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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지혜로운 생활 및

봄철에 씀바귀, 고들빼기, 달래, 냉이 같은 것을 캐는 것을

by 현상아 2023. 2. 26.

가장 좋은 염증과 암치료약 씀바귀

 

 

농사꾼 아버진 씀바귀를 싸랑부리라 불렀다.

 

요 싸랑부리가 토끼가 제일 좋아하는 풀이여,

긍게 토끼 쌀밥이제

 

잎과 뿌리 달쌉쓰름

입맛 돋구는 씀바귀 나물

 

강력 항암성분까지 발견되고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1등 나물 씀바귀

 

아무리 척박한 땅속도 사방팔방

뿌리 쭉쭉 뻗어 싹 틔워 올리고

공중으론 홀씨 가득 날려

땅굴작전, 공수작전 양동작전

어느 땅이건 싹을 틔우는 생명력의 씀바귀

 

하여 토끼풀 뜯는 아이

나물캐는 누이, 어머니 바구니

언제 어디서나 가득 채워주어

더없이 소중한 들풀 씀바귀

     씀바귀/이창기

 

씀바귀는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30-50센티미터쯤 자라고 초여름에 진한 노랑색의 꽃이 피고 가을에 씨앗이 익는다. 쓴귀물, 싸랑부리, 쓴나물, 사라구, 싸랭이, 씀베나물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한자로는 고채(苦菜) 또는 고거채(苦苣菜), 고거(苦苣), 고매(苦荬), 천향초(天香草), 유동(遊冬) 등으로 쓴다. 충청도에서는 사태월싹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씀바귀 뿌리가 논두렁이나 비탈진 곳에 뿌리가 뻗어나가면서 사태가 나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씀바귀 뿌리가 억새나 잔디처럼 땅 속에서 서로 얽혀서 흙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씀바귀는 종류가 많아서 세계적으로 100여 종이 넘고 우리나라에 갯씀바귀, 벋음씀바귀, 좀씀바귀, 벌씀바귀, 선씀바귀, 흰씀바귀, 냇씀바귀, 꽃씀바귀, 노란씀바귀 등 10여 종류가 있다. 어느 종류나 상관없이 뛰어난 약성이 있는데 그 중에서 뿌리가 국수가락처럼 길게 뻗어나가고 매화나무 줄기처럼 울퉁불퉁하게 자라는 것이 벋음씀바귀가 약효가 제일 좋다.

 

 

가장 탁월한 암치료약

 

씀바귀는 가장 효과가 좋은 암치료약이다. 나는 오직 씀바귀탕 한 가지로 수많은 암환자를 고쳤다. 그러나 씀바귀를 나물 반찬으로 먹는 정도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위염이나 위궤양, 장염, 장궤양, 위암, 대장암 등에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아주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한 달에 씀바귀 뿌리 10킬로그램에서 12킬로그램을 먹어야 하는데 그만한 양을 아무도 먹을 수 없다. 게다가 씀바귀는 쓴맛이 아주 세어서 억지로 많이 먹으려고 하다가는 다 토하고 만다. 한 번 토하고 나면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해도 두 번 다시 먹기는커녕 쳐다보기도 싫어진다.

씀바귀는 많은 양을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나물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서 먹거나 말려서 가루로 먹는 정도로는 많이 먹을 수 없다. 물로 달여서 먹어야 하는데 한 번 달여서는 쓴맛이 몹시 세어서 먹을 수 없다. 섭씨 90도에서 10시간을 달였다가 다섯 시간 정도를 완전히 식히기를 세 번 반복해야 쓴맛이 10분지 1로 줄어들고 흡수율은 10배쯤 좋아진다. 한 달 동안 먹으려면 씀바귀 12킬로그램을 물 18리터에 넣고 10시간 달였다가 다섯 시간 달였다가 식히기를 세 번 하여 물이 절반이 줄어들게 해야 한다.

최근 학자들이 씀바귀 추출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암세포의 증식을 60퍼센트에서 87퍼센트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씀바귀는 정상세포에는 피해를 주지 않고 암세포만을 골라서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E라고도 알려진 토코페롤은 뛰어난 항산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씀바귀는 토코페롤보다 14배 이상 항산화작용이 더 높다고 한다.

