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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자연·풍경 여행 및

한번은 가보자 ...피지 수도 수바의 ''서스턴 가든'' ...

by 현상아 2006. 12. 22.

한번은

 

 


서스턴 가든 (위)과 설립 시
영국에서 가져온 레이디 플레처 (아래)

피지에 와서 아름다운 섬들과 비치들만 즐긴다면 이는 피지의 겉만 즐기는 것과 같다. 피지의 내면,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까지 즐기려면 수도인 수바 앨버트 파크(Albert Park)에 있는 서스턴 가든을 가 보아야 한다.

크기 1만68천 평방피트에 레이디 플레처(Lady Fletcher), 후렌지페니(Frangipani), 하이비스커스(Hibiscus) 등 50여 종, 300여 그루의 화초와 열대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매우 아름답고, 뜨거운 여름에도 시원한 이 가든은 연중 아름다운 꽃들과 희귀한 식물로 가꿔져 있어 피지 사람들이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모시야다(Mosiyada), 진저꽃(Ginger Flower)은 이곳에만 있는 수종으로, 약 40년 전 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싱가포르에서 입수했으며, 탕기모디아(Tagimocia)도 놓칠 수 없는 피지에서만 자라는 희귀종의 꽃이다.

서스턴 가든은 1874년부터 시작된 피지의 영국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졌다. 당시 식민지 총독이었던 존 서스턴(John Thurston) 경이 피지의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 그리고 그 외 식물들을 한곳에 담을 수 있는 식물원의 필요성을 느껴 1879년 영국 본토의 산림청장 존 혼(John Horne)을 피지로 초청, 피지에 영국이 자랑할 만한 식물원의 개설 계획을 역설하고 인가해 줄 것을 의뢰한다.

영국 식민지 시절 조성

차후 영국 왕족이 피지를 방문할 때를 대비, 쉽게 들를 수 있도록 수도인 수바에 건설하겠다는 등의 식물원 설립 계획은 그러나 그로부터도 한참 뒤인 1905년에야 영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다. 이에 서스턴 경은 곧바로 건립에 들어갔고 수십 종의 매혹적인 나무와 식물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1912년 이 식물원은 ‘보타니컬 가든’이란 이름을 얻는다.

이 식물원이 현재의 서스턴 가든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6년 후인 1976년으로, 피지 자치 정부 산림청이 최초로 보타니컬 가든 설립을 위해 애썼던 서스턴 경을 기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1971년 설립된 박물관 (위)
서스턴 가든 맞은편에 위치한 정부청사 (아래)

식물원 조성공사 기간이 상당히 긴데 그 이유를 알려면 피지의 역사를 펼쳐봐야 한다. 바로 식물원 부지에 얽힌 이야기다. 이곳은 피지가 1871년 쎄루 다쿰바우왕에 의해 통일되기 전, 대규모의 부족이 살던 지역으로 튼튼한 방호벽과 해자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다쿰바우왕의 공격을 받아 피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 현장이 됐고 이때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성읍 전체가 불타버리는 최후를 맞는다. 이 전투에 이긴 다쿰바우왕은 피지를 통일하고 차후 1874년 영국에 통치권을 양도하는 역사적 인물이 된다.

참혹했던 부족 전쟁터의 변신

서스턴 경이 이 자리에 식물원을 건설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바로 이러한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평화와 새 생명의 장소로 만들기 위한 것이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당시 자신이 살고 있는 총독관사(현재 피지 대통령궁)에서 우측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고,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1971년 이 서스턴 가든 안에 피지박물관이 설립됐는데 수바에서 걸어서 찾아갈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피지에 여행 오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로 꼽힌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이 식물원이 너무 아름답고 경관이 빼어나 이곳이 피지에서 가장 참혹했던 전쟁터였던 사실을 잘 믿으려 하지 않는다.

연중 무휴로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다 둘러보려면 약 1시간이 걸린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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