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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1900년대 및

추억을 찾아서...

by 현상아 2006. 9. 17.

정말 '별 거 다 있는' 곳, '토토의 오래된 물건'

 

'토토의 오래된 물건'. 이곳에 가려고 다시 인사동을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조그만 가게였는데 확장공사를 했더군요. 찾아오는 사람도 늘어나 관람료 1000원이 추가되었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들어가 봤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별 게 다' 있거든요.

 

가장 반가운 추억거리, 불량식품

 

엄마 몰래 먹던 기억도 납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것들

 

불량식품을 본 순간 저는 갑자기 흥분되었습니다.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입니다. 이 불량식품들은 제게도 익숙한 것입니다. 한 번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아폴로, 쫄쫄이, 똘똘이, 신호등, 쌀대롱, 맛기차, 별사탕, 스머프 등이 보입니다. 하나에 50원 또는 100원 주고 사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가 '불량식품' 사먹으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셨는데 밥보다 맛있는 불량식품을 포기할 수가 없어 가방에 숨겨놓고 방문까지 닫아놓은 채 먹었더랍니다.

 

종이 인형

 

짠! 종이 인형놀이와 딱지입니다. 한 장에 백 원 정도 했었지요. 이 종이 인형 정말 많이 사들였었어요. 오려서 집 만들고 옷 갈아입히고, 친구랑 '너는 미미 나는 밍키' 이렇게 이름을 정해놓고 하루종일 놀았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저 딱지를 누가 누가 더 많이 모으나 시합하고요.

 

숙제 검사 도장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하루에 두세 번은 만난 도장들입니다. '검', '상', '참 잘했어요', '담임' 등의 문구가 일기장에, 숙제검사장에 찍혔었습니다. 일기장이 사생활 침해라며 논란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왠지 선생님께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신 일기장을 갖고 싶은 게 아이들의 솔직한 심정 아닐까요?

 

이제부터는 제가 실제로 본 적은 없고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보던 것들입니다. 이 우체통 여러분은 기억하시나요? 훨씬 귀엽고 예쁜데요?

 

이런 우체통, 처음 봐요.

 

지금은 이메일이다, 메신저다, 핸드폰이다 하며 편지를 거의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가끔 편지를 쓸 때면 로맨틱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런 담배도 팔았었네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옛날 담배는 '88'인데, 여러분은 어디까지 기억하시나요? 구멍가게에 일렬로 늘어서 있던 국산담배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시대에는 더 살벌했나 봅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문구들이 생소하기만 합니다.

 

반공, 반첩이 그 시대에는 생활신조격이었나 봅니다.

 

'불온 삐라를 보면 즉시 신고합시다!' . '실없는 한 마디가 나라를 판다'. '간첩신고는 113. 112' . 간첩신고는 물론 지금도 합니다만 예전에는 더 살벌했나 봅니다. 반공 반첩이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는 생활신조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한반도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왠지 이 포스터들을 보니 재미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새마을 운동을 할 때쯤 배포된 던 것, 맞나요?

 

지금은 게임으로 잡는 쥐, 그때는 위생을 위해 잡았습니다.

 

'닭 기르는 법'과 '일제 투약으로 쥐를 잡자'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온 국민이 일어나 새벽부터 일을 하고, 쥐를 잡아 위생을 철저히 하고, 남는 시간에는 닭을 길러 계란을 팔고…. 그렇게 해서 보릿고개를 면하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왔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소년잡지 시리즈입니다.

 

내용이 궁금해요.

 

예전에는 오히려 10대들을 위한 '읽을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내용도 궁금합니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어나요? 표지를 보면 매우 재미있습니다. '새학년, 해삭기 특집, 친구 사귀기, 그래도 물량 공세가 가장 확실한 방법', '스타 데이트, 팔방미인 노래꾼 원미연, 온몸으로 노래하는 걸쭉한 입심의 왈가닥 누나' 문구가 정말 짜릿 상큼합니다.

 

게임도 하고, 불량식품도 먹고

 

설탕으로 만든 잉어를 타는 게 이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의 작은 소망입니다. 돌림판을 찍어서 나오는 대로 따라가면 경품을 탈 수 있지요. 한 판에 500원입니다. 잉어는 못 받았지만 작은 것 하나는 얻었습니다.


오래된 물건이 가득한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기쁘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제가 보던 것들이든 그렇지 않은 것들이든 세월을 거쳐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충분히 자극했습니다. 이것이 '추억'의 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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