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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현상아 201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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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

레이디경향 | 입력 2011.05.11 17:25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제주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전 세계가 방사선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우리나라 국민의 걱정이 가장 크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어떠한 영향도 없을 거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단지 편서풍에 기대어 안도의 한숨을 쉬어도 되는 것일까? 방사성 물질이 바람이나 해류를 타고 국내로 유입되지는 않을까?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관련 용어 정리


뉴스나 언론의 보도를 보면 방사선, 방사능, 방사성 물질 등 비슷하지만 다른 용어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인이 각각의 정확한 뜻을 알기란 쉽지 않다. 우선 방사선이란,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세슘, 요오드, 제논 등을 말한다. 이는 입자, 전자파 등을 통해 우리 몸에 해를 끼친다. 방사능이란, 방사선의 세기다. 예를 들어 우리의 피부를 어느 정도 손상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척도를 말한다.

방사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세슘(Cs)


피하지방이나 근육에 저장되며 몸 안의 수분과 만나서 화학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이 DNA에 붙으면 꽈배기처럼 생긴 DNA의 구조가 변형되어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오드(I)

대부분 호흡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며 갑상샘에 축적되어 갑상샘 세포가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발생시킨다.

제논(Xe)

인체에 유입될 경우 주로 폐를 통과하지만 폐 자체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많은 양에 노출되면 폐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제논은 폐 속에서 공기처럼 분포되기 때문에 폐활량 등 폐기능 검사를 할 때도 사용되는 물질로 농도의 문제일 뿐, 단지 검출 여부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여기저기 떠도는 방사선 소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방사선으로 인한 농산물과 수산물, 어디까지 위험한가?


방사성 물질은 물에 녹지 않는다고 한다. 또 식물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지도 못하기 때문에 농산물의 경우 오염됐더라도 깨끗이 씻어내면 안전하다. 그러나 수산물은 다르다. 바닷물에 섞인 낙진이 조개, 해조류, 생선 등에 흡수되면 이들의 섭취를 통해 사람의 체내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연근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은 괜찮을까?

국내 수산물 중 연근해산이나 원양해산 모두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을 검사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은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움직이는 생선의 입으로 들어갈 확률은 적다. 그러나 바닷물 밑에서 살며 움직이지 않는 해조류, 어패류는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 지금으로선 정부의 철저한 검역을 믿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방사선 오염비를 맞지 말 것을 권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과 접촉하면 어떻게 되나?

방사선은 빛의 일종이라 방사선 피폭은 햇볕에 살갗을 그을리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피폭자가 직접 다른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방사선 물질이 옷이나 신발 등에 묻어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접촉한 사람에게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된 옷과 신발은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

요오드 함유 식품이 방사선 차단 효과가 있나?

방사선의 위험성이 대두될 때마다 다시마와 미역이 불티나게 팔린다. 치료하기에는 소량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아예 안 먹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하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홍삼이나 브로콜리도 같은 이유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로 알려진 요오드화칼륨이라는 약도 방사선에 피폭된 후에 복용하는 것으로 예방 차원으로 먹었다간 염증이나 침샘 건조증 등의 부작용만 일으킨다. 또 약국에서 요오드제를 구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부분 갑상선 환자 등이 복용하는 약으로 방사선 치료제와는 무관하다.

방사성 요오드와 일반 요오드는 어떻게 다른가?

같은 요오드 성분인데 하나는 피해를 주고 하나는 치료를 해준다니 의아할 것이다. 방사성 요오드와 일반 요오드가 성분은 같아도 인체에 들어오면 다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방사선에 노출된 요오드는 몸 안에 들어왔을 때 갑상선에 쌓여 문제를 일으킨다. 그때 안정화된 요오드를 섭취하면 몸에 쌓여 방사성 요오드를 밀어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이런 치료의 원리로 요오드를 약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원전 사태 이후, 중국의 소금 사재기 열풍은 무엇 때문인가?


소금 안에 소량의 요오드가 들어 있기 때문에 나온 오해다. 천일염이나 바다 소금에 들어 있는 요오드량은 굉장히 적다.

방사선 바람, 마스크를 쓰면 도움이 될까?


