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의 고 기자님과 24살의 철수씨를 바라보면서 언니들은 푸념했다. 저런 꿈 같은 경우가 다 있나, 그러나 철수씨 또래 청년들은 이랬을 지 모른다. 저런 미친 놈을 다 봤나 연상과 연하에 대한 남녀의 시각은 참, 무섭도록 다르다. 남자는 띠동갑 연하를 만나도 능력있다 추켜 세우건만 왜 나이 든 언니는 현실부터 도망쳐야 할까? 연상에 대한 남녀의 시선, 정말 궁금하다.
이래저래 일하다, 돈 벌다, 인생을 즐기다 38세에 접어든 C씨는 음식점 사장이다. 어느 정도 쌓아놓은 재력과 잘 관리한 외모는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아직도 미혼인 그에게 이상형을 물어봤다. 대체 어떤 여자를 좋아하시는 거예요? 착하고 지혜롭고 밝은 여자, 그리고 어린 여자. 앞의 조건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지만 어린이란 말을 듣자 괜히 톡 쏘아붙여주고 싶었다. 띠동갑을 떠나 20살이라 해도 좋아할 분위기였으니… 왜냐고 물어봤자 답이야 뻔할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재미있는 건 같이 있던 어린 여자의 반응이었다. 얼마 전 아는 동생이 심각한 얼굴로 고민을 토로했다. 군입대를 앞두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동생은 며칠 전 회식이 있었단다. 다들 거나하게 취했을 때쯤 이제 막 30대에 들어선 점장님이 그러셨단다. 자기랑 사귈 마음 없냐고. 무려 8년 연상의 여인의 얘기에 동생은 기겁했지만 그래도 같은 직장이 아니던가. 술 취하신 거 같다며 얼른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드라마가 사람 망쳐놨어요. 그게 현실에서 가능하기나 해요? 동생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니 어지간히도 충격적이었던가 보다. 하지만 거참 이상하다. 그녀 역시 사람이기에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했을 텐데, 드라마에나 빠진 주정뱅이 여자 취급이나 받았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나이 든 남자는 당연히 어린 여자를 찾는데, 나이 든 여자는 어린 남자 찾았다가 별별 소리를 다 듣는데. 달라도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제아무리 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이라지만 남들 눈치 보다 당당하게 사귀려면 중요한 요소가 필요하다. 정신 나간 연상녀로 취급 받고 싶지 않다면 아무리 마음에 드는 연하남이라도 선뜻 다가서기 힘들다. 어떤 필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아니면 눈먼 연하남의 작업공세라도 뒤따라야 못이긴 척 넘어갈 수 있다. 먼저 필 꽂혔다고 덤벼봤자 남들 눈에는 남자에 굶주린 늙은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으니 쉽사리 용기를 내기도 힘든 것이다. 삼순이를 봐라. 계약연애를 제안한 것도 삼식이요, 있던 여자 버리고 온 것도 삼식이었다. 고 기자님은 어떤가. 새파란 친구동생이 책임지겠다고, 사랑한다고 목숨 바쳐 설치니 감정대로 따라간다고 은근슬쩍 넘어가지 않았던가. 꼬장꼬장한 나설칠 대위를 나긋나긋하게 만들어버린 것도 연하남의 피땀나고 눈물서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거절 당하고 손가락질(?) 당하는 건 더 슬픈 일이다. 그러니 쌩쌩한 연하의 그 녀석이 먼저 손을 잡아준다면 너무 고마워 눈물이 다 날 정도. 이런 공식 정도는 거쳐야 비로소 공식적인 연상연하 커플로 탄생할 수 있다. 비록 등뒤에서는 저 늙은 여자가 뭐가 좋아? 저 남자애 곧 바람필걸? 등의 비아냥섞인 뒷담화가 들려오겠지만 까짓 거 무시하면 그만이다. 누가 뭐라하든 내 사랑 연하남이 옆에 있으니 말이다. 반대로 나이 먹은 남자들은 어떤가. 언니들의 노심초사 살얼음 걷는 심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그들의 자신감! 나이를 먹을수록 남자는 느긋해진다. 별볼 것 없던 어린 시절에 비해 이젠 돈도 있고, 경험도 있고, 여자마음쯤은 꿰뚫는 천리안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잘나가던 남자스타들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대부분 참하고 상큼한 영계 아니 띠동갑 이상의 어린 여자들을 꿰차고 이런 사랑은 처음이에요! 라며 침 튀겨가며 떠들어댄다. 1980년대 미국의 중장년층 성공남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는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를 보라. 젊은 시절 고생고생해 부도 축적하고, 그 사이 지쳐 떠나간 전 부인들 대신에 마치 트로피를 받듯이 젊고 예쁜 아내를 얻었던 그들. 니콜 키드만과 헤어진 톰 크루즈는 어리디 어린 케이트 홈즈를 짝으로 삼았고, 쭈글쭈글 대머리가 되어버린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제 갓 성년을 지난 앨리스 김과 부부가 되었다. 뭐라고 나무랄 수는 없다. 사랑이라는데 뭐. 이들은 절대 자신의 나이를 핸디캡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를 무기로 자신의 능숙함과 노련함을 가지고 어린 여자들을 공략한다. 그러니 아직 뭣 모르는 그녀들은 미끼를 덥석 물기 마련. 그런들 세상은 뭐라고 할까? 아, 저 남자 능력 있네 나이 든 언니들로서는 원통하고 분하지만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연상연하 남녀에 대해 드메 신드롬이니 로리타 콤플렉스니 별별 용어들이 많지만 실상 나이차와 상관없이 둘이 사랑한다는데 뭐가 필요한가. 하지만 세상의 잣대는 연상남에게 약간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몇몇 연상녀들의 성공스토리가 들려오긴 한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젊고 탱탱한 남자들을 만나 회춘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뒷소문으로는 남자가 돈보고 왔다는 별 희한한 소리도 있다. 아직은 슬픈 현실. 여자에겐 핸디캡이요, 남자에겐 훈장인 나이. 언제쯤이면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신기하게 여겨지지 않을까?
출처 : 미소짓는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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