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못버리는 사람(Clear Your Clutter with FENG SHUI)’의 저자 캐런 킹스턴은 “정리가 되지 않은 방안의 상태는 어지러운 마음 속과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쌓아둔 잡동사니들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마음 속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말끔히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한해와 작별하고 새로운 해를 맞으려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한해 동안 함께 한 물건들과 인연을 주고받은 사람들과의 기억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정리해보자. 1년을 통째로 복습하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블로그 정리
요즘 블로그는 일기장과 앨범의 기능을 대신한다. 지인들과 주고 받은 짧은 댓글, 방명록에 남긴 안부 인사 속에는 놓치기 쉬웠던 일상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 블로그만 열심히 돌아봐도 나의 1년을 추억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사진 찍을 때의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일기처럼 남긴 글에도 그 때의 감정이 살아있다. 올해는 몇명의 사람들과 1촌 혹은 이웃 블로거가 되었을까? 그 사람들은 누구일까? 방명록에 안부인사를 가장 많이 남겨준 친구와 댓글을 가장 많이 쓴 친구는 누구인지, 그 중 기억에 남는 글은 무엇인지 혼자만의 랭킹을 만들어보자. 올 한해 가장 잊지 못할 사건은 무엇일까.
◇명함, 휴대전화, 메일 정리
명함은 바로바로 정리해두지 않으면 잃어버리기 쉽다. 더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받아 놓은 명함들을 정리해보자. 요즘은 명함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들도 나와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이용해도 좋고 엑셀 파일로 간단한 주소록을 만들어도 편리하다. 휴대전화를 주소록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많은 이름들. 외롭고 심심할 때만 눌러보지 말고, 내 전화 속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있는지 점검해보자. 보다 보면 생전 처음 보는 이름도 있을 수 있다. 누군지 정 궁금하다면 오랜만에 안부인사를 한번 해봐도 좋고, 영 기억이 안 난다면 말끔하게 지우자. 요즘 메일함은 청구서함이 된 지 오래지만, 혹시나 반가운 메일을 주고받은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 메일함도 정리하자. 시간이 많다면 나에게 어떤 스팸이 왔는지도 한번 살펴보자.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회사들에서 온 안내메일을 살펴보면 내가 쓸데없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가 얼마나 많은지도 알 수 있다. 관심없는 사이트라면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탈퇴하자.
◇물건 정리
물건을 정리할 때는 사물함이나 수납장을 이용해 자리를 정리하고, 버릴 것을 처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처리’보다는 ‘지난 한해를 나와 함께 한 물건’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자. 올해 처음으로 내 식구가 된 물건부터 챙겨보자. 어떤 물건을 언제 왜 샀는지 정리해보면 나의 소비성향도 파악할 수 있다. 화장품, 샴푸, 쉐이빙 크림 등을 몇통쯤 사용했는지 구두나 운동화는 얼마나 닳았는지 수첩은 몇권이나 썼는지, 볼펜은 몇자루나 썼는지 등등. 사놓고 쓰지 않은 물건이 있다면 다음 소비에 참고하고 내년에 쓸 수 있게 잘 보관해두면 된다. 올 한해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물건은 무엇이었는지, 나와 가장 오랜시간을 함께 했던 물건도 꼽아보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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