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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생활리듬 및

'실크로드 르네상스’를 외치며 관광산업화로 부활하는...(동영상)

by 현상아 2007. 7. 14.
  • 중국을 다시 보다 <8>관광산업으로 부활하는 실크로드
    교통시설 확충하고 한국어·영어·일어 안내판 설치
    인구 18만명 둔황市에 작년 관광객 120만명 찾아
  • 둔황·투루판·우루무치=중국 취재단 8진 단장=김종래 출판국장 jrkim@chosun.com
    김창우 경기남부취재본부장 cwkim@chosun.com
    양상훈 논설위원 jhyang@chosun.com
    신형준 차장대우 hjshin@chosun.com
    최순호 차장대우 choish@chosun.com
    입력 : 2007.07.13 01:01 / 수정 : 2007.07.13 07:37
    • 실크로드의 꽃인 돈황. 모래가 운다는 명사산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목숨걸고 올랐다. 시종 울어대는 모래의 울음을 여명에 들을 수 있었다. /조선일보 최순호 기자
    • 실크로드의 고대 도시들이 관광으로 부활하고 있다. 중국 동부 연안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된 중국 서북부지역 도시들이 ‘역사문화의 관광산업화’를 기치로 내걸며 ‘실크로드 르네상스’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인구 18만명에 불과한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시에는 지난해 12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 7억236만위안(약 8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00년 관광객 60만명, 관광 총수익 2억2000만위안(약 266억원)과 비교할 때 관광객 수는 2배, 수익은 3.2배 증가했다. 지난해 둔황시 관광 총수익은 2006년 둔황시 GDP(국내총생산) 24억위안(약 2900억원)의 30%에 이른다.

      우루무치(‘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와 투루판(‘도회지’ 혹은 ‘풍요로운 지방’이라는 뜻) 등 실크로드의 또 다른 ‘보석’을 보유한 신장·위구르 자치구 역시 2000년과 2006년을 비교할 때 관광객 수는 2.2배 증가 (758만⇒1670만명), 관광 총수익은 2.6배 증가(62억7000만위안·7575억원 ⇒ 160억위안·1조9331억원)했다.

    • 지난달 28일 새벽 1시. 둔황시 중심가에 위치한 야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숙소에서 택시를 탔다. 10여 년의 택시기사 경력을 자랑하는 런쥔(36)씨는 “둔황이 처음이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대답에 런씨는 말했다. “둔황시민조차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둔황의 모습에 놀란다. 유적지 빼고는 모든 게 다 천지개벽하고 있다.”

      서기 8세기 당나라의 대시인 왕유(王維)가 이별시의 백미로 꼽히는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벗 원씨댁 둘째 아들을 안서 땅으로 보내며)’에서 ‘양관(陽關·현재의 둔황지역) 너머 서쪽 땅(=안서지방)으로 가면 아는 이 없을 터이니, 다시 한 잔 받으시게, 벗이여’라고 노래했던 ‘오지’의 대명사 둔황. 연 강수량 40㎜에 연 증발량은 그 60배가 넘는 2480㎜, 섭씨 40도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큰 연교차, 6월에도 자외선 차단제(선크림)를 덕지덕지 바르지 않으면 살이 익어버릴 듯한 뜨거운 햇살….

      둔황은 중국 동부 연안도시들과 비교할 때 기후 등에서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그러나 둔황은 세계문화유산인 막고굴(莫高窟)과 바람이 불면 모래가 움직이며 운다는 명사산(鳴沙山), 그 속에 자리한 오아시스 월아천(月牙泉) 그리고 요즘으로 치면 출입국관리사무소 역할을 했던 양관과 옥문관(玉門關) 등 실크로드의 역사 유적들을 관광 자원화해서 21세기 ‘신(新)실크로드’를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 ▲ 바람이 불면 모래가 움직이며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해 이름 붙여진 명사산(鳴沙山). 둔황 도심으로부터 곧게 뻗은 4차로 도로에서 바라 본 명사산이 관광객들을 압도한다. /둔황=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 ◆교통 기반시설 확충=지난달 28일 오후 5시 명사산 앞. 도심 방향으로 왕복 4차선 도로가 5㎞ 정도 곧게 뻗어 있다. 도로 양 옆으로는 각각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됐고, 그 옆으로 인도가 마련됐다. 길 옆으로는 키 큰 가로수가 줄지어 뻗었다. 가로수에는 근처 당허(黨河) 저수지에서 끌어들인 물줄기가 관로에서 솟아난다. 40도 가까운 폭염이었지만 낮은 습도 때문에 관광객들은 가로수 그늘 사이로 별 어려움 없이 명사산을 향해 걷고 있었다. 이 도로는 2002년 4200만위안(약 51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도심 도로만 바뀐 게 아니다. 지난해 중순까지 둔황 관광객은 둔황에서 동쪽으로 130㎞ 떨어진 류위안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갈아 타야 했다. 둔황시는 건설비 6억9000만위안(약 834억원)을 들여 지난해 8월 란저우(蘭州·간쑤성 성도)~둔황을 연결시키는 철도를 놓았다. 꼬박 하루 이상 걸리던 란저우~둔황은 이제 14시간 열차 여행으로 닿을 수 있게 됐다. 안서현 과저우(瓜州)~둔황을 잇는 총길이 130㎞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로 4억7000만위안(약 568억원)이 투입됐다. 란저우 가욕관~둔황은 예전보다 4시간 이상 빨라졌다. 허완휘 돈황시 판공부 부주임은 “도로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을 위해 도로의 각종 안내판에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를 병기하는 작업도 한창”이라고 했다. 국내선 전용인 둔황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키는 문제도 초 읽기 상태다. 1982년 개설됐다가 2002년 4억2000만위안(약 507억원)을 들여 청사를 확장한 둔황공항은 오는 9월 한국과 일본으로의 직항로 개설을 위해 분주하다.

