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알프레드 킨제이는 '성유발에 따른 성적충동'을 설문 조사했다. 내용을 보면 남성은 '생생한 성교 장면'에서 성적충동을 느끼고 여성은 '낭만적인 사랑의 이야기'에서 성적충동을 느낀다고 했다. 후대의 연구자들은 이런 실험을 했다. 남녀를 모아놓고 처음엔 생생한 성교장면을 보여주고 두번째는 낭만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밥 먹었니?'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들려주고 '어디에서 가장 큰 성적충동이 오는가'를 물었다. 이 질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 첫번째를 꼽았다. 왜 킨제이의 설문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1953년 당시 여성들은 에로틱 영상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요즘엔 여성들도 생생한 성교장면에서 성적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성적충동에 관한 한 남녀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된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충동에 관해 설조사를 실시했다.
'만약 성적충동(성적 흥분, 또는 강한 느낌)을 느낀 적이 있다면 어떠한 상황입니까?'라고 물었다.
여학생에겐 예문을 설정하기 어려워 주관식으로 물었다.
남학생은 보편적인 현상을 감안해 9가지 예문-
①노출이 심한 여성을 볼 때
②마음에 드는 여자를 볼 때
③포르노를 볼 때
④뉴스에서 강간범이 나올 때
⑤여자와 단둘이 있어 분위기가 으슥할 때
⑥밤길을 홀로 걷는 여자를 볼 때
⑦술을 먹고 외모가 야한 여자를 볼 때
⑧엘리베이터에서
⑨기타의견-을 제시했다.
남학생의 경우 '노출' 관련 답변의 빈도가 가장 높았고,
포르노를 볼 때, 분위기가 으슥할 때의 순이었다.
④번 예문의 경우 이전 설문에서 일부 남학생들이 주관식으로 답한 바 있어 아예 예문에 넣었더니 1% 정도의 응답이 나왔다. 그 외 기타의견을 보면
▶여자와 밥을 먹을 때
▶여자친구랑 있으면 아무 때나
▶만원 전철에서 여성이 접촉할 때(할머니 빼고)
▶친구가 나를 때릴 때
▶흰 와이셔츠 입은 여성을 볼 때
▶잘 빠지고 통통한 청바지 입은 여자 뒷모습을 봤을 때
▶우는 여자를 볼 때
▶'성의 이해' 강의시간
▶내가 찍은 그녀를 볼 때
▶술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있을 때
▶밤에 그녀를 생각할 때 등이 있었다. 또 '마음에 드는 여자에겐 그런 생각이 죄의식으로 느껴진다'거나 '노출이 어울리지 않으면 역겹다'는 답변도 있었다.
여학생의 의견을 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의 행위를 볼 때
▶섹시한 춤을 추는 남자를 볼 때
▶박력 있는 남자를 볼 때
▶사랑하는 대상을 볼 때
▶구릿빛 피부
▶내가 술을 먹었을 때
▶술을 마시고 남자친구의 살을 만지게 될 경우 ㅋㅋㅋ..-.-
▶남자 친구가 몸을 더듬을 때
▶키스와 애무 이상을 넘어 갔을 때
▶운전할 때 손잡고 이성 친구랑
▶얌전해 보이는 남자(연하남 포함)에게 괜히 집적거리고 싶을 때 등이 있었다.
그 외에 '잠이 안 올 때',
'단순한 에로 영화 볼 때',
'야한 영화를 볼 때',
'비디오의 성교장면',
'손이 예쁘면 손을 잡고 싶다' 등의 대답이 있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과 여학생이 성적 충동을 느끼는 경우는 비슷했다.
'술을 먹었을 때'도 공통적이었고,
'자다가 갑자기', '거의 늘' 등의 답을 보면 남녀 학생의 생각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최근 들어 일부 여학생의 과감한(?) 표현도 많아졌다.
성적 충동에 있어서도 여성에 대한 일부의 편견은 타파돼야 한다.
스포츠조선
김종흡 한양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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