원광대학교 인체과학연구소 정동명 교수는 200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씀바귀가 항스트레스, 노화방지, 피로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 씀바귀 추출물이 토코페롤보다 항산화 효과는 14배가 더 높고, 항박테리아 효과는 5배가 더 높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는 7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씀바귀는 항스트레스 효과, 항암 효과, 항 알레르기 효과도 아주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씀바귀에는 알리파틱 시나로사이드 등의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들 성분이 면역력을 늘리고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등의 작용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 씀바귀는 사마귀를 없애는 약으로 이름이 높다. 씀바귀를 꺾을 때 나오는 하얀 진을 사마귀에 발라 두면 사마귀가 저절로 떨어져서 없어진다. 사마귀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기형이 된 것인데 씀바귀의 흰 즙이 기형세포를 파괴하여 없애기 때문에 사마귀가 없어지는 것이다.

 

 

온갖 염증과 불면증에도 큰 효과

 

씀바귀에 들어 있는 쓴맛을 내는 물질은 위장의 기능을 건강하게 하고, 입맛을 좋게 하며, 식중독이나 급성 위염이나 급성 장염에 효과가 아주 좋다. 또 씀바귀에 들어 있는 쓴 맛이 나는 성분은 마음을 침착하고 편안하게 하므로 불면증을 없애고 잠을 잘 자게 하고, 잠이 많은 사람의 잠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씀바귀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변통을 좋게 하며 열량이 적어서 살찐 사람들이 몸무게를 줄이는 데에도 이상적인 식품이다. 씀바귀 100그램에는 탄수화물 11.20g, 단백질 2.50g, 지방 0.60g, 수분 85.8%이 들어 있다. 그 밖의 성분으로는 니아신 0.80mg, 나트륨 10.00mg, 베타카로틴 1832.00, 비타민A 305.00RE, 비타민B1 0.17mg, 비타민B2 0.09mg, 비타민B6 0.14mg, 비타민C 8.00mg, 비타민E 0.48mg, 식이섬유 6.60g, 아연 0.03mg, 엽산 16.10,  46.00mg, 철분 3.90mg, 칼륨 202.00mg, 칼슘 69.00mg, 회분 0.70g 등이다.

씀바귀에는 80여 종의 휘류발성 정유성분이 들어 있는데, 풋풋한 풀내음이 나는 주성분은 핵세놀(hexenol)이라는 성분이다. 그리고 전초에 항산화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인 시나로사이드인(synarosid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섬유소의 하나인 이눌린(inulin)이라는 성분도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혈당을 떨어뜨리며 혈액 속의 지방질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면역력을 늘리고 항암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알리파틱(aliphatics),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s), 세스퀴테르펜 배당체(sesquiterpene glicosides)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쓴맛이 강한 트리테르페노이드는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의 능력을 증대시켜 몸 속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효능을 잘 발휘하도록 도와주어서 우리 몸이 스스로 병을 치유할 수 있게 한다.

씀바귀에 들어 있는 여러 성분 중에서 쓴맛의 주요 성분인 트리테르페노이드가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세포는 정상적인 세포가 내부와 외부의 자극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기형 세포로 바뀐 것인데 기형적인 세포가 생기면 즉시 몸에서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를 내보내서 기형세포를 잡아먹어서 파괴한다. 그러므로 대식세포의 숫자가 많아지고 활동력이 세어질수록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능력이 강해진다.

학자들은 실험용 쥐에서 추출한 대식세포에 씀바귀 추출물의 농도를 열 배씩 차례로 늘려가면서 대식세포의 숫자와 활성도를 측정하여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씀바귀 추출물을 투여한 모든 대식세포군이 24시간 뒤에 대식세포의 수가 늘어났는데 씀바귀 추출물의 양이 늘어날수록 대식세포의 숫자와 활성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씀바귀 추출물은 기존의 여러 항암제들과는 달리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대식세포의 숫자를 늘리고 활성화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가장 이상적인 암치료약이라고 할 수 있다.

 

 

씀바귀의 6대 약효 성분

 

헥세놀(Hexenol) : 과일이나 채소, 풀잎이나 나뭇잎에서 나는 풀냄새의 주요 성분으로 갖가지 병원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으며 향수의 원료로 쓴다.

