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목을
회양목 고운 등걸에 얹혀놓고
달빛이 익어가는 그곳으로 오십시오
조금은 험한 길일지라도
숲길이거나
혹은 인적이 끊긴 사잇길로
달빛이라도 품에 안고 오십시오
서로 다른 길이라서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떠나는
간이역 같은 이 찻집에
오직 당신만을 위한
한 잔의 홍차를 마련해 두겠습니다
아직은 풋풋한 녹차이거나
너무 익어 검붉은 커피보다는
열 여섯 순정에 물든
노을 같은 그런 홍차를
창문 가까이 얹혀 놓겠습니다
간혹
세찬 빗줄기 속에서도
기적(汽笛)처럼
야윈 목을 내미는 창가에
내 마음 모두를 걸어 두겠습니다.
-최광림-
회양목 고운 등걸에 얹혀놓고
달빛이 익어가는 그곳으로 오십시오
조금은 험한 길일지라도
숲길이거나
혹은 인적이 끊긴 사잇길로
달빛이라도 품에 안고 오십시오
서로 다른 길이라서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떠나는
간이역 같은 이 찻집에
오직 당신만을 위한
한 잔의 홍차를 마련해 두겠습니다
아직은 풋풋한 녹차이거나
너무 익어 검붉은 커피보다는
열 여섯 순정에 물든
노을 같은 그런 홍차를
창문 가까이 얹혀 놓겠습니다
간혹
세찬 빗줄기 속에서도
기적(汽笛)처럼
야윈 목을 내미는 창가에
내 마음 모두를 걸어 두겠습니다.
-최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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