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 이모저모/(구)세상사 이모저모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6가지 방법

by 현상아 2006. 9. 10.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사진 찍는 실력이 뚜렷하게 향상될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두 가지 기본 '재료'가 있습니다. 하나는 촬영에 대한 생각, 즉 사진을 찍는 방법(계획, 구성, 촬영)이고 다른 하나는 장비(카메라와 부속품)입니다. 두 가지 모두 사진의 품질을 높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카메라만 있으면 따분한 사진을 멋있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신형 최고급 메가픽셀 카메라나 스캐너만 있으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논리는 정말 오래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맞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새 장비만 갖춘다고 해서 사진 찍는 방법이 개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은 실제로 제가 경험한 이야기입니다. 새 장비를 구입하고 나니 이미지 품질(해상도)은 당연히 놀랄 만큼 좋아졌지만 이미지 파일 크기도 커졌고, 실제로 찍은 이미지(품질) 자체는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작은 제 3 세계 국가를 1년 동안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사진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진 찍는 방법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간단한 것 같지만 발전된 새 기술이 범람하는 현실에서는 간과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2주간의 휴가 동안 촬영에 대해 고민한 끝에 개선 방법 목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목록은 2주일 넘게 만들었으므로 다른 것보다 깊이 있게 다룬 내용도 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목록이긴 하지만 여러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1.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오후 내내 보관해 두었던 이미지를 정리하면서 사진 찍는 습관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제한의 압박감 때문이든 오랜 습관 때문이든 제가 찍은 사진들은 모두 똑같이 상투적이고 따분해 보이는 졸작들이었습니다. 셔터 단추를 누르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나 될까?"였습니다.

예를 들어, 좋지 않은 습관 중 한 가지는 '스냅샷'을 고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이미지를 좀더 인상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보이는 대로 사진을 찍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사진 촬영할 때 저의 좋지 못한 습관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조명이 뒤섞인 장면과 매우 어두운 부분과 매우 밝은 부분이 결합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찍는 실수를 했습니다.
셔터 속도를 느리게 설정했을 때 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은 후 선명하지 않은 이미지를 컴퓨터에서 선명하게 만들려고 애썼습니다. 무겁고 거추장스럽긴 하지만 쓸만한 삼각대를 가지고 있었는데도 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인카메라 크로핑('실제' 사진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에서 실수하거나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습관적으로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습니다.

조명이 뒤섞이거나 조명의 차이가 극심한 경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색인 카드를 만들어 문제가 되는 습관 목록을 만든 다음 그 색인 카드를 카메라 가방 위쪽에 두었습니다. 저는 종이 조각이 주변이 흩어져 있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 카드가 무척 성가시게 느껴져서 카메라를 사용하기 전에 결국 카드를 집어 들고 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 이미 찍은 사진을 찍고 싶은 사진과 비교한다

 
다른 사진과 비교 다음날 오후 그 동안 모아 두었던 여러 권의 잡지, 책, 팜플렛을 살펴보았습니다. 평소 제가 즐겨 찍던 패턴과 비슷한 사진을 보면 오려두거나 간지를 끼워 표시한 다음 보관해둔 사진을 꺼내 범주별로 사진을 분류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찍은 자연 사진은 전문적인 자연 사진 옆에 나란히 놓고, 제가 찍은 정물 사진은 전문적인 정물 사진 옆에 놓는 식으로 사진을 정리했습니다. 그런 다음 두 사진을 비교했습니다.

이번 작업의 목표는 특정 종류의 사진을 찍는 방식을 개선할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스타일이든 기본적인 기술이든 다른 사람의 작업을 모방하기는 싫었기 때문에 수집한 사진과 제가 찍은 사진의 차이점을 찾아내고, 다른 사람의 방식을 모방하지 않고 사진을 좀더 독창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각 범주별로 사진에 대한 인상과 아이디어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며칠이 지난 뒤 아이디어 목록을 수정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범주를 선택한 뒤 생각했던 방법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곧 깨달은 경우도 있었고, 아예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글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시험해보고 수정하고 있습니다.


