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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지금여기

구루 지망생에게

by 현상아 2006. 10. 22.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길 읽은 적이 있다
물탱크 안에 육지를 만들고
탱크 가장자리에 먹이공급통을 달아놓는다
물을 채워 육지와 먹이를 격리하고
육지에 쥐를 몇 마리 풀어놓는다
쥐들은 살기 위해
먹이공급통까지 헤엄쳐서 먹이를 갖고 돌아와야 한다

이 때, 쥐들에게 계급이 발생한다

1.약한 쥐가 구해온 식량을 빼앗는 넘

2.맞고 헤엄쳐서 먹이를 갖고 오는 넘

3.맞아도 헤엄을 잘 못쳐서,
가만히 있다 나중에 찌꺼기를 받아 먹는 넘  

4.약한 쥐 먹이를 빼앗지도 않고
다른 쥐에게 먹이를 빼앗기지도 않는 넘

이 실험, 마치 인간사회의 축소판 같다

재밌는 건 쥐들 두뇌를 해부해보니
가장 스트레스 많이 받은 쥐는
약한 쥐를 패서 먹이를 빼앗은 쥐들이었다..는 얘기
전전긍긍,,
누군가를 콘트롤하려고 전전긍긍..
머리를 써야 하고 상대반응을 계산하고...


주인은 노예다  
노예를 콘트롤하려는 강박관념의 노예다  

구루 지망생,,
귀찮은 일이다
구루 따위가 되어서 뭘 어쩌겠다는거지?
한마음수련회가
한마음을 수련하든,두 마음을 수련하든 무슨 상관인가
그러나 상관하고 싶다면 상관해야겠지
그럼 자네가 원하는 건 상대방을 이기는 건가
짓밟아주고 싶다는 건가
이 바보같은 넘들아..라고 무시해주고 싶다는 건가
그래서 스스로 우월함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건가
아니면 상대의 미혹을 제거하고 깨닫게 해주겠다는 건가

그냥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정말 그냥 할텐데
무슨 준비가 더 필요할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누구에게 가르침을 요구하던지 하겠지
누가 길을 가르쳐주면 그 안전한 길로 쭉 가겠다는 건가
불패라는 깃발을 휘날리며?
불패는 없다
절대불패는 없다
길을 미리 알고 가는게 아니라
그냥 가다보면 길이 되는 것..
누구도 가지 않았던 자네만의 길이 된다


컴퓨터나 집을 지으려면 분명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혹을 푸는데는 아무 준비도 필요없다
미혹은 준비한다
그 준비를 해체시키는게 타오다
그러니 당신은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없다
타오에 관한 어떤 가르침도 필요없다
타오 테크닉이라도 연마하겠다는 건가
그냥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시게
친구라도 만나서 술이라도 먹던쥐
아님, 부모님 안마라도 해드리고..
여자친구라도 만나서 응응 하던쥐
그럴 여자 없으면 소개팅이라도 하던쥐
선이라도 보던쥐

하고 싶은 게 정말 구루라면
정말 당신은 더 배울 게 없다
내 방에는 두 개의 책장이 있고
그 안을 200권 정도의 미혹이 가득 채우고 있다
도서관,인터넷에는 이것의 수조배에 달하는 미혹이 폭주한다  

하지만 그걸 푸는데는 정말 아무것도 필요없다

이것만 생각해
정말 하고 싶은게 구루인지
아님 구루를 해서 뭘 어째보겠다..는 2차적 속셈이 있는건지
당신이 사실은 우월함을 증명하고 싶은 거라면    
이걸 생각해보세
정말 우월함을 지키고 싶다면
상대를 가르쳐야 하나,말아야 하나?
상대를 가르치지 않으면
자네는 계속 우월하겠지
상대는 자네가 아는 걸 모르니까..
가르치면 상대는 곧 자네를 따라잡을 수도 있어
그리고 자네의 미혹을 지적할 지 모를 일..
그렇담 가르치지 않는 게 낫겠네? 그치..
아,그럼 자네가 우수종이라는 걸 아무도 몰라주니까
가르치되 좀 남겨놔야 하나?
아니면 가르치고 나서 혼자 더 열심히 정진해야 하나?

그런거 지겹지 않수?

숭배하지마
정말 아무것도 숭배하지마
아무 전제없이 스스로 생각해
스스로 세상을 봐
누굴 조종하려는 미친 짓은 절대 하지마...라고 내가
당신을 조종하는 거야..그러니 내 말도 씹어


현대인들은 생활의 여유가 생겨도 아무것도 못한다  
남아도는 시간에는
돈 버느라 바쁘고..
수행하느라 바쁘고...
남을 조종하느라 바쁘고...

그게 다 무엇을 위해서인가?
2차적 목표를 설정하지 않으면
정말 길이 보인다

표시판 하나 없는 하이웨이가...
 
..............
 
출처 : 20010530. 4번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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