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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IT. 과학 및

물로 가는 자동차(비운의 과학자들....)

by 현상아 2007. 11. 21.

 

▒ 세상에는 공기만큼 흔한 것이 하나있다. 바로 지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이다.
이 무한한 자원인 물을 자동차용 연료로 쓸 수만 있다면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해 있는 극심한 에너지난은 일거에 해소된다.


그렇지만 과연 가능할까. 태양열, 연료전지,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들의 발달로 이 꿈같은 이야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는 지금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각 국가들이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자연에너지와 수소,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가스하이드레이트, 오일샌드 등 신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신재생에너지 또한 환경성, 유한성, 경제성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과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환경적·지리적 여건에 관계없이 저렴하게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꿈의 연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모든 에너지와 앞으로 출현할지 모를 미래 에너지까지 통틀어 가장 탁월한 메리트를 지닌 에너지가 하나 있다.


바로 ‘물’이다. 만약 우리가 휘발유 대신 물을 연료로 쓰는 이른바 ‘물 자동차(water powered car)’를 개발해낸다면 에너지난이란 단어는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물 자동차는 정말 가능한 이야기 일까. 많은 사람들은 이의 현실화에 의문을 제기하며 소설에나 나올 법한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신 있게 ‘예스’를 외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물에 대한 물리적·화학적 연구를 통해 이론적으로 물 자동차가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 100년의 역사...비운의 과학자들
 
사실 물 자동차는 모든 발명가들이 꿈꾸는 궁극의 자동차다. 이를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이 100여년전부터 괴짜, 사기꾼이라는 비아냥을 무릅쓰고 일생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상용화 단계에 근접한 놀랄만한 성과를 올린 이들도 다수 있다.


이중 영국인 스탠리 마이어는 물 자동차를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연구자다. 인류 역사상 가장 효율적·진보적인 물연료시스템 기술을 확보, 물로 구동되는 프로토타입 자동차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의 물 자동차는 지난 95년말 영국의 채널4TV에서 방영된 한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일반 자동차를 개조해 그가 개발한 특수 전기분해장치를 부착한 이 차량은 오직 물 만을 넣고 시속 80km로 도로를 주행했다.


당시 그는 “물(H2O)을 전기분해해 수소(H)와 산소(O)로 분리되듯 특정조건하에서 이온화된 수소와 산소를 연소시키면 물이 생성되면서 폭발적 에너지가 발생한다”며 “이 폭발력이 차량의 동력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특수전기분해장치는 물전기분해로 이온화된 수소·산소 혼합기체를 만드는 기계인 셈이다. 특히 마이어는 이 기술로 다수의 미국 특허를 확보, 상용화의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그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TV출연 후 2년여 만인 98년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던 중 모든 핵심기술을 머릿속에 간직한 채 의문의 죽음을 맞은 것.

이렇게 물 자동차 제조 비법이 허무하게 사라지자 사람들은 그가 독살됐다고 믿었다.


사실 어찌된 일인지 물 자동차 연구자 중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사람들 대다수가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받거나 의문사 했다.


물전기분해 방식의 수소·산소혼합가스(일명 브라운가스) 발생장치를 개발한 율 브라운 박사는 괴한에게 총을 맞은 경험이 있으며 조셀(Joe Cell)이라는 물 연료화 장치 개발자인 빌 윌리엄은 연구를 중단하지 않으면 손자를 죽이겠다는 협박에 굴복, 모든 연구를 접었다.


이외에도 매스컴에 연구성과가 보도된 많은 이들이 괴한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연구중단을 요구받았다.


사람들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사고를 보고 물 자동차 개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존재, 즉 석유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정유사들과 이들에게 엄청난 세금을 받고 있는 정부가 개입됐다는 음모설을 제기하고 있기까지 하다.

 

 

◈ 물 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미래


주로 개인적 차원의 연구가 이루어진 탓에 음모와 모략, 미스터리 등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과거사에서 벗어나 좀더 사실성과 명확함이 돋보이는 현실로 돌아와 보자.


그래도 여전히 물 자동차는 꿈이 아닌 가능성의 범주에 속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에서 다수의 유명기업들과 대학, 연구기관들이 물 자동차를 연구 중에 있다.


특징적인 사실은 이같은 노력의 대부분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기술개발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줄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와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주는 물전기분해 장치가 개발돼 있는 상황에서 차량 내부에 두 장비를 함께 장착, 자체적으로 수소를 제조·공급한다면 이것이 결국 물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의 기술로는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로 생산한 전력이 당초 전기분해에 쓰인 전력량 보다 낮아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 자동차 연구의 대부분이 물전기분해 기술 고도화, 새로운 물분해 기술 개발, 그리고 연료전지의 효율성 증진에 맞춰져 있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물들도 속속 도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체에너지 업체인 하이파워 퓨얼(Hypower Fuel) 사는 얼마전 1와트의 전기로 1리터의 수소생산이 가능한 전기분해방식 수소발생기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현존하는 그 어떤 기술보다도 수소생산효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현재 독일의 폭스바겐이 자사 차량에 이 장비를 채용, 수소자동차의 뒤를 이를 미래형 물 자동차의 기반기술 확보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발군의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삼성전기가 혁신적인 제품 하나를 선보였다.


