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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Health 119

호르몬제가 심장 마비를 유발하다-저자 : Dr. Ray Strand

by 현상아 2008. 1. 20.

약의 살인,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될수록 약과 병원을 멀리 하라 1

약이 사람을 죽인다처방약에 의한 죽음>

저자 : Dr. Ray Strand(의학박사, 레이 스트랜드)

 

<저자의 글>

약의 살인,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다

 

피곤해서 하품이 나왔다. 비행기 압력 때문에 귀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엔진이 심하게 덜컹거렸지만 머리 좀 쉬게 하려고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하고 뒤로 기댔다. 지난 48시간 동안 있었던 끔찍한 일들이 마음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 떠올랐다. 갈 때는 응급환자 수송 비행기의 강한 소독약 냄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호흡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하다.

눈이 큰 금발머리의 어린 소녀가 어린이 병동에서 튜브와 링거주사에 의존해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었다. 하이디가 살아 있을까 생각하면서 시계를 봤다. 그 아이는 절실한 친구의 딸이자 내 환자였다.

이마의 땀을 닦아내고 하이디를 위해 한 번 더 기도했다. 사실 그 아이는 음주 운전 차량에 치이지도, 심각한 병이 있지도 않았다. 순전히 내가 처방한 약의 부작용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의대를 다닐 때도, 졸업 후 실습 과정을 밟을 때도 나는 이런 상황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무력감과 분노가 나를 휘감아 내려갔고, 하이디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선생님, 제발 도와주세요. 내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는 건 비행기 진동 때문일까, 아니면 무너져 내린 자신감 때문일까? 다 팽개치고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었다. 내 대답은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나 아픈 아이들, 그 아이들의 부모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지쳤다.

잠깐 깜박했나 보다. 사실 잠을 잔 건지, 깬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분명히, 깊고 조용히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모두 내게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복음11:28) 너의 걱정을 모두 내게 맡겨라. 이 말을 계속 반복하자 마음이 충만함으로 가득 찼고 그제야 편안하고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었다. 힘들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신이 전하는 이 연민에 찬 메시지가 이후 수년 간 환자를 돌볼 때나 이 책을 쓸 때나 내게 힘이 되어주었다. 그날 밤 이후, 나를 찾은 모든 환자들을 보호해야겠다는 내 마음은 더 강고해졌다. 그 누구의 고통과 상처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

하이디는 내 진료실에 있는 상패, 면허증, 학위 증명서가 뭔지도 몰랐다. 길고 복잡한 약품인허가 과정과 연관된 정치 놀음이나 자신이 죽을 뻔했던 날 밤에 있었던 일이 FDA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아이는 자신을 살리는 데 병원 직원 수백 명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른다. 하이디는 단지 살고 싶어 할 뿐이다.

의사들은 실습과정에서 실제 진료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정서적 위기감에 흔들리지 않고 지내는 법을 배운다. 어떤 심각한 혼돈 속에서도 우리 의사는 강해야 한다. 통계 수치와 기술적인 전문용어가 의료계에 잠재된 위험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와 정반대일 수 있다.

의료 통계는 사람의 얼굴이다. 이 책은 통계 조사를 기초로 하여 씌었지만, 실존 인물에 대해 쓴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통계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친한 친구, 아들, 딸 등 모두 생명을 대변한다. 약물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사례를 인용할 때 나는 내 진료실을 찾아 온 환자와 가족의 얼굴을 떠올린다. 펜펜(Fen-Phen)이라는 복합 처방약을 먹고 목숨을 잃은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남편의 심정을 상상할 수 있었다.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가정의학과 진료를 해 온 지난 30년 간 나는 약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것이 환자 가족에게 의미하는 바를 직접 보고 경험해왔다. 오늘날 약의 부작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대 의학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 같다. 만약 이 책의 제목을 <심장 마비가 사람을 죽인다> 혹은 <암이 사람을 죽인다>이라고 했다면, 난색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환자들에게 심장 마비나 암 예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일 테니까, 하지만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인 약물 부작용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 누군가 에게는 해가 된다. 내게 이롭든 해롭든, 사람들이 거의 택하지 않는 길을 걸어가겠다. 누군가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약 이라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책이 나왔다. 1부에서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의약품 승인 시스템의 내부 사정과 역사에 대해 알게 된다. 2부에서는 그 시스템이 왜, 그리고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고 시장에서 퇴출당한 약들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이미 복용했을지 모르는 위험한 의약품에 얽힌 이야기에 놀라게 된다. 3부에서는 올바른 약 선택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침을 의사의 입장에서 전한다. 이를 통해 여러분은 약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약이 꼭 필요한지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저술하며 이런 다짐을 했다.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고, 건강을 되찾아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다해 돕겠다고. 우리가 힘을 합치면 또 다른 사람을 죽이는 약을 막아낼 수 있을 테니까.

