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의 다섯 가지 원인
1.육식 증가
미국암협회(ACS)가 20여 년에 걸쳐 14만8610명(50~74세)을 조사한 결과 붉은색 고기를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은 가장 적게 먹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병률이 50% 가량 높았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김남규 교수는 "붉은색 고기와 햄 등 가공육의 동물성 지방이 체내에서 분해·흡수되기 위해선 담즙산이 필요한데, 담즙산이 장에 들어오면 장내 세균에 의해 대사되어 2차 담즙산이 되고, 이것이 발암물질로 작용한다. 또 고기를 직접 불에 굽는 과정에서 각종 발암물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정승용 박사는 "육류 섭취가 대장암 발병 위험인자 중 하나지만 직접적 '발병원인'이라는 정립된 근거는 없다. 육류를 무조건 피하기 보다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2.식이섬유 섭취 감소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 8개국 약 52만 명(25∼70세)의 과거 10년 동안 식이섬유 섭취량을 기준으로 5개 그룹으로 나눈 뒤, 6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식이섬유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1일 평균섭취량 31.9g)이 가장 적은 그룹(12.6g)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25% 낮았다. 그 외 나머지 세 그룹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6~24% 낮았다. 인하대병원 외과 윤민영 교수는 "식이섬유는 배변량을 증가시켜 대변 내의 담즙산 등 발암물질이 희석시키고 배변이 촉진되면서 대변이 대장 내 머무는 시간이 짧아져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3.술
영국암연구소가 48만 명을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매일 한잔 이상 맥주나 와인을 마시는 것이 대장암 발병 위험을 약 25%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유창식 교수는 "술로 인해 대장에서 엽산, 메티오닌과 같은 영양소가 결핍되면서 대장암의발병률이 3배 정도 높아진다. 하루 30g 이상의 과도한 알코올의 섭취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4.흡연
2006년 의학 전문지 '암역학(Cancer Epidemiology)'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대장 선종이 발견될 확률이 1.8배, 선종과 과증식 용종이 같이 발견될 위험이 6.2배 높았다. 서울대병원 외과 박재갑 교수는 "담배를 매일 한 갑씩 20년 이상 피우면 대장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고, 35년 이상 피우면 대장암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대장암 사망률이 30~40% 정도 높다"고 말했다.
5.운동 부족
프랑스 국제암연구소 연구팀이 유럽 내 10개국 41만30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운동이나 집안 청소 등 신체적 활동을 많이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병률이 22% 낮았다. 강남성모병원 외과 오승택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항진시키고, 대변의 대장 통과시간을 감소시켜 대장암을 예방한다. 또 운동부족이나 비만으로 인슐린이 과잉 분비 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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