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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미스터리 및

4차원 순간이동 실험

by 현상아 2006. 9. 16.

외부의 귀신이나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쩌면 내 자신의 존재가 부정되거나 없어 졌을때가 아닐까? 어디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감, 가족과 친구들로부터의 영원한 결별...진정 무서운 공포는 외적인 것이 아니라 이처럼 내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와 관련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필라델피아 실험(Philadelphia Experiment)은 바로 이러한 갑작스러운 내 자신의 존재 유무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고 있는 스튜어트 라필(Stewart Raffill) 감독의 1984년 작품이다. '나'라는 존재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남아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이며, 사라진 내 자신은 어디에 가 있게 되는 것일까?


(사진: 영화 Philadelphia Experiment의 비디오 표지. 주연 Michael Pare, Nancy Allen)

영화의 시작은 군함과 군인이 있는 흔하게 봐온 전쟁영화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으니 군인들조차 모르는 군 실험이 은밀하게 진행중이었던 것이다. 때는 1943년 10월, 미 해군기지가 있는 필라델피아만에서는 과학자와 고위급 장성들에 의해 모종의 실험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 실험을 이끄는 사람은 미해군 과학자 제임스 롱스트리트 박사로서 적의 레이더 교란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기존의 단순 교란 실험이 아니라 배 자체를 적에게 감지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미해군의 전함을 감싸는 실험이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 레이더상으로는 물론 실물 그 자체가 지상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이변이 일어난다. 엄청난 전자파로 인해 해군 함정이 4차원 공간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함정에 타고 있었던 군인들은? 당연히 함께 증발되어 버리고 말았다. 관계자 어느 누구도 귀뜸을 해 주지 않은채 순식간에 이 지구상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완벽하게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황당하다고 느끼시는가? 실제로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냐며 안심하시는가? 아직 미소를 띄우기에는 이르다. 이 영화는 1943년 10월 28일 필라델피아 미 해군 기지에서 있었던 실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성 재연물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2차대전이 한창이었던 그 시기로 되돌아가 과연 그날 그 장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작품정보]
원제: Philadelphia Experiment (1984)
감독: 스튜어트 라필(Stewart Raffill)
주연: Michael Pare(Streets Of Fire 주연), Nancy Allen(로보캅 주연)


[영화 속 오컬트 분석]

1943년 10월 28일, 공식적인 세계 전사(戰事)에도 기록되지 못한 구축함 실종 사고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필라델피아 실험”이 바로 그것이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에서 극비리에 준비중이던 일명 ‘Rainbow’라는 군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 실험은 대부분의 승무원이 죽거나 정신 이상자가 되는 참담함을 겪은 후 군당국의 철저한 보안 속에 용도 폐기되었다. 

      
(사진: 필라델피아 실험 대상이었던 Eldridge호의 전경)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미해군 정보 당국은 유럽행 수송선들이 독일의 잠수함 U-Boat에게 계속 격침을 당하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긴급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미 해군은 아이슈타인이 발표한 물체의 투명성 원리를 이용해서 Warp(공간이동)을 시도하자는 의견이 나오게 되고, 미 해군은 이를 받아들여 그 유명한 테슬라 코일의 발명가인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 박사의 전기장치를 설치해 극비 실험에 착수한다. 

(사진: 유고슬라비아에서 발행된 테슬라 박사 기념 우표)

그러나 실험 도중 생명체에 대한 위험성을 배제한 채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는 군 당국과 그러한 실험의 부당함에 대해 알리려는 테슬라 박사는 사사건건 충돌하게 되며, 결국 테슬라 박사는 그 실험에서 손을 뗀 후 10개월 뒤 의문의 자살로 생을 마치게 된다.

테슬라 박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실험을 강행하게 되고, 드디어 1943년 10월 28일 구축함 USS Eldridge호를 필라델피아 항구에서 남쪽 멀리 떨어진 Norfolk 항구로 공간이동을 시킨 후 다시 필라델피아 항구로 순간 이동시키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실험의 성공에 들뜬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갑판에 올라선 순간, 그 앞에는 차마 입에 올리기에도 두려운 생지옥의 현장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승무원들은 원인도 모른채 숨져 있었으며 심지어 어떤 선원은 쇠기둥과 한 몸이 되어 허우적 거리며 녹아 내리고 있었다. 


(사진: 그 날 그 시간...Eldridge호에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비극의 주인공 Eldridge호의 실제모습과 테슬라 박사)

이 실험에 쓰인 전기는 약 1500억 볼트 정도였는데, 이 엄청난 전류가 배 전체를 휘감았기 때문에 실험이 끝난 후에도 엄청난 방사능 수치를 보여 멋 모르고 배 위에 올라갔던 군 당국자들을 황급히 대피시킬 정도였다고 하니 실험의 끔찍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이 이루어질 당시 USS Eldridge호에는 176명의 선원과 과학자 5명 등 총 181명이 탑승했다고 전해지는데, 그나마 시체라도 찾은 축은 다행이고 그 중 120명은 아예 시체조차 없었으며, 40명은 방사능 노출과 감전사로 숨지고 생존자는 겨우 21명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생존자들도 대부분 정신병자가 되어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긴박한 전쟁의 한 가운데서 실험의 성공 여부에만 몰두한 나머지 승무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시된 이 비극적인 사건은 그 후 40여년이 지난 198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영화로 만들어져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실험에 참가했던 승무원들은 자신이 실험 대상이 되는지 조차 모른 채 죽거나 정신병자가 되었으며, 그 당시 군 당국자들도 대부분 사망했거나 굳게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사라져 버린 120명의 승무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열려진 4차원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며, 순간적으로 공중 분해 되어 버렸다는 이들도 있으나 역시 그 누구도 정확한 진상을 알지는 못하고 있음이다.

