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건강 추구가 낳은 '웰빙 질병'
유기농 식품과 운동, 다이어트, 요가 등 웰빙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요가를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허리가 아프거나, 러닝머신을 열심히 했는데 무릎이 아프다면 당신도 웰빙 환자다.
1 _반신욕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반신욕은 웰빙 열풍을 타고 유행하는 건강법이다. 반신욕은 몸의 절반, 즉 명치 아랫부분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목욕법을 말한다. 몸 아랫부분은 따뜻하게 하고 위쪽은 서늘하게 하면 기혈의 순환을 원활히 하는 작용을 해 건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피부에는 별로 좋지 않다. 최근 반신욕으로 습진, 부스럼이 생겨 피부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그 증거. 건성피부인 사람이 반신욕을 오래 하면 피부가 갈라지고 기름기만 빠져나가 주부 습진 등의 피부질환을 얻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체질이 약하거나 심혈관계 질환자, 당뇨병 환자가 반신욕을 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자.
● 이렇게 하세요 _대부분의 사람이 목욕을 하면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반신욕을 할 때 흘리는 땀으로 피부는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고 약해진다. 반신욕은 일주일에 3회 이하, 1회 30분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물의 온도는 36~39℃가 적당하며 물의 높이가 가슴 위로 오면 안 된다. 반신욕 후에는 몸에 물기가 촉촉할 때 반드시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반신욕 후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반신욕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반신욕을 한 후에는 양말과 간편한 하의를 입어 하반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신욕을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평소 땀이 많거나 땀을 흘렸을 때 몸이 가뿐하지 않고 피곤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반신욕을 피하는 것이 좋다. 꼭 하고 싶다면 36~37℃ 정도의 물에서 20분 이내로 하자. 당뇨병 환자 역시 주의해야 한다. 만성 당뇨병 환자는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좁아졌기 때문에 오래 목욕해도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전혀 없다. 오히려 발가락 등이 빨리 썩을 수 있다. 화상을 입었다면 피부가 썩고 상처가 덧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족욕 정도만 하는 게 좋다. 심혈관계 질환자는 반신욕은 물론 전신욕, 족욕 등 ‘건강 목욕법’이 모두 좋지 않다. 특히 40℃ 이상 고온의 물에 20분 이상 있으면 혈관이 급격히 팽창해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기립성 저혈압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샤워를 하거나 욕조에 들어가도 5분 이내에 일어서는 게 좋다.
2 _생식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웰빙은 아침 식단도 바꾸어놓았다. 영양 성분을 꼼꼼히 체크해 아침을 챙겨 먹는 것은 웰빙의 한 방법이기 때문. 따라서 간단하고 영양이 풍부한 생식으로 아침을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생식은 곡류, 채소류, 콩류, 해조류, 과일류 등을 열을 가하지 않고 수분만을 제거한 상태에서 잘게 부순 것으로 3대 영양소를 비롯해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소화효소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익힌 음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 생식으로 인해 설사를 할 수도 있으며, 심하면 인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해질의 균형이 깨질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소화기가 약하거나 손발이 찬 사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생식을 먹을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생식은 충치를 만들 수 있으므로 식사 후 양치질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 이렇게 하세요 _생식은 훌륭한 식사 대용이지만 하루에 한 끼 이상 생식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침을 생식으로 대신했다면 다른 식사에서는 충분히 열량을 챙긴다. 주식은 현미를 비롯한 잡곡밥으로 하고 육식보다는 신선한 채소를 식탁에 많이 올린다. 또한 생식은 단백질 함유량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우유나 두유에 타 먹으면 영양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생식 후에는 더욱 꼼꼼하게 양치질을 해야 한다. 미세한 분말인 생식은 치아와 치아 사이로 들어가 칫솔질에도 잘 씻기지 않기 때문에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충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생식을 해도 양치질은 반드시 하고 양치질할 때 미세한 가루까지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 치아와 잇몸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불소가 함유된 치약으로 최소한 하루에 3번은 닦고 식사 후와 잠자기 전, 간식이나 과자를 먹은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또한 볼과 혀, 안쪽 치아, 잇몸을 닦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3 _요가·헬스 지나친 강습은 ‘독’이다
요즘 정형외과에는 운동 부작용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30%나 된다. 요가를 열심히 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 찾아오거나, 다리 힘을 키우기 위해 러닝머신을 열심히 했지만 오히려 무릎이 아파 찾아오는 경우다. 이처럼 웰빙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제대로 된 강사진을 갖추지 못한 요가학원이나 헬스클럽이 웰빙 바람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증가했기 때문. 특히 요가 시설은 자유업이라 ‘체육 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규제를 받지 않아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강습소를 차릴 수 있는 것이 문제다. 전국적으로 수천 곳의 요가 강습소가 생기면서 3개월 정도 배우고 남을 가르치는 엉터리 강사도 등장했다.
