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토피족’이 아닐까?
토피(Tofi)는 ‘겉은 날씬하지만 속은 살찐(Thin Outside, Fat Inside)’,
이른바 ‘마른 비만’에 해당되는 사람을 일컽는 신조어다.
팔·다리는 가는 반면 속을 들여다보면 간장이나 심장 등
내장 사이사이에 지방이 두텁게 쌓여있는 이들을 말한다.
대개 과식과 폭식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 흔하고,
아랫배보다는 윗배가 볼록 나와 있는 것이 신체 특징이다.
최근 영국 의학연구소 지미 벨 박사팀 연구결과,
영국인의 약 40%가 이러한 토피족인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던져줬다.
이같은 사정은 국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해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조사결과, 20∼30대
여성의 80%가 ‘마른 비만’으로 나타났다.
토피족의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날씬하고 건강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는 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그러나 “토피족들의 경우 내장 주위에 쌓인 지방세포는
쉽게 분해돼 혈액을 타고 흘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도 악영향을 미쳐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이 때문에 돌연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MI 정상이라도 안심 안돼=일반적으로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가 20∼24면 정상,
25∼29면 가벼운 비만, 30 이상이면 중증 비만에 해당된다.
하지만 토피족은 BMI가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된다.
BMI는 체지방량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체지방량은 전체 몸무게 중에서 실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로,
체지방량을 체중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산출한다.
체지방율은 남성이 15∼20%, 여성은 20∼25%일 때
정상에 해당된다.
남성 25%, 여성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된다.
정확한 체지방율은 병·의원에서 특수한 측정 기기에 의해
측정이 가능하다.
또 내장 곳곳에 어느 정도 지방이 끼어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면 병원에서 CT나 MRI를 찍어봐야 한다.
◇토피에서 벗어나려면
=내장 비만은 운동량 부족과 고칼로리 식사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잘못된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도 내장에 지방을 쌓이게 한다
. 따라서 토피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식습관 개선과
함께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야채와 해조류를 위주로 한 저지방 식사와 규칙적인 식사 습관은
물론 영양에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혈당 수치를 높일뿐 아니라
중성지방을 쌓이게 한다.
또 다이어트 중이라 해도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해 주지 않으면 기초 대사량이 떨어져 오히려
내장 지방이 쌓이게 되는 역효과가 난다.
칼로리에만 의존한 다이어트를 해 온 젊은 여성들에게
마른 비만이 많은 것도 바로 이때문.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내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체내에 지방량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줄어들고
기초 대사량 역시 떨어져 지방은 더 심하게 쌓인다.
반대로 근육량이 많아지면 단위 시간당 에너지
소모(기초 대사)가 많아져 체지방량이 줄어든다.
수영,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 뿐 아니라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전체 운동 시간의 30∼40% 정도는
근력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꼭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이 아니더라도
윗몸 일으키기나 아령 들기, 계단 오르기 등을 지속적으로 하면
점차 근육량을 늘릴 수 있다.
서울 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은 “근육 4.5kg이 늘어나면
운동을 하지 않고도 하루 140㎉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근육량을 늘려 기초 대사량을 높이면
내장 지방이 잘 쌓이지 않는 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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