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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정보시스템...‘김과장 연봉은 얼마’ 클릭하면 나온다 ...

by 현상아 2007. 5. 19.
 
[동아일보]《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개발한 임금정보시스템 홈페이지(www.wage.go.kr)에 들어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회원 가입을 마치면 누구나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업종별 직급별 평균 임금정보를 볼 수 있다.

SK텔레콤 과장급에 해당하는 연봉(상여금 포함, 시간외수당은 제외)을 알아봤다. 검색 창에서 산업분류는 통신업을, 직업은 일반사무 관련 종사자를 클릭했다.


연령은 35∼39세를 선택했다. 평균 연봉이 4513만 원이라는 검색결과가 나왔다. 하위 10%는 3178만 원, 상위 10%는 5707만 원이라는 결과도 볼 수 있다.

SK텔레콤 과장급이 실제로 받는 평균급여는 6000만 원 선. SK텔레콤 직원들의 임금은 같은 업종의 비슷한 직급에서 최상위권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시험운영 중인 노동연구원 임금정보시스템은 업종별, 직급별로 실제 한국의 평균 임금이 어느 수준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45만여 명인 조사 대상자가 앞으로 수백만 명으로 늘어나면 임금 통계의 신뢰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기업의 명확한 임금정보가 제시되면 직무급제에 필요한 직무별 임금의 기초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공서열형 호봉제에서 직무급제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식 직무급제는 연차에 관계없이 직무의 성격과 중요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다.

○ 임금 현실 보여 주는 지표

임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검색조건을 입력한 뒤 검색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직업군 전체의 평균 임금과 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이 나온다.

자신의 연봉을 입력하면 해당 직업군에서 자신의 연봉이 상위 또는 하위 몇 % 수준에 들어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임원급 평균 연봉이 5343만 원, 상위 10%도 9177만 원으로 나타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임금 수준보다는 적다는 느낌도 든다.

이에 대해 노동연구원 측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임금정보는 대부분 고액연봉자가 많은 대기업 위주이고 생각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 곳이 많아 평균 임금이 낮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연구원은 또 “앞으로 계속 추가자료를 입력하고 통계방법을 보완한 뒤 검색방법을 세분화하면 직종별 평균 임금을 거의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전국 150개 지역에서 표본 사업체를 선정해 전국보수조사(NCS)를 실시한다. 이 정보는 정기적으로 인터넷 시스템(www.bls.gov/data)에 축적된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 △직업 △작업등급(Work level) 등 3가지 조건을 넣고 임금 정보를 얻는다.

국내에선 정부가 월간 혹은 연간으로 임금정보 보고서를 발간하고 인터넷에 게재해 왔다.

또 임금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오픈’ 등 민간업체가 유료로 임금정보를 제공해 왔다. 이 같은 정보는 공급자 중심적이고 대기업에 편향된 임금정보가 많아 통계적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 직무급제 전환의 기초자료

노동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말 임금직무혁신 토론회를 열고, 한국 노동시장이 고용은 물론 임금마저 경직돼 있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임금 지급의 기준이었던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 대신 직무의 중요도와 부가가치 생산 정도에 따른 직무급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직무급제로 전환되면 기업은 각 업무의 생산성에 따라 효율적으로 임금을 차등 지급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추가로 고용 여력이 생길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늘릴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앞으로 임금정보시스템의 분류체계를 직무별로 세분화하면 직무급제의 체계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직무급제를 도입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노동부가 국내 3053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2005년을 기준으로 직무급을 도입한 기업은 CJ와 삼양 등 114개사로 3.7%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제도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은행권에서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금융업계에서 처음으로 3월 초 직무급을 기반으로 비정규직 307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국은행도 7월부터 직무급을 도입해 새로 채용하는 청원경찰과 운전사의 급여 수준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령자의 근무 연장과 재취업을 위해 직무급 임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임금 수준에 대한 주기적인 조사와 공표, 직무 가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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