 

                            의학박사 레이 스트랜드

    모든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건강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중에는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면에 건강에 유달리 신경을 쓰고 사는데도 불구하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건강도 팔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태어나면서 가지고 나온 근본적인 팔자를 어떻게 바꿀 수 없다손 치더라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후천적 팔자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팔자를 바꾸는 시간이 곧 우리의 삶이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소유하는 그 시간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현재보다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그 건강을 얻기 위해서는 남을 의지하는 의타적 사고에서 본인 스스로 건강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지혜의 필요성을 현존하는 모든 의학의 한계를 이해함으로써 그 소중한 가치를 높게 인식할 때 본인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다스리는 능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 우리가 질병에 걸렸을 때 너무 쉽게 약을 찾고 병원치료에 매달린다. 과연 우리가 먹는 약은 안전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고 치료 역시 안전한 효과를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인지 의료현장에서 체험적인 글을 쓴 양심적인 의사들의 글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그 분들의 글을 같이 읽으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설명 드리기 위해 이 글을 시작한다. 먼저 소개하는 책은 의학박사인 레이 스트랜드의 처방약에 의한 죽음(Death by Prescription)과 외과의사인 아툴 가완디의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원저 Complications 이다. 무심코 먹은 약 한 알이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고 잘못된 수술로 인해 당신은 목숨을 빼앗길 수도 아니면 영원한 불구자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약물사고나 의료사고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의 자각과 삶의 지혜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건강하게 타고 난 제 수명을 다 채우고 죽기 위해서는 약과 병원은 되도록 멀리하고 본인 스스로 몸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지혜를 터득하기를 바란다.

 

 

1. 당신의 약, 이렇게 만들어진다.

01. 약이 지금 당신을 노린다

 

    신시아는 떨리는 몸으로 뒤쪽이 터진 작은 가운을 입었다. 검사대에 못 오를 정도로 긴장한 건 아니지만 의사가 올 때까지 구석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있기로 했다. 방안은 그리 춥지 않았으나 신시아는 두 팔을 감싸 안았다. 여러 해 동안 자궁암 조기 검사와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조금 익숙해지긴 했어도 결코 편안한 건 아니었다. 신시아는 몇 년 전에 이 작은 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터득했다. 그냥 눈을 질끈 감고 숨을 깊이 쉬며 자신이 받은 많은 축복들을 하나씩 떠올리는 거였다. 48세 나이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꿈꾸는 삶을 살고 있던 신시아에게는 감사할 일이 너무도 많았다. 어머니로서 보낸 삶, 정다운 가정, 사랑스러운 친구들,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함께하는 남편 필과의 관계가 가족 앨범 마냥 마음속에 하나하나 펼쳐졌다. 가장 맘에 드는 축복은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이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녀가 속삭였다. 막내마저 이제 대학에 들어가 집을 떠났다. 그녀와 필은 더 많은 자유가 허락된 새로운 삶, 여행과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을 기대하고 있었다. 십대 세 명을 키우면서 흰 머리가 늘긴 했지만 식생활 관리를 잘한 덕분에 신시아는 아주 건강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여섯 달 동안 신시아는 밤이면 몸에 땀이 나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래서 이번에는 의사와 폐경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요즘 들어 생리가 띄엄띄엄 해졌고 두어 달은 아예 없었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신시아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검사하던 의사는 그녀가 폐경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호르몬 대체 요법을 적극 권했다. 의사는 호르몬 대체 요법이 얼마나 좋은지 자신 있게 설명하면서 에스트로겐이 모든 폐경기 증후군을 완화시킬 거라고 장담했다. 또한 골다공증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심장마비, 뇌졸증을 예방하며 성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그런 질병으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하고 싶었지만 신시아는 건강 관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 의사에게 호르몬 대체 요법의 위험성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약이라면 어느 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특히 남은 인생은 더더욱 그랬다. 의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모든 여성들에게 호르몬 대체 요법이 필요하며 신시아는 장기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차트를 보던 의사는 호르몬 대체 요법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의학 논문에서도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놓고 상반되는 보고를 하고 있으며 언제 결론이 날지 모르는 문제라고 했다. 의사는 이야기를 끝내자는 투로 말했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것 때문에 생길지 모르는 위험성보다 훨씬 큽니다. 수백 명의 환자에게 처방해줬지만 문제가 생긴 적은 한 번도 없었고요. 소심해진 신시아는 결국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기로 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돈을 내고 전문적인 조언을 얻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었다. 그녀는 매일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꾸준히 복용하기 시작했다. 밤에 땀이 나던 증상이랑 얼굴 화끈거림이 누그러지더니 마침내 완전히 없어졌다. 마음이 놓인 신시아는 추가로 칼슘과 비타민D도 복용하고 운동도 계속했다. 몇 달이 지나자 아주 건강해진 느낌들이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새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신시아는 봄맞이 대청소를 하려고 창문과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집안 곳곳을 걸레질하고 튤립과 수선화 다발로 현관을 장식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가슴에 무거운 것이 부딪힌 것 같더니 숨이 가빠지고 걷잡을 수 없이 땀이 나기 시작했다. 가슴에 느껴지던 불편함은 왼쪽 어깨로 퍼지더니 외쪽 팔 아래까지 내려갔다. 집에 아무도 없던 터라 거의 기다시피 몸을 질질 끌고 가 911에 전화했다. 의식을 잃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던 신시아는 몇 초 되지 않아 마룻바닥에 쓰러졌다. 전화는 계속 연결되어 있었기에 911 교환원이 번호를 추적하여 대원들에게 알렸다. 구급 대원들이 15분 내로 도착해 마루에 쓰러져 있는 신시아를 발견했다. 대원들은 심폐 소생술을 실시했고 그녀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신속히 이송했다. 응급실 전 직원과 의사들이 신시아를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병원 직원들은 사방으로 남편 필을 찾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렸고 그는 모든 일을 제쳐둔 채 응급실로 달려왔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아내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갈 수 없었다. 신시아는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다. 잔뜩 긴장한 와중에도 필은 여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자기 아내를 소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는 심장 전문의로 있는 필의 친구 폴도 있었다. 오전 회진을 돌다가 병원 인터콤에서 코드 불루(병원 응급 상황) 라는 말을 듣고 달려왔던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충격을 받은 필을 간호사가 응급실 가까이 있는 가족 대기실로 안내했다. 가슴을 쥐어짜는 것만 같은 25분이 흘렀다. 이제는 단 1분도 더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드니 폴이 서 있었다. 폴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좋지 않은 소식을 예감했다. 폴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신시아가 죽었어. 구해보려고 모든 노력을 다 했지만 허사였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방금 들은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고 했지만 고작 두 시간 전에 출근하면서 키스했던 아내의 얼굴만 떠오를 뿐이었다. 그녀는 생기 있고 활력이 넘쳤었다. 심장 마비 때문에 결국 심장 박동이 정지됐어. 지금 막 심장이 멎어 버렸네. 다시 뛰게 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

