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씨 금연 100일째의 마음 “언젠가는 내 세포들과 내 의식들이 모두 깨끗이 세척된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기를”
▲ 94년 작업실에서 선화전시회를 준비하는 이외수씨의 모습
소설가 이외수씨가 지난 26일 금연 100일째를 맞이하여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심정을 “금단현상 그 자체가 고문이었다”면서 자신의 심정을 글로 남겼다.
다음은 글의 전문이다.
하루 여덟갑을 피우던 담배를
네 갑으로 줄이는 데도 상당한
결심과 의지력이 필요했다.
네 갑으로 줄인 상태로 약 8개월 정도가 경과되자
다시 호흡곤란과 함께 극심한 기침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잠을 잘 수도 없었고 글을 쓸 수도 없었다.
일사천리로 건강이 악화되고 있었다.
결국 하루 아침에
단호하게 담배를 끊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부터 금단현상과의 끔찍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나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만 극복하면 될 줄 알았다.
금단현상이라는 복병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했다.
날마다 사투가 시작되었다.
담배를 끊던 그날부터 기침은 두 배로 더 늘었고
개스가 차기 시작하면서 날마다 설사가 꼬리를 물었다.
사대육신 오장육부가 모두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전신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금단현상 그 자체가 고문이었다.
기진맥진
한 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손끝 하나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기력이 소진해 버리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여러 가지 약을 써 보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담배를 줘 씨바야
모든 세포들이 그렇게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걍 참아 씨바야
담배를 한 모금도 공급하지 않았다.
오늘이 금연 100일째 되는 날이다
나는 아직도 금단현상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용서하시라
솔직히 말해서 나는 글 한 줄 쓸 기력조차도 없다.
하지만 나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금단현상과의 사투를 벌이면서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언젠가는 내 세포들과 내 의식들이 모두 깨끗이 세척된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게 되기를
그리고 그 때는 내가 조제한 문장 한 줄만 씹어 삼켜도
순식간에 독자들의 영혼이 청량해지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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