한반도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이다.

아나톨리 리 박사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및 N-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발레리 수히닌(57)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를 지목했다. 수히닌 대사는 러시아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로 평양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부대사로 재직했으며 남·북한 정상과 푸틴 대통령이 회담할 때 통역을 전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아나톨리 리 박사는 “지난 3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비공식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만난 인물이 수히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라는 김만복 국정원장 역시 두 차례 방북에서 수히닌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N-프로젝트는 정확히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2000년 10월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결정된 이틀 뒤 러시아의 사할린에 위치한 홈스크 석유광구 초대소로 극비리에 사람들이 모였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외교위원장과 그 일행, 극동지역 전권특사실 담당관, 사할린 지역의 광구를 소유한 석유재벌들, 그리고 남·북한의 비공개 인사 등이었다. 여기서 논의한 내용이 ‘N-프로젝트’로 가동된 것이다.”

- 그날 논의한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푸틴의 장기집권 전략이었다. 당시 푸틴은 재선을 노리고 있었는데 재선은 확실한 상황이어서 별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러시아연방 헌법상 3연임은 금지돼 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2차 임기 말에 러시아 국민의 지지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노벨평화상 같은 국제적 공적을 이룬다면 헌법 개정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이후 본격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 푸틴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남북정상회담이 도대체 어떻게 연결된다는 말인가?

“사할린에서의 모임이 있은 뒤 러시아 측에서 노벨평화상사무국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자문 결과 푸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크게 두 가지로 제시됐다. 우선 체첸 반군 등에 대한 무력 행사를 중지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다음이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하고 북한의 핵무기를 불능화하는 일도 포함돼 있다.

또 한반도의 통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러시아가 제공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작전을 펼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북·러 3자 정상회담(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일) 개최가 1차 목표였다. 솔직히 푸틴 대통령 혼자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은 어색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한과 러시아 수반의 공동 수상을 노리고 덤벼든 것이다.”

- 하지만 오는 10월 초의 남북정상회담 일정 어디에도 ‘러시아’는 보이지 않는다. 또 주무대 역시 러시아 극동지방이 아닌 평양으로 결정났다. 왜 그런가?

“러시아가 제외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정상회담에 러시아는 표면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일종의 장치로 해석하면 된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내용을 알고 보면 그 재미가 반감되듯,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그런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회담 장소가 러시아 극동이 아닌 평양이 된 이유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개인의 신변 보호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다.”

-푸틴이 직접 평양을 방문한다는 말인가?

“현재로서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카밀 이사하코프 극동지역 전권대사가 대통령 대리로 올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이벤트를 펼칠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이벤트를 말하나?

“핫산을 주목하라. 그곳에 집결된 러시아 곡물과 원자재가 두만강 국경을 넘어 나진·선봉과 평양을 거쳐 서울로 향할 것이다. 어쩌면 부산까지 내려갈지도 모른다. 상상해 보라.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대륙으로 가는 육로가 완전히 뚫리는 것이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이벤트가 어디 있겠나? 어차피 북핵 문제나 평화협정 자체는 남·북한의 범위를 벗어난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은 피하려는 눈치다.”
아나톨리 리 박사는 남북정상회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벤트 몇 가지를 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지는 일문일답.

- 또 다른 이벤트는 없나?

“러시아가 또 다른 선물로 에너지, 즉 석유와 가스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현재 심각한 에너지란을 겪고 있지 않은가? 함경북도 나진·선봉시에 있는 승리화학공장(연간 처리 능력 200만t)은 북한에서 제일 큰 정유시설이 있는 곳으로 러시아에서 파이프가 이어져 있다. 일반에게는 이 파이프가 옛 소련 붕괴 이후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식 방지를 위해 1년에 두 번(4월과 9월)씩 여전히 가동을 하고 있다. 이 정유시설을 본격적으로 재가동하는 이벤트를 기대해도 좋다는 말이다. 물론 재가동에 드는 비용에 대해서는 러시아 정부가 ‘북핵 문제의 점진적 해결에 따른 주변 국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 가능성이 있다.”

- 석유가 아닌 가스의 경우는 어떤가?

“가스는 한국도 혜택을 보는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가스 파이프라인을 한국까지 연결하면 러시아로서는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내가 아는 또 다른 이벤트 중에는 재미있는 것도 있다. 가령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처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북한식당을 운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제주도에 식당을 연 뒤 훈련된 북한 여성을 직원으로 데려오는 구체적 방안까지 생각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석상에서 논의되기보다 우연한 제안 형식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꺼낼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의 스타일상 이번 회담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얼렁뚱땅 치르는 행사가 아닌 대단한 행사가 될 것이다. 또 내가 이야기하지 않은 다른 이벤트가 더 나올 수도 있다.”


김상진_월간중앙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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