진실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평행 감각을 유지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이처럼 과학과 SF를 넘나드는 필라델피아 실험 같은 얘기는 작은 단서 하나라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 실험의 첫 유포자로 알려진 인물과 사라진 Eldridge호]

이 실험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은, 일단 이 얘기의 출처가 분명치 않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처음으로 이 얘기를 꺼낸 사람의 이름조차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필라델피아 실험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의 이름은 Carlos Miguel Allende 또는 Carl Allen으로 어느 것이 진짜 이름인지 확실하지가 않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대학자 김정호의 경우 그의 호(號)중 추사(秋史)나 완당(阮堂)같이 널리 알려진 호 외에 약 5백여개가 더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만엽집((萬葉集)의 재해석으로 유명한 이영희 교수가, 연풍 사또로 있던 단원 김홍도(1745∼1806)를 정조 대왕이 일본에 스파이로 밀입국시켜 일본 역사상 최고의 천재 화가로 일컬어지는 '샤라쿠'로 활동하게 했다는 학설을 제기한 것 등도 이와 유사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됐건 처음 이 사실을 유포한 Carlos Miguel Allende 또는 Carl Allen이라는 사람은 천문학자이자 UFO연구가인 Morris K. Jessup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필라델피아 실험에 관한 전말을 편지에 담아 전했는데, 그 편지에는 그 자신이 'SS Andrew Furuseth'이라는 배에 승선했을 때 옆에 정박해 있던 Eldridge호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것뿐만 아니라 승무원들이 공기중으로 사라지는 것도 목격했다고 주장하였다. 


[Morris K. Jessup의 사진과 그의 저서 'The Case For the UFO']

그는 Jessup의 책에 자기 의견을 주석으로 달아서 워싱턴 DC의 'Office of Naval Research'에 보냈다고 전해지는데, 나중에 'Varo Corp' 이라는 군수업체에서 이 수수께끼의 편지와 함께 책을 출간했다. 

그러나 순간이동 실험에 관한 사실을 어느 정도 명확히 알 수 있는 Jessup이 1959년 자살을 함으로써 이 미스테리의 고리는 그 방향성을 잃고 구전으로만 떠돌게 되었다. Jessup의 갑작스런 죽음도 의구심이 들지만, 바로 이 대목 자체가 필라델피아 실험을 진실이라 믿는 사람들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그 후 Carlos Miguel Allende 또는 Carl Allen은 이리 저리 떠돌면서 자신의 편지가 첨가된 그 책을 친척과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다 말년을 맞았다고 한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어디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은 그가 정말 거기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가 외계에서 온 사람이며 어떤 진실을 얘기하려고 나타난 존재라 여기기도 한다. 또 어떤 부류는 해군이 이 실험에 외계인이 연관된 것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가 이 모든 것을 꾸며냈다는 주장 역시 많은 이들에게서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후에도 이 필라델피아 실험에 대해 언급한 책은 몇 권이 더 있었다. 1965년에 'Invisible Horizons: true mysteries of the sea'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버뮤다 삼각지 등지에서 사라져 버린 비행기나 배들의 얘기를 하면서 Jessup에게 전해졌다는 그 편지에 대한 얘기와 'Varo Corp'에서 출간된 편집판 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1977년에도 '챨스 베리츠'라는 작가가 'Without a Trace: New Information from the Triangle'를 출간했는데 이 책에서도 필라델피아 실험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다. 

그 후 1990년에 'Brad Steiger'외 2인이 공동 저술한 'The Philadelphia Experiment, and Other UFO Conspiracies'와 'Alfred Bielek'에 의해서 쓰여진 'The Philadelphia Experiment Part 1- Crossroads of History'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앞의 책은 CIA 비밀 정보, 미국 정부의 각종 음모론, 외계인과의 비밀 회담, 화성으로의 여행, Men in Black의 활동 등을 논하면서 필라델피아 실험을 언급했으며, 후자는 필라델피아 실험의 대상이었던 'USS 엘드리지호'에서 실험을 실시한 물리학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얘기를 전하면서 저자인 Bielek 자신도 1943년의 그 실험 도중에 시간 여행을 하게 되어 1983년으로 이동했으며 그러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Brad Steiger의 Philadelphia Experiment & Other Ufo Conspiracies 책 표지]

이 정도까지 얘기를 듣다보면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러한 기분은 이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인데, 그것은 바로 장난 삼아 만들어졌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정교한 스토리 구조와 해박한 과학 이론이다. 

자신에게 멸시와 위해가 가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무릅쓰고 줄기차게 이런 내용을 유포하고자 한 '그 무언가'가 필시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기존 과학자들도 혀를 내두르는 테슬라 박사의 반중력에 관한 최첨단 이론에 이르러서는, 이것이 반드시 우연이나 농담의 소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The Truth Is Out There."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음을 또 한번 느끼게 하는 희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조선닷컴 객원기자 이한우 

[참고문헌]
반중력의 과학, 허창욱, 모색, 1999
탄압받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발견, 조나단 에이센, 양문출판, 2001
수수께끼 세계사, 다니엘 코헨, 물결, 1994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 데이비드 사우스웰, 이마고, 2004
피라미드의 과학, 이종호, 새로운사람들, 1995
디스커버리 채널
http://www.viewzone.com/philadelphia.html
http://www.softwareartist.com/philexp.html
http://www.electricity4free.com/tesl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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