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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디자인 및

자연 건축Natural Architecture

by 현상아 2008. 3. 13.

 

 

자연 건축Natural Architecture

 


▲ 질 브뤼니(Gilles Bruni)와 마르크 바바리(Marc Babarit), ‘정자(La Tonnelle)’, 1996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경외심과 놀라움을 하나 가득 선사해준다.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 놓은 막대한 과학적 지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연은 결코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없을 것만 같은 놀라운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복잡성에 의해 늘 보기 좋게 그 기세가 꺾여 온 우리 인간들은, 좌절 속에서 무리한 요구를 강행하며 자연을 통제하고자 애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 스스로 이 땅으로부터 멀어지는 상황을 초래했지만, 인간의 생존은 분명 자연에 의해 좌우된다. 결국 이제 다시 우리 인간들은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 데이비드 내쉬(David Nash), '물푸레 돔(Ash Dome)', 1977

이러한 맥락에서 환경 건축을 통해, 대지와의 관계 회복을 바라는 인류의 욕망을 탐구하는 예술 운동이 부상하고 있다. ‘자연 건축(Natural Architecture)’이라 불리는 이 운동은 보다 조화로운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 창출을 목표로 삼아, 자연을 중심에 둔 디자인의 의미를 탐구한다.


▲ 미카엘 한센(Mikael Hansen), '유기체 고속도로(Organic Highway)', 1995

이 운동의 뿌리는 1960년대 후반의 ‘대지 미술(Land Art)’ 운동과 같은, 이전 시대의 예술적 전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갤러리의 빈곤함이나 예술의 상업화에 대한 저항에 초점을 둔 것이었지만, 예술과 자연 사이의 형식 상의 연결 관계를 확장하는 데도 노력을 경주했다. 모든 형식의 예술 및 디자인에 있어 예술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발전시키는 데 일조해 온 것이다.


▲ 질 브뤼니와 마르크 바바리, '시내길(The Stream Path)', 1998

'자연 건축' 운동은 단순한 저항보다는 액티비즘 형태의 활동을 통해 ‘대지 미술’의 확장을 겨냥한다. 이 새로운 형식의 예술은 건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융합함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고자 한다. 이 운동의 핵심 개념은 인류는 자연을 자신들의 필요를 위해 이용하는 동시에 그 중요성을 존중함으로써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크리스 드루리(Chris Drury), '파도의 방(Wave Chamber)', 1995

이러한 원칙을 작품에 표현하는 다수의 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작업이 이 운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하고 소박한 이 작품들은 가장 기본적인 재료와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많은 경우 토속 건축물처럼 보이기도 하는 완성된 결과물들은, 테크놀로지와는 거리가 먼 세계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작품의 본질만이 남도록 많은 것을 덜어내고 비우는 그 형식을 통해 해당 재료 및 공간에 고유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이와 같은 ‘자연 건축’ 운동에는 자연 속 야외공간에 기초한 작업부터 살아있는 재료를 이용한 조각류의 작품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다양한 표현 형식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연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표현’이라는 정신을 그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모든 작품들은 하나의 토양을 공유하고 있다.


▲ 에드워드 응(Edward Ng), '중국 모아시의 다리(Bridge in Moasi, China)', 2005

이들 작품은 건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건물 및 구조물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 틀을 제공하고자 한다. 즉 건축에 대한 새로운 발상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이들 작품은, 건축이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건축 과정에 사용된 천연 재료들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킨다. 나뭇가지, 바위 등 있는 그대로의 모든 재료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이러한 구조물들은 그 수명이 유한할 수밖에 없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재료들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결국은 아무 흔적도 남지 않게 되는, 진화의 과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이 의도하는 바는 사람들에게 관습적인 기존의 건축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자연 건축’의 작가들은 모든 건축이 자신들의 시각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연과 건축 환경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 줄리아노 마우리(Giuliano Mauri)의 '망원경(The Spyglass)'과 현장 작업 인부들, 2001


▲ 닐스-우도(Nils-Udo), '클렘슨 진흙 둥지(Clemson Clay Nest)', 2005


▲ 잔프테 스트루크투렌(Sanfte Strukturen), '바이덴돔(Weidendom)', 2001


▲ 크리스 드루리, '갈대의 방(Reed Chamber)', 2002


▲ 아르민 슈베르트(Armin Schubert), '볼록:오목(Convex:Concave)', 2003


▲ 크리스 드루리, '에스테의 버들가지 돔(Willow Dome on the Este)', 2000


▲ 아르민 슈베르트, '유기체(Organism)', 2005


▲ 패트릭 도허티(Patrick Dougherty), '원의 행렬(running in circles)' - 버드나무와 단풍나무 묘목을 이용, 1996


▲ 패트릭 도허티, '두꺼비 성(Toad Hall)', 2004


▲ 엔아키텍츠(nARCHITECTS), '포그 패드(Fog Pad)', 2004


<자연 건축Natural Architecture>
저자:
알레산드로 로카(Alessandro Rocca)
출판:
프린스턴 건축 출판사(Princeton Architectural Press)

‘자연 건축’ 운동의 개념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건축가이자 건축 평론가이며 밀라노 공과대학의 교수인) 알레산드로 로카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2007년 11월 초에 발매되는 이 책은 18명의 아티스트 및 건축가들의 총 66개 프로젝트를, 250장의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한 편 한 편 자연을 중심에 둔 디자인에 대한 사고를 보여주는 이 작품들을 통해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패트릭 도허티(Patrick Dougherty), 닐스-우도(Nils-Udo), 익스.스튜디오(Ex. Studio), 에드워드 응(Edward Ng), 엔아키텍츠(nARCHITECTS) 등 여러 작가 및 단체들의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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