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언제 먹여줄 건데…’= 미국인의 경우 대개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등 연휴 기간에 가족에게 갈 수 없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혼자 있어야 할 때 홀리데이 증후군이 엄습한다. 반면 한국인은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면서도 곧잘 경험한다. 설날 등 연휴에 힘들게 일한 뒤 피해의식·스트레스·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것. 식구·친척들로부터 듣는 ‘국수 언제 먹여줄 건데’ 같은 말도 증후군을 유발한다.
연휴의 마지막 날에 느끼는 직장 복귀에 따른 공포감도 우리 국민의 유별난 홀리데이 증후군이다. 연휴 기간이 선 진국에 비해 짧은 탓이다.
◆술·담배·과식에 매달린다=홀리데이 증후군을 가장 잘 표현한 소설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영화에서 르네 젤위거 역). 신년 가족파티에 가서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어머니로부터 핀잔을 들은 브리짓은 다시는 부모 집에 가고 싶지 않게 된다. 외로움이 쌓이고 허기진 마음에 술·담배·체중만 늘 뿐이다.
평소 같으면 자제했을 고열량·고지방 식품에 탐닉하는 것을 정신과학에선 ‘구강 욕구로의 퇴행’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200명을 대상으로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에 이르는 동안 체중 변화를 조사했다. 이 기간에 체중은 평균 0.6㎏ 늘어났고, 이 증가분은 다음해까지 유지됐다.
한양대병원 정신과 김대호 교수는 “먹는 것으로 공허감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음 행동은 과도한 금전 지출”이며, “자기 존재감의 확인을 위해 평소 눈독만 들이던 물건을 마구 사들인다”고 말했다.
◆잘 걸리는 유형 따로 있다=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평소 경쟁적으로 생활해 연말·연초엔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실직·직장 내 스트레스로 자신의 삶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홀리데이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고 전한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정년을 맞은 사람도 빠지기 쉽다. 남들이 즐겁게 지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심리적으로 더 위축된다. 이들에게 ‘봉사활동을 떠나라’ ‘신나는 파티나 모임에 참여하라’고 권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음의 물탱크를 비워라=쉬는 동안 지난 1년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의 물탱크를 비우는 것이 최선의 홀리데이 증후군 극복법이다. 공허감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를 채우려고 하기보다 마음을 바닥까지 비우는 것이 좋다.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내고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
하 교수는 “연말연시에 특별한 일을 하지 말고 귀차니스트가 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라”고 충고한다. 고독을 즐거이 체험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이용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친구 수가 줄어들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것 같은 느낌도 홀리데이 증후군 발생 요인이기 때문이다.
◆동반 질환에 주의하라=홀리데이 증후군과 함께 오기 쉬운 ‘중병’은 심장병. 홀리데이 심장병이란 용어도 있다. 특히 연말·연시는 음주·흡연·스트레스·과식·차가운 날씨(혈관 수축) 등 심장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실제 심장병은 12월·1월에 다발한다. 이 시기엔 심장병을 ‘소화불량 정도’로 가볍게 취급하다 병을 키운다.
경희대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연휴기간 동안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식사·일정한 수면·적당한 운동을 유지해야 한다”며 “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산책하거나 걷는 것이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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