    • ▲ 둔황 명사산에서 관광객들이 낙타를 타고 있다. 여름 뜨거운 햇살은 사람과 동물의 그림자조차 모래 속으로 녹이고 있었다. /둔황=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 ◆한국과 일본 관광객을 잡아라=둔황시는 일본과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 관광객은 8000명, 일본인 관광객은 8만여 명 수준이었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부터 한국에 홍보 대행사를 따로 위촉했다. 서울에 본부가 있는 ‘한국화연(華緣)문화전파공사(대표 취환)’다. 올 초부터 중국 여유국(旅游局·우리로 치면 문화관광부의 관광 담당 부서)과 함께 둔황 홍보에 나선 공사측은 지난 2월 서울 세종호텔에서 전시회 등을 가진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주한 중국문화원에서 ‘실크로드-신비한 둔황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인지 올해 둔황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1만2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둔황시는 또 후난성 장자제(張家界)로 향하는 100만 명이 넘는 한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둔황~장자제 직항 노선도 개설하려고 한다. 취환 대표는 “한국어 가이드 1000명 육성을 목표로 오는 9월부터 둔황 관광직업학교에 한국어 가이드 200명을 기르는 3년짜리 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5성급 호텔 두 곳을 건설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관광가격 경쟁력도 높아=당허 저수지의 물을 끌어들여 쇼핑과 오락, 음식을 복합적으로 즐기는 1만5000평 규모의 ‘당허 풍경선(風景線)’도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이 사업을 위해 모두 1억 6000만 위안(약 193억원)을 민자로 끌어들였다. ‘관광 둔황 르네상스’를 위해 2000년부터 외부로부터 투자받은 총액은 모두 30억위안(약 3625억원). 지난해 둔황의 GDP는 24억위안(약 2900억원)이었다.

      28일 오후 명사산 경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명사산과 오아시스인 월아천을 즐기고 있었다. 일부는 2시간 코스로 낙타를 타면서 명사산을 유람했다. 모래 썰매로 명사산 정상부에서 미끄럼을 타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까지 25개국을 여행했다는 미국인 타이 노브라튼(Tye Norbraten·33)씨는 “동굴(막고굴)에 만든 불상과 명사산의 모래언덕이 너무 인상적”이라며 “야시장에서 지름이 20㎝나 하는 커다란 빵(‘신장낭’이라고 불린다) 하나(0.5위안)와 자그마한 고기 4점이 들어 있는 양꼬치 열 개(한 개에 0.5 위안)로 한 끼를 때웠는데, 1달러도 들지 않았다”고 했다. 류더이 둔황시 상무부시장은 “둔황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하루 동안 쓰는 돈은 숙박비 등을 모두 포함해도 800위안(9만7000원) 정도”라며 “2000년 실크 로드 역사를 이렇게 ‘좋은 가격’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라”라고 부탁했다.
    • 투루판 분지는 5∼7세기에 번영한 곳으로 아스타나는 이곳의 북서쪽에 있다. 영국의 M.A.스타인 탐험대가 1914년 발굴조사한 결과 ① 6조 중기, ② 고창국이 번영할 때, ③ 당나라 통치시대의 3시기에 이루어졌음이 판명되었다. 지하에서 발굴한 널방[墓室]에서는 묵서(墨書)·묘지명(墓誌銘)·토우(土偶)·견직물을 비롯하여 사산왕조 페르시아의 화폐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어 동서 교섭사상 중요한 요지였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50년에는 중국학자들이 재조사한 묘지·견직물 등에서도 고창국의 문서가 발견되었다. /최순호 기자
    • 우루무치에도 천지가 있다. 우루무치 시내에서 110km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차로 한시간 반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이곳은 보고다봉 자락 1950m 높이에 눈 녹은 물이 흘러와 만들어진 호수로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관광을 할 수 있고 승마를 체험할 수 있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청회색 호수는 우리에게는 유난히 친근해 보이는데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달리다 보면 상쾌함이 온몸에 젖어 든다. /최순호 기자
    • 우루무치 시내를 벗어나니 초원이 이어지고 40~50km 지점 천산산맥의 산기슭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골짜기의 바람을 이용한 전력생산을 하고 있는 장면이 대관령의 풍력발전 단지를 연상하게 한다. /최순호 기자
    • 카레즈는 북쪽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내린 물을 지하수로를 통해 투루판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관개수로가 없었다면 실클로드 도시인 투루판은 없었을 것이다. 카레즈 길이를 다 합치면 5천km가 넘을만큼 방대한 길이다. /최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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