시나로사이드(Synaroside : 혈당과 콜레스테롤, 핏속에 있는 지방질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다.

이눌린(Inulin) :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장에서 칼슘이나 철, 아연 같은 미네랄 성분들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소화가 되지 않는 탄수화물인 이눌린은 결장에 도달하면 몸에 이로운 장내 세균에 의해서 변화되어 음식에서 칼슘이나 철분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그 밖에도 이눌린이 대장암, 결장암, 직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알리파틱(Aliphatic) : 면역력을 늘리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s) : 사포닌의 한 종류로 쓴맛이 있으며 항암 작용과 항염증 작용이 있다. 트리테르페노이드는 가노데르산과 루시덴산으로 화학구조가 밝혀졌다.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증대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효능을 발휘하도록 도와서 면역력을 증진시켜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여 준다. 사포닌은 종류가 많으며 인삼, 도라지, 잔대, 민들레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트리테르페노이드는 진한 향기가 있고 수증기로 증류하여 얻을 수 있다. 간암, 대장암, 유방암의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기관지에서 점액을 잘 나오게 하여 기관지의 염증을 삭이고 가래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세스퀘테르펜 배당체(Sesquiterpene Qlicosides) : 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삭이는 효능이 있다. 항염증효과, 진정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간 기능을 좋게 하는 작용, 소화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갓난아기한테 씀바귀 즙을 먹이는 까닭은?

 

옛날, 중국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어미 젖을 먹이기 전에 오향(五香)이라고 하여 다섯 가지 맛을 맛보게 하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맨 먼저 식초 한 방울을 혀로 핥게 하면, 아이는 얼굴을 야릇하게 찡그리면서 운다. 그 다음에 소금을 혀로 핥아서 맛보게 하고, 세 번째에는 씀바귀 줄기를 자를 때 스며 나오는 하얀 젖 빛깔의 즙을 입에 떨어뜨린다. 씀바귀의 쓰디쓴 맛이 그 뽀얀 유즙에 있으므로 아이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울어댄다. 그 다음이 가시나무에서 가시를 따 와서 아이의 혀끝을 살짝 찌른다. 그렇게 해서 아이를 울게 하고 난 다음에야 마지막으로 달콤한 사탕을 핥아서 먹게 한다.

미국의 한 선교사가 중국 농촌의 오향습속을 보고 신생아를 학대하는 원시적인 악습이라고 하면서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임어당이 서양 문명이 인생을 보는 한계가 이런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여 서양 문명을 비꼰 적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희노애락(喜怒哀樂)과 달고 쓰고 맵고 시리고 아린 경험을 통해서 인격이 성숙해지고 신체가 튼튼해지는 것이다. 이 풍속에는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기까지 신맛, 짠맛, 쓴맛, 아픈 맛을 맛보고 그를 감내하지 않으면 인생의 단 맛을 알 수 없다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 조상들이 씀바귀를 나물로 먹기만 했던 것이 아니다. 과거 시험을 앞둔 선비들이나 병이 든 부모를 돌보아야 하는 효자들에게 잠은 그야말로 수마(睡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 잠을 쫓아내는데 가장 효과가 좋은 처방이 씀바귀를 생즙을 내어 먹는 것이었다. 씀바귀를 먹으면 몸속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므로 몸이 맑아지고 정신이 또렷해진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겨울철에 먼 길을 갈 때 논두렁이나 밭두렁의 눈틈에 파릇하게 솟아 있는 씀바귀를 보면 뜯어서 얼음물에 헹구어서 날로 먹었다고 한다. 씀바귀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져서 추위를 훨씬 적게 타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씀바귀를 유동(游冬)이라고도 불렀다. ()는 놀 유(). 겨울을 즐거워하는 풀이라는 뜻이다. 가을에 씨앗이 떨어져 겨울에 싹을 틔운 다음 눈 속에서도 푸른 기운을 유지한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씀바귀는 섭씨 영하 30도에서도 얼어 죽지 않을 정도로 추위를 이기는 힘이 강하므로 씀바귀를 먹으면 추위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

서양에서도 씀바귀를 음식재료나 약으로 널리 썼다.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이며 정치가인 플리니우스가 지은 <박물지>에도 씀바귀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플리니우스는 씹어서 입 냄새를 없애고 결석을 녹이며, 부인들의 분만을 돕고 젖이 많이 나게 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는 민간 약재로 높이 평가하였다. 북미의 인디언들도 봄철에 씀바귀를 비롯한 쓴맛이 나는 식물들을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다.

