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문화] 바보 만들기에 앞장서는 부모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이 없다.
지시만 기다린다.
로봇이 되어버린 아이들.
지시에 의한 복종과 강요에 의한 움직임만 있을 뿐이다.
고등학생임에도 야무지게 청소하는 아이가 극히 적다.
시키는 일만 할뿐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닦으라고 해야 닦고 분리수거 하라고 해야 분리수거를 한다.
그것도 그 날로 끝이다.
공부도 스스로 하는 아이는 드물다.
대답도 못하고 발표도 못하고 질문도 못한다.
함께 슬퍼할 줄도 모르고 함께 기뻐할 줄도 모른다.
옛날 같으면 가장 노릇을 할
다 큰 청년들을 어린아이 취급한다.
믿고 맡겨주면 잘해 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도 주지 않고
할 수 없노라 무시하면서 참견을 멈추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어리석음도, 잘못도 이만한 것이 없다.
마마보이는 아이들에게서가 아니라
부모의 무지와 자기위안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스스로 하도록 맡겨 주었어야 옳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상관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였어야 옳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믿었어야만 했고,
젊었을 때의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진리로 받아들였어야만 했다.
믿지 못하였고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릴 줄 몰랐던 어른들은
이제라도 용서를 구하여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까지 할 수 없다고 의심하며
맡겨주지 못한 어른들은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여야 한다.
지각하여 야단맞는 것도 네 일이니
늦잠을 자든 여유를 부리든 알아서 하라고 해야 했고,
방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스스로 치울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이제 막 하려고 하였는데
기다리지 못하여 대신 해 주고서
야단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3×7이라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아이에게
왜 답을 말하지 못하느냐고 다그치지 말고
5분이고 10분이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아이의 숙제를 대신 해주면서
게으르고 멍청하다고 야단치기 전에
네 일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믿고 맡겨 주었어야 옳다.
과잉 친절로 정상적인 아이를 약한 아이, 무능력한 아이,
창의성 없는 아이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음에
이제라도 반성하여야 한다.
도와주는 것이
위하는 일이 아니라 바보 만들기일 수 있고
행복을 빼앗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불쌍하지 않은가?
직접 해야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성취감을 맛보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인데
자신의 의지나 힘으로 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자신감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인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였다.
사랑도 주어본 사람이 잘 주고, 용서도 해 본 사람이 잘한다.
일도 해 본 사람이 잘하고 공부도 스스로 해 본 사람이 스스로 잘한다.
언제까지 간섭하고 도와줄 것인가?
어른들이 무슨 권리로 자녀가 가지고 있는 기회와 권리,
그리고 행복까지 빼앗고 있는가?
실업자는 불행한 사람이다.
돈이 많아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먹기만 하는 무위도식은 바보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아무 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바보 만들기일 뿐이다.
'네 마음대로, 네가 알아서'를 많이 외쳐야 한다.
물론 무관심하라는 말이 아니고
스스로 하도록 믿고 맡기라는 말이다.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성취감도 좌절감도 느끼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행복을 맛볼 기회를 빼앗지 말았으면 좋겠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였으니까.
[한국일보/카럼]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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