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전원생활 경험자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전원생활 성공법.
▲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 = 시골에 가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하다. 땅이나 집을 사는 것은 선배들의 경험담이나 다양한 정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운 후 실행해도 늦지 않다.
▲ 예행 연습 과정을 거쳐라 = 귀촌, 귀농하기 전에 주말농장 등을 통해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농업학교 등을 통해 영농기술을 습득하거나 가능하면 영농현장에서 일정기간 체험, 실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 욕심은 금물, 작게 시작하라 = 텃밭가꾸기든 농사든 크게 시작하기보다는 작게 시작해서 늘려가는 게 좋다. 집짓는 것도 마찬가지. 집이 크면 집에 매여 살게 된다. 처음부터 과도한 욕심, 지나친 투자는 금물이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농민도 농업으로 큰 돈을 버는 사람은 드물다.
▲ 올인하지 마라 = 평생 시골에 살겠다거나 시골에 뼈를 묻겠다는 생각으로 시골생활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사람일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욕심을 낼수록 집과 땅이 커지게 돼 나중에 되돌리기도 어렵다. 덩치가 커지면 나중에 되팔기도 어렵다.
▲ 불편함을 여유로 받아들여라 = 전원생활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도시에 비해 생활여건이 열악하다. 막연한 동경이나 목가적인 생각으로 시골에 오면 실패하기 쉽다. 시골의 불편함을 여유로 알고 즐길 수 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 이웃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 = 시골에 간 도시민들이 마을주민과의 갈등과 불협화음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적지않다.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며 어울려 사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현지주민과 친해지면 배우는 것도, 얻는 것도 많다.
▲ 가족과 충분히 협의해라 = 가족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전원생활이 오래 가지 못한다. 특히 부부간의 의견조율은 기본이다. 부인이 마지못해 남편을 따라 시골에 오면 무료함과 무서움을 견디지 못해 도시로 다시 떠나게 된다.
▲ 남의 집을 빌려 살아보는 것도 방법 = 처음부터 큰 집을 지었다가 적응이 안되거나 사정이 생겨 빈 집으로 놔두는 것보다 시골집을 빌려 살아보는 것도 좋다. 얼마만한 평수가 좋을지, 살면서 겪은 문제점을 나중에 집을 지을 때 반영할 수도 있다.
▲ 소득이 되는 소일거리를 찾아라 = 한가롭게 책을 읽고 경치만 보며 전원생활을 할 수는 없다. 소일거리가 없으면 무료해진다. 건강도 챙기면서 적더라도 생활에 보탬이 되는 일거리가 있어야 적응도 쉽고 마을주민들과도 빨리 융화된다. 도시에서의 경험, 지식, 취미 등이 소일거리로 이어지면 더욱 좋다.
▲ 도시의 생활기반을 완전히 끊지마라 = 시골에서 돈을 벌며 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연금이나 임대소득 등 고정적인 소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전원생활도 어려움이 없다. 만약을 위해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도시의 생활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웃 주민이 최고의 전원생활 안내자"
다음은 김희경 횡성군 강림면장이 말하는 도시민의 전원생활.
-- 지역 주민들은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어떻게 보나.
▲ 요즘엔 시골도 많이 달라져 전처럼 무조건 배척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외지인들에 대한 경계심도 별로 없다. 하지만 도시민들이 전원생활을 하면서 두문불출하며 경치나 즐기고 독불장군식으로 생활하면 지역주민하고 융화도 안되고 갈등이 생긴다. 요즘에는 금요일 저녁에 내려와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이나 월요일 새벽에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다.
--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투기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여전한 것 같은데.
▲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지자체 입장에서는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적극 환영하고 있다,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이 면사무소에 문의를 해오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개발제한 사항이나 인허가 절차 등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면사무소 등에 전화하면 알려줄 것이다.
-- 지금 농촌의 생활 여건은.
▲ 문화시설이 열악한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도로망이 확충돼 그나마 낫지만 취미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군 단위의 경우 문화관 등이 있어 영화 무료 상영 같은 것도 하지만 면단위의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 도시 은퇴자들이 시골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 농사는 어렵다. 농사도 직업이다. 특히 도시 은퇴자들의 경우 귀촌은 문제가 없지만 귀농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판로가 보장되고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도시민도 농사로 어느 정도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을 충분히 배우고 일정기간 경험을 쌓고 내려와야 한다.
