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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사랑과 진실

결혼후 변해버린 그, 어떻게...

by 현상아 2007. 12. 15.
잡은 고기에겐 더이상 미끼를 주지 않는다.’

흔히 남자들끼리 모여서 하는 우스갯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더이상 연애시절과 같지 않은 모습을 심심찮게 접하게 되면 그냥 넘겨버리지만은 못할 이야기다.

실제 5년 이상의 장기레이스 동안 연애를 한 커플조차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라는 말을 공공연히 떠들곤 한다. 대학 때부터 결혼 전까지 오랜 기간 홀로 자취생활을 한 경력으로 연애기간 동안 늘 ‘남자친구는 요리사’를 자청하던 그가 요리는커녕 아침저녁으로 차려주는 음식에 끼니때마다 태클을 걸어오는가 하면, 하늘의 별도 따다 줄 것처럼 공주로 떠받들어주던 그가 ‘살을 빼라, 좀 꾸며라’ 등등 잔소리 일색이다.

 



아, 정말 내가 결혼하려 했던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짜증이 북받친다. 결혼 후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그를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변한 건 그뿐일까?

한없이 잘해주고만 싶던 처음 감정이 영원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대부분 여자들이 결혼 후 ‘변했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만 봐도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결혼 전만 해도 때때로 안겨 오는 선물에다 가끔 투정을 부려도 웃음으로 대해주던 남자, 그런데 이젠 무뚝뚝함과 더불어 휴일이면 방에서 잠자기에 바쁘다. 또한 수없이 펼치던 이벤트 공세를 뒤로하고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졸라야 생일 정도나 챙겨 받는다.

이 정도면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의심할 만하다. 나이가 들고 생김새가 변하듯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무뎌지고 사랑도 조금씩 모습을 바꾸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결혼 후 남편의 행동이 결혼 전과 다르다고 사랑이 변했다는 등 의심부터 하는 것은 금물이다.

애정의 틀이 바뀐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과 현실에 맞춰 점차 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뒤돌아 생각해보면 변한 건 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이유로 그의 수입은 물론 씀씀이 하나까지 태클을 걸지는 않았는지, 가끔 분위기를 잡으려는 그에게 ‘꽃은 낭비야’라며 무드를 깨지는 않았는지 한번 생각해봐라. 당신과 대화를 하기 위해 다가선 그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지는 않았는지를 말이다.

현실적인 기대만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

누구나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지만 유독 여자가 더욱 큰 이유는 남자들은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결혼 전 온갖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의 감정에 비해 여자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내 오면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강해져 온갖 선물 공세와 더불어 깜짝 이벤트로 놀라게 하는 등 성의와 노력은 굉장해진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거치면 이러한 결혼 전 사정은 조금씩 달라져 연애시절 그저 멋있고 폼 나는 모습만 보여주던 그가 방귀 뀌고 트림하는 일상의 아저씨로 변해가는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매일 함께하는 결혼한 남녀의 생활 모습은 연애를 하는 연인과는 크게 다르다. 오로지 상대방 마음에 들게 하기 위해 하루 서너 시간의 데이트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결혼으로 인해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온종일 붙어 있는 날도 다반사라면 계속 상대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연애시절만큼 모든 것을 올인하지 못할 뿐이지 실제 알고 보면 결혼 후라고 남편들이 그리 못하는 건 절대 아니다. 예전과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으로 부부로서 서로 환상 속의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살 수는 없다는 것이 다. 이제 솔직하게 보여줄 부분은 보여주고 서로 간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이해해 가면서 안정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변한 그와 더욱 행복해지는 법

사실 남자들도 여자들이 소녀 같은 기대를 갖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다.

결혼과 동시에 가정의 책임감이 그의 어깨에 놓이는 순간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를 써야 하는 현실에 더욱 공감하는 것이다.

즉 아내와 후에 태어날 자녀들에게 경제적인 여유와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이 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혼자만을 위해 삶의 목표를 세우고 살았던 그가 가정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될 수밖에 없는 입장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결혼 전과 달라진 모습이 서운하게만 여겨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다고 연애시절로 복귀하거나 꿈꾸던 결혼의 모습을 무턱대고 포기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생일이나 기념일이면 어김없이 꽃다발을 안겨주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연애시절의 매너였다면 결혼은 꽃보다는 실용적인 제품이나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또한 퇴근 후 집에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고, 맛있는 저녁을 함께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일상이 바로 삶의 모습이자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의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제와 다르고 눈빛이 다르다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잔잔한 물결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결혼생활을 이해하고 적응하도록 하자.

일러스트|장원선 에디터|이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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