● 이렇게 하세요 _제대로 웰빙 운동을 하고 싶다면 경력이 오래되고 강습 시간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 강사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요가는 기와 기를 전하는 운동이라 강습을 많이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운동 시작 전에 발목, 허리, 어깨 등을 충분히 풀고, 중간에 적당한 휴식시간을 가져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운동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자. 3~6개월 동안에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노인이라면 젊은 사람보다 10% 정도 낮은 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지병이 있는 사람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듯 운동의 종류와 강도, 횟수 등을 의사에게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4 _비타민 많이 먹으면 탈난다
건강을 생각해서 챙겨 먹는 비타민이나 칼슘 등의 영양 보충제. 그러나 이런 영양제도 같이 먹는 음식에 따라 독이 될 수 있고 지나치면 오히려 병을 얻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얼마 전에는 의약품 당국이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과량 섭취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소비자 경고령을 내리기도 했다. 보통 비타민이나 무기질은 부작용이 없는 영양소이므로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생각해 필요 이상으로 과다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의 영양소 복용 습관을 체크해봐야 한다.
● 이렇게 하세요 _사람들이 가장 쉽게 자주 복용하는 영양제는 비타민 C다. 비타민 C가 함유된 음료는 물론, 영양제도 따로 챙겨 먹는다. 하지만 부작용이 전혀 없다던 비타민 C도 많은 양을 먹으면 체액이 산성화하여 신장 결석을 초래하거나 오심, 구토, 설사, 부정맥증 등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풋고추, 양배추, 오렌지, 딸기, 토마토 등으로도 충분히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으니 비타민은 되도록이면 음식으로 섭취하자. 영양제를 먹을 때는 궁합도 주의해야 한다. 노화 방지를 위해 비타민 E 영양제를 따로 먹는 사람은 아스피린을 함께 먹지 않아야 한다. 두 가지 다 피가 굳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잇몸 출혈 등이 일어나기 쉽고, 상처에서 피가 멈추는 속도도 늦어지기 때문. 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위장약을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비타민 D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칼슘이나 마그네슘의 흡수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식욕 부진, 권태감, 의식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C와 녹내장 치료제, 철분과 항생제 역시 나쁜 궁합이다.
5 _운동중독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운동=건강=웰빙=행복’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을 시작한 초반에는 30분 정도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이 들지만, 1년 정도 지나면 2시간 이상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덜 풀린 것 같아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동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스스로 운동량을 조절하는 능력마저 약해져 운동을 못하면 혼란과 무기력증에 빠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또한 무리한 운동으로 관절염, 근육통을 얻을 수 있다.
● 이렇게 하세요 _질병보다 심각한 것이 운동중독증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마치 마약을 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의식 상태를 경험한다. 이것은 머릿속에서 진통제 역할을 하는 ‘베타 엔도르핀’ 외에 다양한 체내 마약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 이 물질들이 주는 쾌감을 얻기 위해 지나치게 운동을 해 몸을 망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운동중독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관절, 근육의 부상은 물론 숨이 가빠지는 것 같은 작은 이상 신호라도 나타나면 즉시 그만둬야 한다. 한번 맵고 짠 맛에 길들여지면 더 강한 맛의 음식을 찾는 것처럼 운동중독도 신체와 정신의 균형이 깨지는 일종의 탐닉 현상이므로 운동 강도를 줄이면서 스스로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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