--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 똑같은 채소라도 지역마다 재배하는 법이 약간씩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이웃 주민이 최고의 전원생활 교사라고 생각하면 좋다. 모르면 이웃의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고 배우다 보면 친해지게 된다. 도시민이 시골에 내려와 기본적으로 지역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생활한다면,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시골생활비 한 달에 얼마 드나
시골생활의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텃밭 정도만 일궈도 어지간한 먹을거리는 충당할 수 있고 도시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용돈 씀씀이나 소비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도시 은퇴자 중에는 한달 생활비가 도시에 있을 때의 절반 정도나 절반도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30년간의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2000년 귀촌한 윤희경(62) 씨의 한 달 생활비는 70만-100만원선. 윤씨는 "자급자족하는 생활이라 전기료, 인터넷 사용료, 차량 유지비 정도 외에는 크게 돈이 들어가지 않다"면서 "지금의 생활비는 도시에 있을 때의 절반도 안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60세에 은퇴한 부부가 군단위 지역에서 `평균 수준´의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월 평균 생활비는 97만원. 서울에서 노후를 보낼 때 필요한 생활비 154만원의 63% 수준이다.
도시 은퇴자들이 어느 정도의 연금과 저축만 있으면 시골에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할 만하다.
실제 은퇴후 농촌으로 이주한 50세 이상 귀농자 408명을 대상으로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한달 생활비가 100만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50만원 미만의 귀농자도 21%에 달했으며 100만-150만원 미만은 24%, 150만원 이상은 23%였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8%가 현재의 경제 수준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농촌에서는 지출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을 가지고도 생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소비 지출이 많은 도시에서는 월소득 200만원으로도 생활이 빠듯할 수도 있지만 시골에서는 이보다 훨씬 적은 소득으로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지난 해 강원도 화천으로 귀촌한 김명웅씨 부부의 지금 소득은 도시에서 살 때의 3분의 1 수준인 월 150만원. 하지만 풍족감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씨는 "전에는 450만원을 벌어도 가난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나 지금은 150만원을 벌어도 풍요롭다는 느낌으로 꽉 채워진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의 기본 생활비는 30만원 정도. 그는 "도시에서 살 때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적금을 지금은 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민 귀촌 발목잡는 1가구2주택 문제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시골에 땅을 사고 집을 지으려고 할 때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1가구2주택 문제다.
도시에 아파트 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전원주택을 갖게 되면 1가구2주택자가 돼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다.
실제 전원생활을 하려는 도시민 가운데는 이 문제가 걸림돌이 돼 실행을 주저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예를 들어 은퇴후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도시의 근거지는 남겨두려고 한다. 도시에 남아 있는 자녀들을 위해서나 당분간 도시의 생활 기반을 유지하면서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도시의 아파트 등을 당장 처분하기 쉽지 않다.
전원주택을 지어 주말주택으로 이용하다가 퇴직하면 시골에 정착하거나 나중에 늙어서 움직이기 힘들 때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전원생활 수요자를 위한 특례조치는 있다. 도시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읍면지역에 있는 농어촌주택을 취득하면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이 조치에는 많은 단서가 붙어있다.
농어촌 주택을 취득해 3년 이상 보유한 후 도시의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가 비과세되고 그것도 2008년말까지 취득해야 한다.
특히 비과세 대상 농어촌주택도 대지 200평(600㎡), 건평 45평(150㎡) 이하의 가옥과 토지를 합쳐 기준시가 7천만원 이하여야 한다. 매각시점에서는 기준시가 1억원 이하가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특례조치에 대해 부동산 투기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순수한 생각으로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비현실적인 정책이라고 말한다.
전원주택이 별장이나 호화주택으로 인식되던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수도권 밖의 시골에 투자 목적이나 매매차익 등을 노려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는 것이다.
투기나 전원마을 조성 등을 통해 도시 은퇴자 등을 농촌으로 유치하려는 정부 노력과도 배치되는 인색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가옥과 토지를 합쳐 기준시가 7천만원 이하의 전원주택은 도시 은퇴자 등이 상주하면서 거주할 공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통상 도시 사람들이 원하는 어지간한 전원주택 정도면 기준시가 7천만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말용 소형 전원주택에나 해당되는 조치라는 것.
이 때문에 인구 감소로 공동화되고 있는 수도권밖 농촌지역의 주택에 대해서는 도시 은퇴자 등 실수요자에 한해 규제를 풀거나 기준시가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농촌지역에 있는 전원주택은 구조적으로 투기상품이 될 수 없는 소모품"이라면서 "땅만 가지고 있다면 투기적인 요소도 있다고 하겠지만 그 땅에 집을 지었을 때는 오히려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연합뉴스편집위원
▲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 = 시골에 가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하다. 땅이나 집을 사는 것은 선배들의 경험담이나 다양한 정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운 후 실행해도 늦지 않다.
