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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하나면 3만5천명 먹일 농산물이!

by 현상아 2007. 4. 12.

이 건물 하나면 3만5천명 먹일 농산물이!

도심 한복판의 고층건물 안에서 농사 짓는 시대가 곧 온다. 이들 고층건물은 농사뿐 아니라 발전(發電)과 하수 정화(淨化)까지 한번에 해결한다고 뉴욕 매거진 최신호(9일자)가 소개했다.

‘공중 농경(sky farming)’ 또는 ‘수직 농경(vertical farming)’ 으로 불리는 이 신(新)개념의 농사는 미 컬럼비아대 환경학과의 딕슨 데스포미어(Despommier) 교수가 고안했다. 층별로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30~60층 건물을 지어, 주변의 시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용적률이 높은 데다 바닥과 천장을 모두 농사에 활용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넓은 벌판에서 경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고층빌딩에 농지를 ‘뺏긴’ 벌판은 숲으로 바꿔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활용한다는 게 데스포미어 교수의 구상.

이 ‘스카이 농장’은 실내에서 완벽히 중앙 통제돼 병충해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유기농 재배도 가능하다. 날씨의 영향에서 자유로워 흉작도 피할 수 있고, 소비 지역인 도시에 위치해 농산물 수송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 도심 1만3200㎡ 넓이의 땅 위에 구상 중인 58층짜리 ‘스카이 팜(Sky Farm)’을 보자. 경작 가능한 면적은 74만㎡. 여기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약 3만5000명을 먹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농경방식으로 이 정도 생산량을 얻으려면 농지 420만㎡가 필요하다.

이 농법의 핵심 철학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 전력은 옥상에 설치한 대형 태양전지판을 통해 얻고, 보조 장치로 풍력발전용 탑을 옥상에 둔다. 건물 외부는 산화티타늄을 코팅한 유리로 덮어 일조량을 극대화하고 공해물질에 의한 오염을 차단한다. 경작 과정에서 발생한 수증기는 파이프로 끌어 모아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들어 팔 계획이다. 건물 하나에서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은 1년간 2억? 이상으로 추산된다. 농업용수는 도시 하수를 정화해서 사용한다.

2050년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30억명 늘어난 92억명이 되고 이중 80%가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먹이려면 브라질만한 농지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 면적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데스포미어 교수는 이 신농법이 15년 안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네덜란드·두바이에서 온 과학자·벤처 투자자들과 만나 공중 농경을 구체화할 수 있는 연구기관 설립 문제를 논의 중이다.

출처: 조선일보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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