우리나라에서 검출되는 방사선 양은 매우 미미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담배 연기가 더 유해할 정도다. 혹여 방사선 바람이 분다 해도 일반 마스크로는 막을 수 없다. 4, 5월에 많이 생기는 황사를 생각한다면 마스크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환기조차 불안한 요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는 방사성 물질을 정화시킬 수 있을까?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방사성 물질이 100% 정화되는 청정기는 흔치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까지 걸러내는 해파(HAPE) 필터라는 것이 있다. 이 필터 이외에는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

일본 방사능 유출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접촉하면 위험할까?


사람 사이에 전달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직접적으로 사람끼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단지 피폭된 사람이 땀을 흘리거나 변을 봤을 때 방사성 물질이 같이 나온다. 이런 것들과 간접적으로 피부 접촉을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거의 일어날 일이 없을 것이다.

일본의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기저귀, 분유, 화장품 등 공산품도 방사선 피폭 위험이 있지 않을까?


방사성 물질이 묻었다 하더라도 국내로 들어오는 1주일에서 2주일가량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이 정화된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리스크 제로'란 없다. 때문에 현재 일본산 공산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나라는 러시아를 비롯해 총 8개국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께름칙한 기분을 참으며 굳이 일본산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편서풍의 위엄! 4, 5월이면 끝난다?


그동안 의지하고 있던 편서풍도 4, 5월이면 그 약발이 끝날지도 모른다. 늦봄에는 바람의 방향이 편동풍이 될 거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한반도 상층에는 변함없이 편서풍이 불고 있지만 중층에서는 일시적인 동풍이 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방사성 물질 유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 걸 인정한 셈이다. 기상청도 근시일이 아니면 바람의 방향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당일의 날씨 예보를 보며 대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비무환! 방사선 유출, 대처 요령
방사선 유출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노출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피해가 줄어들기 때문에 신속히 현장을 이탈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방사선은 오감으로 감지가 불가능하므로 주관적인 판단이나 행동은 금물이다.





실내에 있을 경우
열린 창문, 환기구를 닫고 에어컨 등의 가동을 중지한다. 테이프나 젖은 수건으로 작은 틈새를 막아 외부 공기의 유입을 최소화한다. 방사선 양에 따라 직접적으로 피부에 피폭될 수 있으니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마스크나 목도리,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피한다.

실외에 있을 경우
가능하다면 비옷과 우산을 구해 착용한다. 또 바람이 부는 방향을 파악해 몸을 피하고 지하철역이나 긴급 대피소로 몸을 숨긴다. 이와 같은 공간을 급하게 찾을 수 없을 때는 가까운 콘크리트 건물로 들어간다. 웬만한 방사선은 콘크리트 벽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여 방사선에 피폭됐다면 오염된 옷을 벗고 오염 부위를 비누로 깨끗이 씻는다.

재난 상황! 대피소로 피하라는 통보를 받을 경우
① 간단한 생활필수품만 준비한다.
② 화재 등의 위험이 있는 전기, 연탄불, 수도꼭지, 보일러, 프로판가스 등은 모두 끄거나 잠가야 한다.
③ 모든 출입문과 창문을 잠근 후 대피 완료 표시(흰 수건)를 한 다음 즉시 방송에서 알리는 대피소로 간다(비상요원의 지시에 따라 대피하고 어린이나 노약자를 우선 대피시킨다).
④ 대피소의 인적사항 기록은 학교나 직장에서 자체 대피한 가족들과의 연락이 수월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철저히 한다.

그 외 사항
* 라디오, TV, 민방위 본부 등을 통한 정부의 지시를 전적으로 신뢰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우물이나 장독 등은 뚜껑을 덮어놓는다.
* 음식물은 실내로 옮기고 야외에서는 먹지 말아야 한다.
* 가축은 축사로 이동시키고 충분히 먹이를 주며 남은 사료는 비닐로 덮어놓는다.
* 되도록 안전이 검증된 음식만 먹고 채소와 과일 등은 깨끗이 씻어서 먹는다.

※ 방사선에 피폭됐을 경우 가장 먼저 국가 방사선 비상진료센터를 찾는다. 센터에는 원전 사고나 재난에 피해를 당했을 때 언제든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대비해놓았다. 전국 21개소(서울대학교병원, 방사선보건연구원, 국군수도병원, 각 지역 대학병원 등)에 설치돼 있다(진료 서비스 및 24시간 응급 전화번호 02-970-2300, 홈페이지 www.nremc.re.kr ).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방사선방어학회, 환경연합, 환경부 화학물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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