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IQ를 갖춘 똑똑한 지능형 빌딩이 21세기 건축문화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중앙통제시스템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되는 지능형 빌딩은 첨단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입주자에게 최적의 근무환경을 제공하며, 효율적 빌딩관리를 통해 경비도 절감시켜 준다.
특히 지능형 빌딩은 지열이나 태양열 등 환경친화적 에너지를 활용,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단계에까지 진화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서는 햇빛을 측정하는 센서가 조명을 조절한다. 햇빛이 비치면 조명은 바로 어두워지고, 구름이 지나가 해를 가리면 저절로 밝아진다.
일본 니혼덴키(일본전기, NEC) 슈퍼타워 빌딩의 경우 사무실에는 종이와 캐비닛이 없다. 그 대신 워드프로세서·전자우편·전자게시판·전자전표·전자캐비닛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단말기에 의해 모든 사무가 처리된다.
이 슈퍼타워 빌딩은 방범·전기 배전·조명·냉난방·화재방지·출입통제·엘리베이터 운영 등이 통신망으로 엮어진 빌딩 자동화시스템에 의해 통제된다.
또한 건물 내의 컴퓨터와 사설교환망 및 랜(LAN)을 유기적으로 연결, 문서처리·회계관리·연구개발·정보은행 구축 등 사무가 자동화되고, 위성통신·쌍방향 CATV·음성회의 등의 정보통신도 가능하다.
이처럼 최근 들어 IQ를 갖춘 똑똑한 빌딩, 즉 지능형 빌딩(인텔리전스 빌딩)이 건축문화를 바꾸고 있다.
출입보안이나 주차관리, 온도조절 같은 단계를 넘어 빌딩 내의 공기흐름까지 제어하고, 지열이나 태양열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단계까지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사실 대형빌딩은 웬만한 도시의 인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이 때문에 철저한 보안과 효율적인 운용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건물 스스로가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대형빌딩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능형 빌딩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지능형 빌딩은 첨단 자동화시스템과 쾌적한 환경이 어우러져 고품질의 사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화상전화, 네트워크, 영상과 통신의 결합 등 오피스 자동화를 통해 사무실을 지식 창출을 위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능형 빌딩의 건축은 요즘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실제 주요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21세기 글로벌 경영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빌딩의 건립을 장려하고 있다.
깨끗한 환경뿐 아니라 친(親) 입주자형 건물을 지음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능형 빌딩은 빌딩자동화시스템(BAS), 정보통신시스템(ITS), 사무자동화시스템(OAS)을 기본으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필요한 기능과 용도에 맞게 적절히 통합하는 것이다.
정보통신 환경 구축이 관건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르는 지능형 빌딩의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지능형 빌딩 인증 서비스 업체인 IBS코리아에 따르면 건축계획, 기계설비, 정보통신, 에너지절약형 설비 등 크게 6개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6개 분야는 다시 130개의 문항으로 세분화되어 건물의 지능화 정도를 가늠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정보통신 환경의 구축이다. 특히 정보통신 환경은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지능형 빌딩을 건축할 당시의 기술 수준보다 최소한 4~5년 앞을 내다보고 지어야 한다.
건물이 완공되는 4~5년 뒤에는 설계 당시의 정보통신기술이 더 이상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지능형 빌딩의 등급에는 1급에서 3급까지 모두 3단계가 있다. 1등급은 현재 기술로서는 최고 수준의 미래 지향적 건물일 경우에 주어진다. 대략 10년 이상을 앞서가는 것이 기본이다.
2등급은 4~5년을 내다본 건물에 주어지며, 3등급인 경우에도 일반 건물보다는 훨씬 우수한 건물로 평가된다.
국내 지능형 빌딩의 효시는 지난 1996년 완공된 서울 삼성동의 포스코 빌딩. 지상 20층과 30층 2개의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무한한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는 외향을 갖고 있다.
수원에 지어진 삼성전자의 정보통신연구소 역시 대표적인 1등급 지능형 빌딩이며, 서울 명동 신세계 백화점 옆에 건축 중인 25층 규모의 중앙우체국 신사옥 역시 1등급 지능형 빌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우체국 신사옥이 지능형 빌딩 1등급 인증을 받게 되면 국가기관으로서는 첫 인증을 받는 건물로 기록된다.
최근에는 환경친화적인 발전시스템을 도입, 에너지 절감과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절감시키는 건물도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내에 건립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콤플렉스 ‘누리꿈 스퀘어(NURiTKUM Square)’가 대표적인 케이스.
누리꿈 스퀘어는 무선 랜과 통합배선시스템을 통한 첨단 사무환경, RFID를 통한 위치정보시스템, 생체인식보안시스템 등의 기반시설을 모두 갖출 예정이다.
보안과 에너지 절감도 중요
지능형 빌딩의 보안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체인식기술. 생체인식기술은 최근 홍채와 지문, 정맥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첨단기술이 계속 선보이고 있는 상태.
실제 ID카드를 통한 출입통제뿐만 아니라 지문인식, 정맥인식 등 생체인식시스템, 출입자들의 가방이나 소포 등을 점검하는 X-레이 검색대가 잇따라 설치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체인식기술이 오피스 공간 뿐 아니라 가정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지능형 빌딩은 사무 공간 이용도 기존 건물과는 완연히 다르다. 10명의 인원이 사무실 공간을 한 사람이 이용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등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며, 가장 적은 공간에서도 최적의 인원이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하는 것.
대다수 빌딩들이 소모하고 있는 에너지는 국가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5∼3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따라서 지능형 빌딩이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각종 첨단장비 증가로 인한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다.
실제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지능형 빌딩의 가장 큰 목적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지능형 빌딩의 에너지 소모 감소 문제는 앞으로도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능형 빌딩이 해결해야할 또 하나의 문제는 빌딩자동화 통신방식에 대한 표준 제정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빌딩자동화를 위한 통신방식으로 개방형 통신방식인 BACnet을 규격으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회사의 경우 각자가 개발한 폐쇄형 통신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개발 및 설치 업체에 대한 종속 문제, 그리고 시스템의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빌딩자동화 표준 통신방식인 BACnet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빌딩자동화시스템 설계, 구매, 관리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BACnet 통신방식을 적용하면 쾌적한 사무환경, 에너지 절감 등이 가능한 지능형 빌딩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빌딩 사용자 입장에서는 개방형 통신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시스템의 통합, 확장 및 유지보수가 용이해지고 높은 신뢰성을 가진 자동화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술표준원의 한 관계자는 지능형 빌딩의 기술 표준과 관련, “업체마다 관련된 프로토콜이 달라 기술표준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방형 시스템을 채택하고 표준화를 활용함으로써 지능형 빌딩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출처 : 파퓰러사이언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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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 9 기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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