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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를 가리키는 시계. 그때 김대리가 어깨가 축 늘어지고
기운 없는 상태로 집에 돌아온다. 이미 퇴근해서 집에 있던 황옥길 여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어 본다. “오늘 야근할게
많았어요?” “내일회의에 발표할 기획서 때문에 일이 많았어요. 정말 피곤한 하루네요”
황옥길 여사가 다시 묻는다 “목욕이라도 할래요? 그러고 자면 피곤이 좀 풀릴 거예요” 김대리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 “역시, 당신뿐이 없네요”
목욕탕. 욕조에는 뜨거운 물이 담겨있다. 김대리 발을 먼저 담그고는 이마를 찌루리며 말한다 “ 뭐야? 이거 물이 뜨겁지 않잖아?
이그, 보일러연료 아끼려는 황옥길 여사는 정말 짠돌이야.”
그리고 욕조에 앉자 물이 명치끝에만 이른다. 그러자 김대리 벌컥 화를 내며 황옥길 여사를 부른다. “여보, 여보!!!”
황옥길 여사 급히 들어와 김대리를 바라보며 묻는다. “저 불렀어요?”
김대리 화를 내며 말한다.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피곤하다고 했는데 이렇게 미지근한 물에 물수위도 이렇게 낮고.
물이 목까지는 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황옥길 여사 역시 벌컥 화를 내며 말한다 “당신은 신문도 안 읽어요? 웰빙 바람을 타고 날아온 반신 욕도 몰라요? 반신욕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단 말이에요?” 김대리 그제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린다. “반신욕? 반신욕이 그렇게 좋은 이유가 뭐지?”
최근의 웰빙 바람을 타고 찾아온 반신욕 과연 어떤 효과가 있기에 그렇게
열광하는가? 정말 반신욕은 만병통치의 방법인가?
현재 반신욕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그
중에서 몇가지를 살펴보면 18세기 초 네덜란드의 명의 브르하페(Hermann Boerhaave)가 세상을 떠나면서 "의학 사상 다시없는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남긴 노트에서 언급한 "머리를 차게 하고 발을 덥게 해라. 그러면 당신은 모든 의사를 비웃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한 줄의
문구로부터 시작 되었다는 의견과 일본의 <만병을 고치는 냉기제거건강법>의 저자 신도 요시하루박사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두 가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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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반신욕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론은 조선시대에 쓰여진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라는 문구와도 일치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서적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무엇이 유래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유래를 따지는 것보다는 그 원리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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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냉, 냉기, 냉한 체질, 냉증 등의
용어는 서양의학보다는 동양의학에서 주로 언급되는 개념들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기의 흐름을 건강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았다.
기의 흐름이 원활하면 건강하고, 그렇지 못하면 몸의 이상이 생긴다고 보았다. 이때, 중요한 기라는 것은 우리 몸의 혈액의 흐름과도
비슷하다. 따라서 상체와 하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서 몸 전체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 즉 기의 흐름이 원활한 상태를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우리 신체의 각 기관은 일정한 온도에서 최상의 기능을 보이는데, 이 온도가 우리 몸이 유지하는 체온이다. 이렇게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져 몸이 건강한 상태가 되면, 몸 전체의 체온 또한 일정하게 유지되어 신체 각 기관의 활동을 도와주어 더욱 건강한 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몸은 상체는 더운데 비해 하체는 차가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런 불균형한 모습을 동양의학에서
냉(冷) 또는 냉한 상태라고 한다. 반신욕은 이러한 불균형을 간단히 바로 잡는 방법의 하나로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이 ‘냉(冷)’이 문제가 되고, 병의 원인으로 지목 받는 것일까? 냉(冷)은 바로 혈액순환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건강한 몸은 신체의 각 부위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각 기관에 각종 영양소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때, 이 역할의 중심이 되는 것이 바로 ‘혈액’이다. 혈액 중에서도 동맥혈은 산소와 영양분, 그리고
면역물질을 온 몸의 세포에 전달하며, 정맥혈은 세포로부터 탄산가스나 여러 가지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혈액의
흐름이 나빠지면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 공급되지 못하고 필요 없는 물질, 즉 유해한 물질 또한 배출되지 않고 정체되는 현상이 일어나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약화되어 건강이 나빠지게 된다. 그래서 심장, 폐, 간장, 신장, 위장 기타 여러 가지의 내장기관의 기능이 나빠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에 감염되기 쉬워져 병에 걸리게 된다. 즉, 냉이란 잠재적으로 병을 가져올 수 있는 몸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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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체온을 체열측정기로 재면 일반적으로 상반신보다 하반신의 체온이 낮다. 이러한 상태를 동양의학에서는
하체가 상체에 비해 혈액의 순환이 잘 되지 않는 ‘냉(冷)’한 상태라고 하며,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본다.