▲ 예행 연습 과정을 거쳐라 = 귀촌, 귀농하기 전에 주말농장 등을 통해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농업학교 등을 통해 영농기술을 습득하거나 가능하면 영농현장에서 일정기간 체험, 실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 욕심은 금물, 작게 시작하라 = 텃밭가꾸기든 농사든 크게 시작하기보다는 작게 시작해서 늘려가는 게 좋다. 집짓는 것도 마찬가지. 집이 크면 집에 매여 살게 된다. 처음부터 과도한 욕심, 지나친 투자는 금물이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농민도 농업으로 큰 돈을 버는 사람은 드물다.
▲ 올인하지 마라 = 평생 시골에 살겠다거나 시골에 뼈를 묻겠다는 생각으로 시골생활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사람일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욕심을 낼수록 집과 땅이 커지게 돼 나중에 되돌리기도 어렵다. 덩치가 커지면 나중에 되팔기도 어렵다.
▲ 불편함을 여유로 받아들여라 = 전원생활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도시에 비해 생활여건이 열악하다. 막연한 동경이나 목가적인 생각으로 시골에 오면 실패하기 쉽다. 시골의 불편함을 여유로 알고 즐길 수 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 이웃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 = 시골에 간 도시민들이 마을주민과의 갈등과 불협화음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적지않다.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며 어울려 사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현지주민과 친해지면 배우는 것도, 얻는 것도 많다.
▲ 가족과 충분히 협의해라 = 가족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전원생활이 오래 가지 못한다. 특히 부부간의 의견조율은 기본이다. 부인이 마지못해 남편을 따라 시골에 오면 무료함과 무서움을 견디지 못해 도시로 다시 떠나게 된다.
▲ 남의 집을 빌려 살아보는 것도 방법 = 처음부터 큰 집을 지었다가 적응이 안되거나 사정이 생겨 빈 집으로 놔두는 것보다 시골집을 빌려 살아보는 것도 좋다. 얼마만한 평수가 좋을지, 살면서 겪은 문제점을 나중에 집을 지을 때 반영할 수도 있다.
▲ 소득이 되는 소일거리를 찾아라 = 한가롭게 책을 읽고 경치만 보며 전원생활을 할 수는 없다. 소일거리가 없으면 무료해진다. 건강도 챙기면서 적더라도 생활에 보탬이 되는 일거리가 있어야 적응도 쉽고 마을주민들과도 빨리 융화된다. 도시에서의 경험, 지식, 취미 등이 소일거리로 이어지면 더욱 좋다.
▲ 도시의 생활기반을 완전히 끊지마라 = 시골에서 돈을 벌며 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연금이나 임대소득 등 고정적인 소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전원생활도 어려움이 없다. 만약을 위해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도시의 생활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웃 주민이 최고의 전원생활 안내자"
다음은 김희경 횡성군 강림면장이 말하는 도시민의 전원생활.
-- 지역 주민들은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어떻게 보나.
▲ 요즘엔 시골도 많이 달라져 전처럼 무조건 배척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외지인들에 대한 경계심도 별로 없다. 하지만 도시민들이 전원생활을 하면서 두문불출하며 경치나 즐기고 독불장군식으로 생활하면 지역주민하고 융화도 안되고 갈등이 생긴다. 요즘에는 금요일 저녁에 내려와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이나 월요일 새벽에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다.
-- 도시민의 전원생활을 투기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여전한 것 같은데.
▲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지자체 입장에서는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적극 환영하고 있다,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이 면사무소에 문의를 해오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개발제한 사항이나 인허가 절차 등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면사무소 등에 전화하면 알려줄 것이다.
-- 지금 농촌의 생활 여건은.
▲ 문화시설이 열악한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도로망이 확충돼 그나마 낫지만 취미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군 단위의 경우 문화관 등이 있어 영화 무료 상영 같은 것도 하지만 면단위의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 도시 은퇴자들이 시골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 농사는 어렵다. 농사도 직업이다. 특히 도시 은퇴자들의 경우 귀촌은 문제가 없지만 귀농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판로가 보장되고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도시민도 농사로 어느 정도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을 충분히 배우고 일정기간 경험을 쌓고 내려와야 한다.
