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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언론기관이 사회적 발언권을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웹2.0 세상에서는 모든 개인이 미디어의 주체가 된다. 자신의 관심사를 기사·칼럼·일기 형식으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블로그, 각 개인이 웹상에서 문자·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내는 이용자생산콘텐츠(UCC·User Created Contents), 이들을 하나로 모아주고 공유하는 메타블로그나 유튜브(동영상공유 사이트). 1인 미디어시대의 매체는 다양하고 이를 통해 전달되는 콘텐츠는 파괴력을 배가시키면서 기존 매중매체의 영향력을 위협하고 있다. ◆블로그가 미디어 권력을 해체하다 = 지난 2004년 9월8일, 미국 CBS는 부시 대통령이 1972년 텍사스주 항공경비대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할 당시 상관이 작성했다는 메모 4장을 공개하면서 “부시 중위는 당시 국회 하원의원이던 아버지 덕분에 훈련기간을 편하게 지내고, 명령 불복종 행위까지 자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9월20일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는 기자회견을 통해 메모가 조작됐음을 시인하고 24년간 지켜온 자리를 떠났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메모의 조작 사실을 밝힌 사람은 정보 당국도, 다른 언론사도 아닌 ‘해리 맥두갈드’라는 평범한 변호사였다. 맥두갈드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조작을 증명하는 글을 올리자 500여개의 이웃 블로그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고, 주요 언론매체들도 앞다퉈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CBS는 결국 “우리는 사기를 당했다”고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이를 놓고 “미디어권력이 1인미디어에 해체된 전형적인 예”라고 해석했다. 국내에서도 블로거들이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는 경우는 적지않다. 지난해 5월 간호조무사들의 신생아 학대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것도 블로거였다. 이 사건은 네티즌 17만명이 참여한 인터넷 서명운동으로 번졌고, 보건복지부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 발표했다. 김중태 PC문화원장은 “블로거가 알리지 않았다면 영원히 묻혔을 크고 작은 사건은 무수히 많다”며 “1인미디어는 사회적 감시자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를 드러내고 과시한다 = 대학생 김진훈(25)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역사지킴이’에는 하루 방문자가 1000명에 달한다. 화학을 전공하는 김씨가 올린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내용과 칼럼이 네티즌 사이에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김씨는 “방문자가 늘면서 사회적 책임감까지 생겼다”며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과 일본에 맞서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1인미디어는 사회적 이슈 제기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김수아(여·26)씨는 일촌만 백명이 넘는다. 김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옷, 즐겨 먹는 음식 등에 대한 글을 미니홈피에 사진과 함께 올린다. 김씨는 “미니홈피는 삶을 기록해주는 일종의 일기장”이라며 “자료를 올리면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찾아오고 진짜 친구로도 발전한다”고 말했다. ◆UCC는 네티즌 필수품 = 각종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 보편화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리서치업체 메트릭스에 따르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판도라TV’의 방문자 수는 지난 1월 230만명에서 지난 9월 412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이 올 2월 개설한 UCC 채널 ‘TV팟’의 방문자도 2월 365만명에서 지난 9월 725만명으로 늘었다. UCC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반화하면서 최근에는 콘텐츠를 직접 사고파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현대원 서강대 신방과 교수는 “과거 절대권력이라 생각했던 미디어를 개인이 설립·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미디어의 편집권도 약화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 혁명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개인들은 1인미디어를 통해 사회와의 의사소통을 추구하고 있다”며 “기존 미디어와 1인미디어는 상호보완을 통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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