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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유전자 99.9%가 같다고?

by 현상아 2006. 11. 26.
[서울신문]인간 유전자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서로 훨씬 많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는 0.1%의 유전자 차이가 면역력 등 신체 조건의 차이를 불러오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0.3%, 또는 1% 이상까지 유전자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어떤 이는 난치병에 걸리거나 특정 약물에 취약하지만 다른 이는 전혀 그렇지 않은 이유를 유전자 탓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하버드 의대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생거 연구소 등 13개 연구소는 백인종과 황인종, 흑인종 등 270명의 유전자 3000개를 해독한 결과, 이들 유전자의 10% 이상이 증식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발간된 네이처에 발표했다. 인간 유전자는 무려 30억개의 코드를 갖고 있으므로 완벽한 해독에는 한참 더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CCL3L1 같은 유전자가 흑인에게서 많이 증식되며 에이즈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혈액의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는 동남아시아계에서 특히 많이 증식됐으며,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력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특정 유전자의 증식 횟수와 다양성은 치매나 파킨슨씨병과도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그러나 나머지 90%의 유전자가 증식되지 않는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발견은 19세기 그레고어 요한 멘델의 유전법칙을 폐기해야 할 정도의 획기적인 것이라고 미국 휴스턴 배일러 의대의 제임스 럽스키 교수는 설명했다. 멘델의 법칙처럼 부모로부터 단지 2개의 유전 형질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증식된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를 갖게 된다. 유전자의 증식 횟수도 사람에 따라 다르며, 이 때문에 인간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된다. 인간 유전자와 99% 동일하다고 알려졌던 침팬지도 실제로는 인간과 96%만 닮은꼴이어서 ‘한참 먼 친척’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에이즈, 파킨슨씨병, 치매 같은 난치병 및 다운증후군 등의 유전질환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암에 취약한 사람의 유전자를 파악해 미리 진단할 수도 있다.

생거 연구소의 매튜 헐레스는 “연구진이 이번에 확인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수많은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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