--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 똑같은 채소라도 지역마다 재배하는 법이 약간씩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이웃 주민이 최고의 전원생활 교사라고 생각하면 좋다. 모르면 이웃의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고 배우다 보면 친해지게 된다. 도시민이 시골에 내려와 기본적으로 지역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생활한다면,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시골생활비 한 달에 얼마 드나
시골생활의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텃밭 정도만 일궈도 어지간한 먹을거리는 충당할 수 있고 도시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용돈 씀씀이나 소비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도시 은퇴자 중에는 한달 생활비가 도시에 있을 때의 절반 정도나 절반도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30년간의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2000년 귀촌한 윤희경(62) 씨의 한 달 생활비는 70만-100만원선. 윤씨는 "자급자족하는 생활이라 전기료, 인터넷 사용료, 차량 유지비 정도 외에는 크게 돈이 들어가지 않다"면서 "지금의 생활비는 도시에 있을 때의 절반도 안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60세에 은퇴한 부부가 군단위 지역에서 `평균 수준´의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월 평균 생활비는 97만원. 서울에서 노후를 보낼 때 필요한 생활비 154만원의 63% 수준이다.
도시 은퇴자들이 어느 정도의 연금과 저축만 있으면 시골에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할 만하다.
실제 은퇴후 농촌으로 이주한 50세 이상 귀농자 408명을 대상으로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한달 생활비가 100만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50만원 미만의 귀농자도 21%에 달했으며 100만-150만원 미만은 24%, 150만원 이상은 23%였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8%가 현재의 경제 수준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농촌에서는 지출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을 가지고도 생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소비 지출이 많은 도시에서는 월소득 200만원으로도 생활이 빠듯할 수도 있지만 시골에서는 이보다 훨씬 적은 소득으로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지난 해 강원도 화천으로 귀촌한 김명웅씨 부부의 지금 소득은 도시에서 살 때의 3분의 1 수준인 월 150만원. 하지만 풍족감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씨는 "전에는 450만원을 벌어도 가난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나 지금은 150만원을 벌어도 풍요롭다는 느낌으로 꽉 채워진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의 기본 생활비는 30만원 정도. 그는 "도시에서 살 때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적금을 지금은 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민 귀촌 발목잡는 1가구2주택 문제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시골에 땅을 사고 집을 지으려고 할 때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1가구2주택 문제다.
도시에 아파트 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전원주택을 갖게 되면 1가구2주택자가 돼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다.
실제 전원생활을 하려는 도시민 가운데는 이 문제가 걸림돌이 돼 실행을 주저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예를 들어 은퇴후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도시의 근거지는 남겨두려고 한다. 도시에 남아 있는 자녀들을 위해서나 당분간 도시의 생활 기반을 유지하면서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도시의 아파트 등을 당장 처분하기 쉽지 않다.
전원주택을 지어 주말주택으로 이용하다가 퇴직하면 시골에 정착하거나 나중에 늙어서 움직이기 힘들 때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전원생활 수요자를 위한 특례조치는 있다. 도시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읍면지역에 있는 농어촌주택을 취득하면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이 조치에는 많은 단서가 붙어있다.
농어촌 주택을 취득해 3년 이상 보유한 후 도시의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가 비과세되고 그것도 2008년말까지 취득해야 한다.
특히 비과세 대상 농어촌주택도 대지 200평(600㎡), 건평 45평(150㎡) 이하의 가옥과 토지를 합쳐 기준시가 7천만원 이하여야 한다. 매각시점에서는 기준시가 1억원 이하가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특례조치에 대해 부동산 투기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순수한 생각으로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비현실적인 정책이라고 말한다.
전원주택이 별장이나 호화주택으로 인식되던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수도권 밖의 시골에 투자 목적이나 매매차익 등을 노려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는 것이다.
투기나 전원마을 조성 등을 통해 도시 은퇴자 등을 농촌으로 유치하려는 정부 노력과도 배치되는 인색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가옥과 토지를 합쳐 기준시가 7천만원 이하의 전원주택은 도시 은퇴자 등이 상주하면서 거주할 공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통상 도시 사람들이 원하는 어지간한 전원주택 정도면 기준시가 7천만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말용 소형 전원주택에나 해당되는 조치라는 것.
이 때문에 인구 감소로 공동화되고 있는 수도권밖 농촌지역의 주택에 대해서는 도시 은퇴자 등 실수요자에 한해 규제를 풀거나 기준시가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농촌지역에 있는 전원주택은 구조적으로 투기상품이 될 수 없는 소모품"이라면서 "땅만 가지고 있다면 투기적인 요소도 있다고 하겠지만 그 땅에 집을 지었을 때는 오히려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연합뉴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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