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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사랑과 진실

남자친구와 헤어져 괴롭습니다

by 현상아 2013. 12. 22.



연말연시 사랑하는 연인과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시는 분들 많으시겠죠?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서 그 슬픔으로 가슴앓이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어떤 여성 분이 5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너무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법륜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연인과 헤어졌을 때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 질문자 : “5년쯤 사귄 남자친구와 이별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습니다. 잠깐 지나가는 감정이었고 남자친구도 제가 다시 돌아오기를 원해서 저도 마음을 접고 다시 잘해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남자친구가 그때의 상처로 인해 제게서 마음이 떠났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함께 느낀 행복을 모두 슬픔으로 바꾸어놓은 나쁜 여자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준 것이 마음 아프고, 그런 자신이 용서 되지 않고, 앞으로 그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제가 앞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며 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법륜 스님 : “이 사람 좋아하다가 다른 사람 나타나면 그 사람이 좋아질 수 있고, 그에게 갈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그 사람이 싫어질 수도 있고, 먼저 사람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건 모두 자기 자유입니다. 그런데 내 마음과 행동이 내 자유인 것처럼 남자친구 인생도 그의 자유입니다. 내가 그를 좋아할 때 그가 나를 좋아할 수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니 실망해서 내가 싫어질 수도 있고, 내가 다시 그를 좋아한다고 말해도 싫은 기분이 없어지지 않아서 나를 싫어할 수도 있는 것, 그건 그의 자유입니다.


지금 질문자가 그를 기다리다가 이제는 안 되겠다 싶어 포기하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람이 다시 마음이 바뀌어 나에게 오겠다고 한다면 내 마음이 금방 그에게 움직일까요? 지금 마음으로는 그럴 것 같기도 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건 늘 왔다 갔다 합니다. 그러니 누구 잘못도 아닙니다. 자책할 것도 없습니다. 보고 싶다고 괴로워할 일도, 못 본다고 괴로워할 일도 아닙니다. 어릴 때 겪는 하룻밤의 꿈일 뿐입니다. 죄 지은 것도 아닙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봅시다. 지금 질문자의 고민은 그 사람을 못 보는 나에 대한 걱정입니까, 나한테 상처받은 그를 위한 염려입니까? 그를 좋아한 것은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였습니다. 또 다른 남자를 보니 그 사람도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사람이 시들해져서 다시 이전 남자친구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그가 먼저 떠나버려서 괴로운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잘 보아야 합니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그가 나를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엄마 같은 사랑, 보살의 사랑이 아니라 내 욕망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런 과보가 따르는 것입니다. 그가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무리 다른 사람을 좋아해도 나를 사랑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잠깐 다른 사람을 좋아했다고 해서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랑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줍니다. 그러니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정말로 그를 사랑했다면 그 어떤 잘난 사람이 나타났더라도 눈길조차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도 진짜가 아니고 그 사람이 날 사랑했다는 것도 진짜가 아닙니다. 그저 청춘남녀가 한때 좋아했을 따름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비하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의 상황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 잠 못 자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지금 힘든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런 과정들은 모두 하나의 경험으로 삼으면 됩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가슴앓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경험, 내가 다른 사람 때문에 가슴앓이 해보는 경험. 이런 경험들이 시간이 지난 뒤 상처로 남는다면 인간관계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주겠지만, 이것을 통해 교훈을 얻으면 이후에 사람을 사귈 때 남의 마음을 이해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합니다. 앞으로 다른 남자와 만나다가 그 사람이 한눈을 팔게 되는 일이 있어도 나는 흔들림 없이 계속 그를 좋아할 수도 있게 되는 겁니다.


내가 잠깐 한눈을 팔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남자친구가 나를 기다려줬다면 나는 얼마나 감동했을까요. 그 남자친구는 그만한 수준이 안 되었던 것이고, 나는 앞으로 그런 수준의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한다 해놓고 내 눈 밖에 벗어나면 금방 죽일 듯이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출처 : 법륜스님의 희망이야기 201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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