 

 

마비를 풀어주기 위해 하늘이 내려 준 약초

 

옛사람들은 씀바귀를 가장 귀하고 가치가 있는 약초로 평가하였다. 3세기 무렵 중국 삼국시대에 위나라에서 편찬한 <오진본초(吳晉本草)>에는 씀바귀를 하늘이 내린 풀이라고 하여 신초(神草)’라고 하였고 5세기 무렵 남북조시대에 편찬한 <개보본초(開寶本草)>에서는 씀바귀를 일러 천마(天麻)’라고 하였다. 천마란 하늘이 내려 준 마()라는 뜻이다. ()는 삼 마()인데 저릴 마()와 발음이 같다. 천마는 하늘이 몸이 저리거나 마비된 것을 풀어주기 위해 내려 준 풀이라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천마 곧 씀바귀를 두고 선인(仙人)이 심어 깊은 산속에서 싹이 나게 한 것인데 범인(凡人)이 심어서는 천마가 될 수 없다고 하여 매우 신성한 약초로 여겼다.
중국 원나라 문종 때 편찬한 <음선정요(飮膳正要)>에도 씀바귀는 황달로 인해서 얼굴이나 눈의 노랗게 된 것을 낫게 하며, 오장(五臟)의 사기(邪氣)를 쫓아내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운을 나게 하며 머리를 총명하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사람을 늙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천정채(天淨菜)’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천정채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하늘이 낸 나물이라는 뜻이다.

씀바귀는 토끼가 제일 좋아하는 먹이다. 특히 새끼를 가졌거나 병에 걸렸을 때 씀바귀를 먹고 스스로 병을 치유한다. 이처럼 동물들은 병이 나면 치료약을 스스로 찾을 줄 아는 본능이 있다.

옛말에 이른 봄철에 씀바귀를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씀바귀를 먹으면 뱃속이 따뜻해지고 면역력이 강해져서 더위도 추위도 타지 않고 식중독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지 않는다. 우리 산야에 널려 있는 씀바귀는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길러 주는 최고의 밥반찬인 동시에 가장 고귀한 약성을 지닌 최고의 약초다.

우리 조상들이 이른 봄철에 씀바귀, 고들빼기, 달래, 냉이 같은 것을 캐는 것을 나물을 캐는 것이 아니라 약초를 캐는 것으로 여겼다는 것을 농가월령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산채는 일렀으니 봄나물 캐어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본초를 상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라

     농가월령가/2월 노래

 

씀바귀 데운 국물이 고기보다 맛있네

초옥 좁은 곳 그것이 더욱 내 분수이라

다만 때때로 님 그리워 근심 못 이겨 한다

     정철/씀바귀

 

쓴 것도 곱씹으면 단맛이 난다

입 안에 침 고이는

단것들의 세상 유혹

몸 망칠 줄 뻔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손에서 놓을 줄 모른다

입에 쓴 것은 몸에도 좋다는데

힘들고 괴롭다고

아예 입에 넣을 생각도 않는다

 

살아오면서, 살아내면서

많은 날들을

바람에 흔들리기도 했고

비에 젖기도 했다

넘어지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나뒹굴어지면서,

멍들고, 긁히고, 찢어지고, 갈라지고, 부러지면서,

지겨운 쓴맛 진저리도 쳤다

 

때론 단것이 그리워도

입에 맞지 않아

여태껏 손 한번 대지 않고

지금도 쓴맛을 찾는다

쌈으로도 먹고

강된장 고추장으로 비비기도 하고,

데쳐서 나물로 무치고

장아찌로 절여서 먹으며,

쓴맛을 곱씹는다

 

이제는 안다

씀바귀도 뿌리와 줄기 잎이 서로 만나

악수 나누며

노랗게 세상 밝히는

꽃대 피워 올린다는 걸,

쓴 것도 곱씹으면 고소한 단맛이 난다

    씀바귀 세상/김승기

 

출처 : 약초학교 최진규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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