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다. 맑고 풍요로운 가을의 날씨를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북방의 추위 고통스러울 텐데
흉노의 조정에 수자리 간 사람들 아직 돌아오지 않았네
변방의 갖은 소리들 오랑캐의 피리소리 어지럽히고
북방의 찬바람에 군복이 말리네
비와 눈에 관산 어두워지고
바람과 서리에 초목은 드물어졌네
오랑캐 군대는 전의가 다하고
한나라 병졸들 겹겹이 둘러쌌네
구름은 깨끗하고 요사스런 별도 떨어져
가을 하늘은 높고 변방의 말도 살찌네
말안장에서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
붓을 휘둘러 격문을 날리네
수레와 말들 도읍으로 돌아오고
친구들 경기 땅에 가득하네
돌아와 승리의 소식을 바치고
노래 부르고 춤추며 봄날의 풍광 함께 하리
北地寒應苦 南庭戍未歸
邊聲亂羌笛 朔氣卷戎衣
雨雪關山暗 風霜草木稀
胡兵戰欲盡 漢卒尙重圍
雲淨妖星落 秋深塞馬肥
据鞍雄劍動 搖筆羽書飛
輿駕還京邑 朋遊滿帝畿
方期來獻凱 歌舞共春輝
- 두심언(杜審言) 〈증소미도(贈蘇味道)〉
이 시는 두심언이 참군(參軍)으로 북쪽 변방에 나가 있는 친구 소미도(蘇味道)가 하루빨리 장안(長安)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지은 것인데, 이 시의 ‘추심새마비(秋深塞馬肥)’에서 ‘추고마비(秋高馬肥)’가 나왔으며 이 ‘추고마비’가 ‘천고마비’가 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최종적으로 ‘천고마비’로 쓰이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추고마비’는 오히려 위의 시보다는 다음의 전적에서 유래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은 가을이 깊어지고 말이 살찌면 오랑캐들이 다시 쳐들어와 이전의 맹약을 책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臣恐秋高馬肥, 虜必再至, 以責前約)」(송(宋) 이강(李綱) 《정강전신록(靖康傳信錄)》)
‘추고마비’나 ‘천고마비’의 전고는 《사기(史記)》와 《한서(漢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월이면 모든 장들이 선우(單于)의 조정에서 작은 모임을 갖고 제사를 지낸다. 5월에는 농성(蘢城)에서 큰 모임을 갖고 선조와 하늘과 귀신에 제사한다. 가을에 말이 살찌면 대림(蹛林)에서 큰 모임을 갖고 가축들의 수를 비교한다.(歲正月, 諸長小會單于庭, 祠. 五月, 大會蘢城, 祭其先天地鬼神. 秋, 馬肥, 大會蹛林, 課校人畜計.)」(《사기(史記) 〈흉노열전(匈奴列傳)〉》)
이 중 ‘대림’에 대해서 《한서음의(漢書音義)》에서는 「흉노가 가을 토지신에게 제사하는 8월에 모두 모여 제사 지내는 곳(匈奴秋社八月中皆會祭處)」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처럼 ‘추고마비’는 북방의 유목 민족 흉노가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광활한 초원에서 봄부터 여름까지 풀을 먹은 말은 가을에 토실토실하게 살이 찌는데, 해마다 가을철이면 그 말을 타고 변방에 쳐들어와 곡식과 가축을 노략질해 갔으므로, 변방의 중국인들은 가을이 되면 언제 흉노의 침입이 있을지 몰라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선우’는 흉노가 그들의 군주나 족장을 높여 부르던 이름이다.
이상의 전적에 의하면, ‘천고마비’는 원래 흉노의 노략질에 대한 변방 백성들의 삶의 고통과 절박한 심정을 비유한 말이었으나, 후에 뜻이 변하여 맑고 풍요로운 가을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세상만사 이모저모 > 세상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레 수도 산티아고 8.3의 강진 현장 현황(동영상 및) (0) | 2015.09.18 |
---|---|
[스크랩] 때묻지 않은 `은둔의 왕국`..세속의 욕심을 내려놓다 (0) | 2015.09.16 |
잠자는 자세로 보는 성격 (0) | 2015.09.07 |
코레일 추석연휴 명절승차권 및 평상시 승차권 예매 하세요 (0) | 2015.09.02 |
'한국인 마음 온도는 영하 14도..힘든 현실 반영돼 (0) | 2015.09.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