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인 어떤 임무 수행하나
“잉크 펜은 지구와 우주에서 쓸 때 어떻게 다를까”, “식물은 지구와 우주에서 어떻게 다르게 자랄까”,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도 무게를 잴 수 있을까”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씨는 내년 4월 우주비행에 나서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7~8일간 머물며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고산씨는 우주비행사나 우주관광객 등이 아니라 우주실험전문가로 분류되며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10번째 우주과학실험 수행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산씨가 수행할 연구는 청소년 교육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적.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은 기초과학실험 13가지 등 18가지다. 모두 우주인임무개발위원회가 산.학.연 등 각계 각층에서 공모한 우주인 임무 중에서 선정한 과제들이다.
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고산씨가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마치고 귀환하면 우주인 생활모습과 함께 실험결과를 CD로 제작, 전국 초.중.고교에 교육자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다음은 주요 우주과학실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교육실험
◇ 지구와 우주에서 물의 현상 비교 = 지구와 우주에서 물의 구성 및 성질 등에 나타나는 차이점을 알아본다. 예를 들어 물은 지구에서는 섭씨 4℃에서 위쪽부터 얼기 시작하지만 우주에서는 물의 대류이나 온도 차이가 없어 다른 형태로 얼 것으로 추정된다.
◇ 회전운동 및 뉴턴법칙 등 비교 = 뉴턴 운동법칙 및 회전운동이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지구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실험한다.
◇ 표면장력 차이점 비교 = 물 등 액체가 우주에서 어떤 형태를 보이는지 살펴봄으로써 지구와 우주에서의 표면장력 차이와 그 원리를 밝힌다.
◇ 펜의 사용 차이점을 통한 중력 영향 비교 = 중력에 의해 잉크가 아래로 흐르는 것을 이용해 글씨를 쓰는 펜이 우주에서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관찰함으로써 중력의 영향을 설명하고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펜을 제작한다.
◇ 식물성장 비교 = 지구와 우주에서 식물이 자랄 때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실험으로 확인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기초과학실험
◇ 우주에서 쓸 수 있는 ’우주저울’ 개발 = 지구에서 무게측정은 중력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면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도 무게를 잴 수 있을까. 항우연 최기혁 박사는 무중력 환경에서 5㎏ 이하 물체를 오차 0.5g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는 우주저울을 개발했으며 우주과학실험으로 그 실효성을 실험한다.
◇ 국제우주정거장 내 소음 환경문제 파악 및 개선 연구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덕주 교수가 제안한 과제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원으로 꼽히는 소음을 측정하고 소음원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개선 방법을 모색한다.
◇ 첨단 식품가공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우주식품 개발.실증 실험 = 김치 등 한국 전통음식을 우주식품으로 개발해 우주인이 섭취함으로써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우주식품의 인증 및 개발 기술을 확보한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성수 박사와 원자력연구원 이주운 박사가 제안했다.
◇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반응 및 노화유전자 탐색 = 건국대 조경상 교수가 제안한 과제로 우주환경에서 초파리를 이용해 중력 반응인자와 노화 촉진 과정을 규명, 장기간 우주체류에 대비한 무중력 적응 프로그램 및 무중력 적응제 개발. 노화 방지 대책 마련 등에 활용한다.
◇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소형 생물배양기 개발 = 지구에서 조직배양은 2차원으로 이뤄지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조직배양이 3차원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바이오트론과 생명공학연구원이 개발한 ’소형 생물배양기’의 활용 가능성을 실험을 통해 확인한다.
◇우주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메모리소자 실증실험 = 전자부품연구원 임기택 박사는 우주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메모리소자 개발 등을 위해 다양한 메모리 소자의 성능 및 변화 특성 분석을 제안했다.
◇무중력 상태의 제올라이트와 금속-유기다공성 물질의 결정성장 = 서강대 윤경병 교수는 무중력 상태에서의 제올라이트 결정성장 실험을, 포항공대 김기문 교수는 무중력 환경에서의 금속-유기 다공성 물질 결정성장 실험을 제안했다.
한국인 최초로 우주비행에 나설 고산씨와 예비우주인 이소연씨는 앞으로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고산씨는 내년 4월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를 타고 지구에서 약 350㎞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 7~8일간 머물며 각종 과학실험을 수행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소속 연구원 신분으로 우주인 훈련을 받아온 두 사람은 우주임무 수행 후에도 공식적으로는 신분이나 처우에 큰 변화는 없으며 우주선 탑승 여부에 관계 없이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
▲ 한국 우주인 후보 고산, 이소연씨가 내년 4월로 예정된 우주공간에서의 우주과학실험을
위해 러시아에서 열리는 하반기 훈련을 받기 위해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다만 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우주임무 수행 후 현재 연구원인 두 사람의 직위를 선임연구원으로 높이고 항우연 안에 ’우주인 관리위원회’를 둬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우주임무 수행 후에는 실제 우주비행을 마친 고산씨와 예비우주인으로 지상을 지킨 이소연씨의 활동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산씨에게는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고 이와 함께 우리나라 우주개발을 선도한 ’영웅’으로 대중에게 각인되기 때문이다.
고산씨는 우주를 경험한 우리나라의 첫 우주인으로 향후 우주개발 사업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제2, 3의 한국 우주인 양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이 어떤 활동을 하게 될 지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당장 수행하게 될 가장 큰 임무는 ’과학기술 홍보대사’로 과학 대중화 운동에 앞장서는 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부도 이들이 우주임무 수행 후 과학자로서 연구활동을 하는 것을 희망할 경우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이들이 어떤 직함으로든 과학기술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산씨와 이소연씨는 개인적 측면에서 광고모델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의 광고 출연 요청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선발에서 훈련, 우주임무 수행 과정에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높은 지명도와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광고모델로서 이들의 가치는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광고활동이 어느 선까지 허용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그동안 기본적으로는 ’우주인의 개인적 광고 출연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그 내용이 공익적이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과기부는 광고 활동 역시 항우연 내에 설치될 우주인관리위원회가 사안별로 심사해 선별적으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인 고산씨와 예비우주인 이소연씨가 임무 수행 후 어떤 길을 택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고산씨는 지난달 초 일시 귀국 인터뷰에서 최종 선발 후의 삶에 대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훈련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의 우주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 ‘고산’씨는 누구인가
한국 최초 우주인의 꿈을 이룬 고산(30)씨는 삼성종합기술원 컴퓨터 및 인공지능 연구원 출신이다. 카투사 출신으로 영어에 능하고 중국어 회화도 가능하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학 시절부터 산악부, 축구부, 복싱부 활동을 활발히 참여했다. 2004년 전국 신인 아마츄어 복싱 선수권대회에 참여해 동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후보 선발 직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꿈을 찾아 여기까지 왔다. 내가 우주인이 된다면 나를 바라보며 꿈을 만들어갈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과 나의 꿈이 선명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우주인 후보에서 안타깝게 부후보에 그친 이소연(28)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연구원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다. 태권도 공인 3단의 조깅과 수영을 즐기는 여성이다. 밴드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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