 

   <심장 마비를 예방하기 위해 먹은 호르몬제가 심장 마비를 유발하다>

  필과 그 가족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버린 비극의 아침이 있은 지 몇 주가 지나갔다. 신시아가 사라진 가족의 삶은 매순간 상실감으로 가득 찼다. 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 마비의 일종인 심각한 관상동맥 혈전증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신시아는 심장병에 걸릴 만한 위험 요소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활동적이었고 음식에도 주의를 기울였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이었다. 가족 가운데 심장 질환을 앓은 병력도 없었다. 결국 필은 심장 전문의이자 친구인 폴과 식사를 하면서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친구는 말이 없었다. 필은 몇 가지 가볍고 의례적인 말을 한 뒤 친구의 의견을 물었다. ? 신시아가 심장 마비를 일으킨 거지? 오랜 침묵 끝에 폴은 심장 마비와 발작이 몇 달 전에 시작했던 호르몬 대체 요법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리고 에스트로겐은 혈액을 서서히 응고시켜 다리나 폐, 뇌에 색전증(피의 찌꺼기가 혈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막은 상태)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라고 했다. 그리고 최근 임상 연구 결과를 보면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는 여성들, 특히 복용한 지 1년 이내의 여성들에게 뇌졸증(중풍)이나 심장마비가 일어날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필은 혼란스러웠다. 신시아가 한 말이 분명히 기억나. 의사가 자기한테 호르몬제를 처방한 건 뇌졸증이나 심장 마비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했어! 폴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제기되던 문제야.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심장 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이전에 생각하거나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 수 있지. 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정말 유감이네. 필은 더 많은 의혹에 휩싸였다. 이미 에스트로겐이 위험하다는 건 몇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고? 누가 알린 거지? 제약회사? 그 약을 처방한 의사? 처방전을 접수한 약사? 왜 자신과 신시아는 몰랐을까? 최근 임상 연구를 통해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는 여성들이 뇌졸증과 심장 마비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걸 알아냈다면 그 약이 왜 신시아의 약 상자에 있었을까? 어째서 그 의사는 심장 마비나 뇌졸증이 일어날 위험을 줄이려면 신시아에게 그 약을 복용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을까? 신시아의 죽음이나 피해는 단순히 통계 숫자 하나가 아니다. 그 숫자 하나 때문에 가족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예상치 못한 상실감에 빠진다. 필과 신시아가 호르몬 대체 요법에 잠재된 위험만 알았다면,--

  폐경은 질병이 아니라 삶의 한 단계일 뿐인 것을 필은 약물 부작용이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일단 그런 일이 당신에게 일어나면 약물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은 100%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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