하지만
두한족열(頭寒足熱 : 머리는 차고 발은 따뜻하다.)상태일 때는 수축된 혈관이 열리면서 혈액이 막힘없이 부드럽게 흐르게 되고, 혈압도 내려가게
된다. 이렇게 혈액 순환이 잘 되면 몸 전체가 따뜻해지고, 체내의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자연 치유력이 강해지므로 세균이나 질병이 쉽게 넘보지
못하는 튼튼하고 건강한 몸이 된다.
반신욕은 물로 하체를 따뜻하게 하여, 하체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이것이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도와 냉(冷)한 상태를 해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반신욕때 흐르는 땀을 통해 몸속에 쌓여있는
노폐물과 독소가 빠져나감으로 몸 전체의 상태가 향상된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반신욕은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 몸 전체의 상태를 향상 시켜준다. 더욱이 근육을 이완 시켜 피로를
풀어주고, 독소를 배출시켜 피부 미용을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여성의 냉증제거 등의 다양한 효능을 보인다.
단, 모든 것이
그렇듯이 반신욕이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체질별로는 소양인이나 소음인보다는 태음인과 태양인에게 좋다. 더욱이 태음인이 전체
인구의 약 60-65%이니 많은 사람에게 좋은 것은 확실하다.
덧붙여, 당뇨병 증세가 있는 사람은 반신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성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이미 혈관이 탄력을 잃고 좁아진 뒤이기 때문에 반신욕을 해도 혈액순환이 좋아지지 않는다.
또한,
심장병이나 고혈압 증세가 있는 사람은 반신욕을 무리해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신욕을 하더라도 가끔씩 욕조에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방식으로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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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반신욕이라고 해도 정확히 알고, 바르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반신욕의
방법은 무엇인가?
1.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9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욕조에 준비한다. 단, 너무 뜨거운 물은 좋지
않다. 지나치게 높은 온도의 물은 피부에서 보호 벽을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몸속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피부 의 겉은 뜨거워진데
반해 그 속은 냉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어 냉증을 악화 시키는 결과를 불러온다.
2. 목욕물에 입욕제 (귤껍질, 솔잎, 녹차)를
넣으면 뜨거운 느낌도 줄어들고, 입 욕제의 향을 통해 반신욕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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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에 들어갈 때는 먼저 발과 하체에 더운물을 끼얹는다. 상반신과 하반신의 체온차이를 어느 정도 바로 잡기
위해서이다.
4. 추운 날에는 욕실 안을 더운 김으로 충분히 따뜻하게 해 놓는 것이 좋다.
5. 욕조에 들어가서는
가슴(명치부근)아래까지만 물에 담근다. 명치 아래쪽이면 어디까지든 상관없으나, 중요한 것은 명치 위쪽을 오랫동안 뜨거운 물에 담 그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 어깨나 팔 부분은 물속에 넣지 않는다. 만약, 너무 춥다고 느낄 때는 어깨에 타월을 두르거나 20~30초 가량 어깨까 지 물에
담가도 된다.
6. 약 10~20분정도 지나면, 몸속부터 따뜻해져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와 팔, 얼굴, 가슴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며, 전신욕을 할 때 보다 몸이 더욱 더워진다.
7. 반신욕을 하기 전에 생수를 한 컵 정도 먹고 하면
좋다.
8. 물이 식으면 조금씩 더운물을 추가해 주고, 1주일에 2~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면 더욱 좋다.
9.
반신욕을 마친 후에는 양말을 신고, 하반신에는 속옷 또는 타월을 덮어 보온 해준다.
10. 반신욕도 체력소모가 많으므로, 몸이 약한
사람은 반신욕 후 하체를 발끝까 지 보온하고 편안히 누워 쉬어야 하며, 이때 상반신은 되도록 얇게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한, 반신욕 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은 오히려 반신욕의 효 과를 감한다.
참고로 반신욕을 할 때, 땀이 난다는 것은 우리의 몸이 수분, 염분, 그리고 비타민C의 세 가지를 잃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신욕 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염분과 비타민C를 보충해 주어야
한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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