‘휴대폰 연료전지용 수소발생장치’가 그것으로 물전기분해로 얻은 수소로서 전력을 생산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휴대기기용 연료전지 중 평범한(?) 물을 연료로 쓰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덧붙여 지난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과 일본 도쿄대학 공동연구팀은 질화갈륨결정을 이용, 기존 전기분해공정 없이 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질소물반도체와 도선(導線)으로 연결된 백금을 물에 넣고 백색의 제논(Xe) 빛을 쏘이자 전류가 생성되며 물분해가 일어난 것.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고효율의 물 연료전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연료전지 및 전기분해장치 소형화 기술, 제조단가 하락 기술 등 궁극적으로 물 자동차의 개발에 힘을 보태게 될 성과들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향후 물 자동차에 활용될 수도 있음을 연구자들이 내세우지 않고(혹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물 자동차는 절대 허황된 망상의 산물이 아니다. 시기상의 문제에 불과하다.
단 우리가 휘발유 값을 걱정하지 않고 운전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물 자동차, 물 무한동력, 물 연료 등을 개발했다며 투자를 종용하는 사기꾼들이다.


실제로 인류가 물을 연료화 시키기 위해 노력한 이래, 물 연료의 무한한 시장가치를 인식한 이래 사기꾼에 의한 서민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전 세계 에너지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수도 있는 물 자동차가 실제 개발됐다면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사실만 명심하면 된다.

 


▣ 역사 속 물 자동차 사기 사건


일시 : 1916년
장소 : 미국 롱아일랜드주 파밍데일


루이스 엔리히라는 70세 노인이 ‘물로 달리는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자들 앞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그는 자동차 연료탱크에 물을 넣고는 정체 모를 녹색 알약 몇 알을 첨가했다.


그러자 차에 시동이 걸렸으며 인근 지역을 한참이나 달렸다.
루이스는 “이 알약만 있으면 1갤런의 휘발유와 동일한 능력의 물 연료를 단돈 1페니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기업들은 물론 군관계자, 대학교수들이 그를 찾아왔다. 검증도 재차 이뤄졌지만 누구도 비밀을 파헤치진 못했다.


포드자동차의 설립자인 헨리 포드조차 완전히 속아 넘어갔을 정도다. 결국 이 사건은 전 미국 국민들을 상대로 한 대(大) 사기극으로 결론지어졌지만 녹색 알약의 비밀은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일시 : 1917년
장소 : 미국 롱아일랜드주 브루클린


존 앤드류라는 사람이 미 해군 브루클린 기지의 관계자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맹물이나 소금물을 차량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1갤런의 연료 제조에 2센트면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시연 기회를 주기로 한 해군은 모터보트 1대와 깨끗한 물 한 양동이를 내어줬다. 이에 존은 물 양동이를 들고 자신의 차로 들어가더니 1분만에 연료로 전환해 나왔고 모터보트 연료탱크에 이 연료를 넣고 키를 돌리자 시동이 걸렸다.


해군은 존에게 별도의 밀폐된 방안에서 다시 한번 연료제조를 요청했다. 사전에 준비한 연료와의 바꿔치기 가능성을 차단키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는 1분만에 연료제조를 완료했고 보트의 엔진도 원활히 가동됐다.


이 또한 사기로 밝혀졌지만 어떤 방법이 동원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시 : 1954년
장소 : 미국 일리노이주 리빙스턴


귀도 프렌치라는 전직 광부가 물을 차량 연료로 변환할 수 있는 신비의 화학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석탄을 원료로 한 이 물질을 물에 넣으면 ‘105-옥탄 연료’(일명 ‘모타(Mota)’)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그 또한 수백 명의 관중 앞에서 수백차례에 걸쳐 모타를 만들어 성공적인 시연을 펼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프렌치는 대량생산공장 건설을 빌미로 지분 1%당 1,000 달러의 이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렇게 그는 전체 주식의 30배인 3000%의 지분을 팔았다. 물론 공장가동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타를 빌미로 한 이 같은 사기행각으로 그는 1954년과 1979년 법정에 섰다.


첫 번째는 운 좋게도 엉성한(?) 전문가들이 모타의 가능성을 인정, 무죄 방면됐지만 두 번째는 2만달러를 떼인 피의자의 고소로 징역 5년을 판결 받았다.


<출처> 파퓰러사이언스, 2007. 11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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