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려놓고 1시간을 못참은 언론"
7년 만에 역사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 평양 개최 합의 소식이 발표됐지만 그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국내 언론 중 한 신문사가 남북이 동시에 발표키로 한 시간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보도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는 9시 쯤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국내언론으로는 첫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정상회담 남북공동 10시 발표 합의, 언론이 깨…파이낸셜뉴스·아사히 1시간 전 보도
▲ 청와대 백종천 안보실장과 김만복 국정원장,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8일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을 브리핑하고 있다. ⓒ데일리노컷뉴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7시30분쯤 출입기자들에게 "오전 10시에 남북정상회담 개최 관련 발표가 있으니 반드시 엠바고를 지켜달라. 남북이 동시에 발표키로 합의한 시간이니 이를 '중대발표'라는 표현으로도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기자들은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현장에 없던 기자들에게도 문자메시지로 이 같은 사실이 통보됐다.
불과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가 첫 기사를 9시 전후로 타전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는 청와대의 항의를 받고 곧바로 기사를 내렸다.
▲ 남북정상회담 합의서 | ||
이에 따라 머니투데이 9시18분, 연합뉴스 9시19분, 그 뒤로 이데일리 조선일보 뉴시스 등이 보도하면서 모든 언론이 속보경쟁에 합류했다. 사실상 모든 언론이 남북 10시 공동발표 이전에 보도한 셈이다.
청와대 "정상회담 추진에 부정적 영향 우려…적절한 조치 취할 것"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북에서 볼 때 남북이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음에도 남측 보도 때문에 지켜지지 않아 자칫 정상회담 추진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대한 보도유예 요청이 지켜지지 않은 보도태도는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사인 연합뉴스 성기홍 차장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남북이 지키기로 한 것을 기자들도 받아들인 것임에도 일부 언론사에 의해 지켜지지 않아 기자들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는 기자와 데스크간에 커뮤니케이션 부재 때문에 빚어진 일로 결코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데스크에 전달이 잘 안된 실수…책임질 것"
기사를 쓴 기자는 "구두로는 얘기가 됐는데 1보를 미리 올리면서 엠바고라는 말을 명확히 표시를 해주지 않아 데스크가 그대로 올린 것같다"며 "잘못된 게 있는 만큼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데스크를 본 파이낸셜뉴스 정치부장은 "의도적인 게 아니고 실수였다. 엠바고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이후 기자를 통해 엠바고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기사를 내렸다"며 "우리 역시 정상회담이 중대사항인 만큼 잘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엠바고는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히신문이 첫 보도한 것과 관련해 "아사히 온라인판을 보고 쓴 것은 절대 아니다. 보도가 된 줄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대해서는 협조요청과 취할 수 있는 조치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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