3.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오래 기다린다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라

촬영하기 전에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은 제가 찍은 몇몇 사진에 나타나는 것처럼 알고는 있었지만 늘 실천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피사체가 장소든 사람이든 피사체를 알게 될 때까지 기다리면 대부분의 경우 뷰파인더에 처음 들어오는 피사체를 보고 바로 찍는 것보다 휠씬 좋은 사진을 얻게 됩니다.


인내심을 가져라

어느날 아침 틀에 박힌 촬영 패턴을 바꾸기 위해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시장에 갔습니다. 언제든지 카메라로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시장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거나 앉아서 사람들의 동작을 관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장 상인들과 잡담을 하고, 베이글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계속 관찰했습니다. 점심 때가 되자 시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과 분위기에 익숙해졌으며, 잔뜩 흐렸던 회색 하늘도 다소 맑게 개었습니다.

장면이나 피사체를 보자 마자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는 대신 기다렸다가 찍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가장 좋은 사진이 어디에서 나오고 무엇이 좋은 사진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파이크 플레이스 시장에서 피사체를 충분히 파악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을 좋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게다가 같은 수의 사진을 찍었지만 이전보다 적은 장소에서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4. 본능적으로 빨리 찍는다

 
이제는 보고 곧바로 찍어라

앞의 내용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기다렸다가 찍는다는 지침의 이면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든 곁눈질을 하거나 걸어가면서 어깨 너머로 순간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곧바로 찍어야 할' 사진들도 있습니다.


빨리 찍어라

빠르고 직관적인 사진은 뉴스나 스포츠 사진 작가에게는 일상적인 이미지이겠지만 저에게는 직관적인 촬영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려면 장면을 놓치지 않으면서 카메라 설정과 구도를 최상으로 맞추는, 글자 그대로 보고 바로 찍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처음 직관적으로 찍은 사진은 뒤죽박죽이었습니다. 그 이미지들은 제가 찍은 다른 이미지보다 컴퓨터에서 더 많은 작업을 거쳐야 했습니다. 좋은 사진을 빨리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 조절 장치를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어야 했습니다. 아직도 사진을 빨리 찍는 데는 능숙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직관적인 촬영 기회를 주는 저희집 강아지를 대상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5. 다시 촬영한다

 
스스로의 사진을 비평하라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던 중에 한 사진을 보자 그 이미지를 다르게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저는 정기적으로 같은 장소에 다시 가서 촬영을 하곤 하는데, 그럴 경우에는 조명을 다르게 하거나 위치를 바꾸어 가며 촬영합니다. 촬영한 이미지를 검토하다보면 구도를 바꾸어서 찍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아니면 장면 또는 피사체의 좀더 구체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촬영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촬영했던 사진을 쭉 검토했더니 사진을 찍는 데 걸리는 시간, 경험,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하는 자신만의 스타일, 이 모두가 사진을 다시 찍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필요하면 몇 번이고 다시 찍어라

처음부터 피사체가 찍을만하다고 생각했다면 시점, 각도, 위치, 조명을 달리하여 찍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다시 가서 사진을 찍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피사체와 친숙해지고 더 좋은 이미지를 찍게 된다는 것입니다.


6.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한다

 
다행히도 제 주위에는 사진에 대한 안목이 뛰어나고 열정적인 사진 작가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정기적으로 사진을 공유하고 비평을 교환합니다. 이렇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제 이미지를 친구들의 눈으로 보게 되고 각 이미지를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자르는 방법이라든지, 조리개를 조정해서 이미지에 호소력을 더한다든지와 같은 이미지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자문을 구할 사람을 정하라

사진에 취미가 있는 친구가 있으면 서로의 사진을 보여 주고 솔직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정하세요. 아니면 디자인, 구도, 스타일에 대해 안목이 있어서 유용한 의견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주변에 물어보세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친구나 가족도 여러분의 사진에서 여러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의견은 소중한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이런 자체 진단으로 달라진 점이 있냐구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휴가 기간을 저처럼 사진이나 분석하며 보내고 싶지 않으시면 저녁이나 주말에 이런 아이디어를 실천해볼 수도 있습니다.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이건 그 시간을 사진에 투자해 보세요. 아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